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확연히 봄이다. 1919년 기미년, 조선 독립을 호소하는 만세운동이 삼천리 금수강산에 울려퍼진 삼월달이다. 너무나도 추웠던 기나긴 겨울을 뒤로하고 한반도에 따사로운 봄 기운이 충만한 요즘이다.

평창 동계 올림픽의 평화의 기세를 몰아 9일부터 페럴림픽(장애인 올림픽)이 열흘간의 일정으로 다시 막을 올렸다. 지금 한반도는 새 봄기운과 더불어 반평화와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 화해와 평화를 향한 상생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남녀 불평등의 오랜 적폐를 청산, 후천개벽의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 교단 창립기부터 남녀 평등과 권리동일의 교리를 내세운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의 주세성자적 혜안이 새롭게 조명되는 요즘이다.

후천 개벽은 인권 존중과 남녀 평등 등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이 만물의 영장으로서 그 존재 가치와 삶의 행복을 구가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의 도래를 말한다.

법조계, 문학계, 예술계, 학계, 종교계 등 세상 전반에 걸쳐 깊게 뿌리내린 남녀 불평등 구조와 그에 따른 권력과 위계에 눌려 억울하게 당해 왔던 남성들에 의한 여성들의 성추행과 성폭행의 피해 사실이 미투 운동으로 민낯을 속속 드러내는 파죽지세를 보며, 남녀 권리 동일의 후천 개벽세상의 도래를 예단해 볼 수 있을 듯하다.

인권이 평준화되고 보편화되는 이러한 세태를 접하며, 원불교 교리의 우수성과 소태산 대종사와 정산종사를 비롯한 창립기 선진 제위의 선구자적 삶의 노정이 더할 수 없이 자랑스럽다. 세상의 인지가 더욱 개명이 되고, 문명의 척도가 높아지게 된다면, 원불교 교리와 사상이 얼마나 세상을 앞서가는 전만고 후만고한 대도정법임을 대중이 고루 인증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개교 반백년 기념대회를 기점으로 확산 일로에 있던 원불교의 교화 성장세가 주춤해진지가 오래되었다지만, 일원대도의 교법과 사상, 문화의 본질과 그 우수성이 세상에 드러나고 알려짐에 따라 교화는 일취월장하리라 믿는다.

마치 긴 겨울이 지나 새 봄기운이 온천지에 가득하듯이 말이다. 일찍이 교조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는 교화의 전망을 '풍우상설과거후(風雨霜雪過去後)에 일시화발만세춘(一時花發萬歲春)이라'고 했다. 풍우상설이 지나간 연후에 일시에 꽃이 피어 만년의 봄을 노래한다는 뜻이다. 바로 원불교 교화 발전의 전망과 운세를 예견한 말씀이다. 

인사 이동이 끝나 새 일터에서 교화 발전의 새로운 결의를 다졌다. 전무출신들의 결집체인 출가교화단의 단장들이 2월말 중앙중도훈련원에 운집하여 경산종법사를 중심으로 교단 발전과 교화 중흥을 위한 새로운 열정의 불을 지폈다. 교화 교육 복지 문화 산업 등 교단의 전 분야가 손에 손을 부여잡고 힘차게 다시 출발했다.

전무출신이 새롭게 일어났으니, 거진출진이 전무출신의 손을 맞잡아 주어야 한다. 얼마나 소중하고 지중한 일원대도 정법회상의 법연이요 도반이 아닌가. 재가출가 선후진 남녀 동지가 서로를 존중하고 아끼고 사랑하며, 서로서로 격려하고 힘을 모은다면, 교단의 발전과 교화 융성은 일시화발만세춘이 될 것이다. 

[2018년 3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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