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 늘지 않는 이유…교도 위한 프로그램 적기 때문
신입교도 법회 프로그램, 다양한 공부모임 마련돼야

한결같은 마음으로 향상심을 갖게 하고 마음공부를 시켜 주는 지중한 법연, 나포리교당 이진수 교무님이 3년 전 원무를 추천해 주었다. 소정의 심사와 절차를 거쳐 원불교 원무가 되었으니 매우 영광스럽고 은혜로운 일이지만 마음 한편에는 원무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어 빚을 지고 있는 것 같아 갈등을 겪기도 한다.

원무의 역할은 직장이나 교당에서 교무를 도와 교화에 힘쓰는 일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 마음에는 크게 변화가 없지만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원불교 교화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으니 필연인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낯선 익산에 사는 이유가 무엇일까, 어떤 인연으로 여기까지 와서 살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그럴 때면 원불교 인연이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원불교가 좋지만, 원무의 역할을 얼마나 성실하게 잘 하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많이 부끄럽다. 함께 하는 원무님들이 열심히 정진하고 적공하는 모습에서 많이 배우고 공사에 빚지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좋은 법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에 입교는 하는데, 교도수가 그리 늘어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초보 원무로서 소박한 바람을 적어 본다.

첫째, 훈련의 중요성은 항상 강조되고 실천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신입교도 훈련이 조금 더 체계적으로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람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처음 교당에 나오면 법회 의식을 따라하는 것조차도 어색하고 생소한 경우가 많다. 경건하고 의미있는 소중한 법회 시간이 낯선 마음에 길고 지루해 하지 않도록 그들을 위해 챙기고 배려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 금방 익숙해지고 적응하도록 도와 하루라도 빠르게 편안한 마음으로 법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강한 끌림이 있는 교당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많은 교도님들이 집안에 복잡하고 불편한 일이 생기면 교당에 나오지 않고 편안해지면 나오겠다고 한다. 이는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 여겨지는데 힘겹고 지칠 때 찾아 위안을 받는 곳이 교당이 돼야 하고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곳이 교당이 돼야 할 것이다.

교당에 다니며 신앙생활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고득락(離苦得樂)이 아니던가. 고통은 여의고 행복해지고 싶어서일 것이다. 진리를 제대로 신앙하면 즐거움은 커지고 고통을 여윌 수 있다는 확실하고 투철한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 필요하며 교도들이 공부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의 개발이 절실하다.

셋째는 공부 잘하는 교도님들의 생생한 신앙담을 듣는 기회를 자주 만들 필요가 있다.

교무님의 설법을 통해 공부하고 마음이 키워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병상련(同病相燐)이라는 말처럼 교도의 입장에서 진리생활로 행복을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교도들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와 교당생활을 더욱 열심히 하게 만들 것이다.

더욱이 섣불리 다가서기 힘들 것 같은 신앙수행에 있어서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는 교도님들의 공부 이야기를 듣다보면 '나도 할 수 있겠구나'하는 용기와 함께 공부의 욕구를 증진시키는 데 효과적이라고 보여진다. 

다음으로는 교도들이 교당에 자주 드나들도록 다양한 형태의 공부모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들 바쁜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우선순위가 어떤 것인지가 매우 중요한데 마음공부가 가장 우선순위가 될 수 있도록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 것인지 깊이 고민해 볼 일이다. 대종사는 '공부 중에서 가장 으뜸 되는 공부가 마음공부'라고 했으니 우리는 그 말씀을 믿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항상 생각의 중심에 내가 있지만 교무님들은 내가 아닌 대중을 위해 당신의 몸과 마음을 바쳤으니 참으로 거룩하고 숭고한 삶이 아닐 수 없다.

교무는 아니지만 원무라는 특별한 임무가 주어졌으니 직책에 빚지지 않도록 충실한 원무로 작은 나를 버리고 큰 나를 길러 성불제중 큰 서원을 꿈꾸는 원무로서의 소임과 역할을 제대로 해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남중교당

[2018년 3월 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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