대중음악 감성과 국악의 정서로 세대 뛰어 넘어
베풀 수 있는 것은 음악, 공연활동으로 보은할 것

국악의 정서로 살려낸 현대음악


국악에 대한 일반적인 선입견이 있다. '지루한 음악이겠지, 현대인의 감성에 맞추기 어려울 것이야, 국악하면서 밥이나 제대로 먹고 살겠나.' 이러한 선입견을 깨고 우리의 전통과 현대적인 음악 장르를 결합시킨 젊은 국악인들이 있다. 

충주교당 여성원(본명 승헌·41), 성인진(본명 숙진·33) 교도부부는 '감성밴드 파인트리(Pine Tree, 이하 파인트리)'로 활동하며 현대음악과 국악을 접목시킨 대중적 음악을 선보인다. 여성원 교도가 팀의 리더로 대금과 소금을 연주하고, 아내인 성인진 교도가 가야금을 연주한다. 여기에 최경숙 해금연주자와 유정선 건반악기 연주자가 함께 팀을 이룬 파인트리는 2014년 11월에 첫 음반 '그 겨울 첫 바람'을 발표했다. 

이들의 음악은 젊은층들에게 잘 알려진 노래 '매일 그대와, 그대를 볼 수 있다면, Nothing without you' 등의 대중적 음악을 국악기의 정서로 살려내, 한국 특유의 애절함과 멋, 흥을 표현했다. 대금과 가야금, 해금이 어우러진 애틋함에 건반악기와 퍼커션 등이 조화를 이룬 음률은 국악의 정서를 현대음악에서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며, 소박하면서도 화려함을 보여줘 세대를 아울러 모두에게 사랑 받고 있다.

이들 부부는 파인트리라는 팀명을 소개하며 자신들이 추구하는 음악을 설명했다. "처음엔 팀 이름을 '소나무'라고 지었어요. 그러다 현대적인 느낌을 반영하고, 우리 팀의 성격을 넣어 보았죠. 저희는 감성적 음악을 많이 하니까 '감성밴드 파인트리'라고 정하게 됐어요. 현대적 감성을 살리고 국악의 특징을 조화시키며 모든 이들이 사랑할 수 있는 퓨전국악에 도전하고 싶었거든요." 

2014년 가을 남이섬에서 한 버스킹을 시작으로 팀이 꾸려진 파인트리는 조금씩 그 이름이 알려지면서 전국을 다니며 퓨전국악의 장르를 소개하는 유명인이 됐다. "남이섬은 저희와 큰 인연인 것 같아요. 거의 매년 두 번씩 공연을 하고 있고, 여기저기 이름이  알려지면서 전국으로 공연을 다니게 됐습니다. 지난해는 중앙총부와 국제마음훈련원에서 공연을 가지기도 했고요, 두 번째 음반도 냈습니다." 

여 교도의 아버지는 실용음악가이며 어머니는 바이올린 전공자이다. 누나와 함께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며 음악가의 집안에서 자란 그는 학창시절을 서울국악예고(현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에 입학해 대금을 접했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중학교 때 잠시 음악을 중단하고 유도선수 생활을 했어요. 좋은 성적도 나왔지만 그다지 흥미를 못 느꼈고, 제 진로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큰아버지의 권유로 국악고를 가게 됐고 대금의 매력에 빠지게 됐죠."

또한 남원이 고향인 그의 부인도 5세 때 이웃집에 살던 가야금 선생님과 인연으로 국악인의 인생이 시작돼 국악연수원을 다니며 전공으로까지 이어졌다.

"어머니는 취미로 가야금을 하길 권하셨어요. 하지만 전 제가 가야 할 길이 가야금 연주자라고 생각했고, 이 길을 포기하면 평생 후회로 남을 것 같았어요."

여 교도는 현재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한국음악과에서 지휘를 전공 하고 있으며, 청소년 국악 관현학을 지도하고 있고, 성 교도는 중앙대를 졸업하고 7년 전 충주시립우륵국악단 상임단원에 재직 중이다. 성 교도가 7년 전 충주시립우륵국악단에 자리를 잡게 된 이후 이들은 결혼을 하게 되고 충주에 이사와 생활터전을 잡았다. 

"충주에 왔을 때 어머니와 함께 충주교당을 찾아 왔어요. 어머니는 남원교당을 열심히 다니시고, 저희들도 교당에서 신앙생활을 잘 하길 원하셔요." 성 교도의 어머니 박지순 교도는 딸과 사위가 원불교 교도로서 원만한 신앙인으로 살아가길 바라고 있었다. 

원불교인으로서 어떤 삶을 생각하고 어떤 음악을 꿈꾸는가를 물었다.

"저는 일상수행의 요법을 잘 따르는 목표를 갖고 올 한 해를 보내려 해요. 그렇다보니 종법사님이 해주신 법문이 마음에 확 꽂히더라고요. 나를 이겨야 나를 다스릴 수 있고, 그 마음을 넘어설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성 교도는 신년법문을 표준으로 올 한 해 공부길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고백했다.

또한 남편 여 교도는 교단을 위한 활동 계획을 밝혔다.

"기독교의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종교를 떠나 비교도들도 쉽게 부를 수 있는 그런 성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이런 곡 하나가 원불교를 알리고 교화하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잘하는 것이 음악이라서, 원불교 교당과 기관을 찾아다니며 공연으로 보은하고자 하는 마음이 큽니다. 앞으로 원불교 성가도 많이 알리고 성가 작곡에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교단에 젊은 교도들이 상대적으로 적어지는 시기에 교법으로 스스로를 공부하는 젊은 인재이자, 성가로 원불교 문화를 이끌어 갈 음악인. 어느 교당 어느 기관이든 파인트리의 음악이 교화의 도움이 된다면 찾아가겠다는 이들 부부를 보면서 교단의 교화와 문화의 밝은 내일을 희망해 보며, 앞으로 펼쳐질 이들의 원불교 음악활동이 기대된다. 

[2018년 3월 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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