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100년 6월12일 육군사관학교 화랑대교당 신축 기공식에 참석한 내빈들이 자리 앉아 시삽을 기다리고 있다. 요진건설산업(주) 최준명 회장(오른쪽 네번째)

속도조절 군 교화, 내실 성장 궤도에 오르나

 

[원불교신문=나세윤] #계룡대(육·해·공군 통합사령부) 교화를 책임지고 있는 황덕전 교무. 부임 5년째를 맞는 계룡대교당 황 교무는 일요예회와 목요예회를 주관하며 장병들을 교화하고 있다. 교당이 계룡대 3정문에 가까이 있는 관계로 자연스레 해군, 해병대 장병들의 방문이 잦고 편하게 지낸다고 황 교무는 귀띔한다.

황 교무는 "예회 시간 이외에는 상담과 순교로 보폭을 넓혀 육·해·공군의 사무실을 들른다. 처음부터 계룡대 교화활동이 편했던 것은 아니다"며 "계룡대 시스템을 몰랐을 때는 불편하고 어려운 점이 수두룩했지만 이젠 정복을 입고 들어서면 원불교 교무인줄 알고 인사를 나눌 정도로 교화 여건이 개선됐다"고 전했다.

이런 이면에는 황 교무의 정성어린 불공의 힘이 깔려있다. 사실 계룡대가 밖에서 보기에는 선망의 대상 같지만 내부는 간부들 간의 보이지 않는 진급경쟁 등으로 대단히 치열한 곳이다. 황 교무는 이런 분위기를 간파하고 상담의 문호를 교도뿐만 아니라 이웃종교 간부, 부인들에게도 개방했다. 지금은 오히려 일반 간부들의 상담 요청이 더 많을 정도로 황 교무의 상담은 인기가 높다. 

현상유지 군 교화 정책, 전반적으로 위축
군종교구 경제자립 요원, CMS 가입 당부
군 교화‘깨진 독에 물 붓기 식’아닌 
‘젊은 세대 위한 미래교화’ 

 

32개 군 교당서 매주 평균 3,100여 명 예회 참석
군 교화 인력 부족, 교단 출가 인력구조와 맞물려 심각
육ㆍ해ㆍ공군 사관학교 예회 성황, 졸업 교도생도 다수 배출
군내 인적 네트워크 탄탄, 군교당 설립ㆍ군종장교 증원 과제

군종 승인 13년, 여전히 목마르다
교단 교화 역사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곳을 꼽으라면 당연 군 교화다. 젊고 역동적인 교단을 이끌고 있는 군종교구가 26일 군종승인 13년을 맞는다. 

현재 군 교화는 국군의 핵, 육·해·공 3군 사령부가 모여 있는 계룡대교당을 비롯해 육군·공군·해군사관학교, 3사관학교와 상무대, 육군부사관학교, 육군훈련소 등을 교화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강원교구 8곳, 경기인천교구 3곳, 광주전남 1곳, 군종 직할 11곳, 대구경북 1곳, 부산울산 2곳, 서울 3곳, 전북 1곳, 경남 1곳, 제주 1곳 등 32개의 군 교당이 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교화하고 있다. 군 전담교무 12명을 포함해 총 37명의 전무출신이 군 교화 현장에 있다. 주 평균 3100여 명의 군 장병과 장교 후보생들이 원불교 예회에 참석한다. 

이장은 군종교구장은 "군 교화는 확장할 곳이 너무 많지만 교단 인력구조의 한계와 기성종단의 견제 등이 군종장교를 추가 배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재 육군만 군종장교 3명이 복무하고 있는 상황인데, 공군과 해군에서도 군종장교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장은 군종교구장은 '교구의 재정 자립과 교단 군 교화 인력 부족'이 현안 과제라고 강조했다. 군내 인적 네트워크 형성, 인성교육 강화, 민간성직자 배출 등 짧은 기간 동안 대단한 성과를 냈지만 여전히 목 마른 이유는 군 교화 수요가 넘쳐 나기 때문이다. 

군 교화 확장성 충분, 교구 역량은 한계
군종장교는 조경원·강동현·정효천 교무가 복무하고 있다. 이들은 육군사관학교 화랑대교당·육군 7사단 칠성교당·육군 35사단 충경교당에서 장병들의 종교 활동과 인성교육을 지도하며 군 정신전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군종장교나 민간성직자(교무)들이 그동안 보여준 군내 인성교육이나 관심병사 관리 등은 군 내부에서 그 효과를 충분히 증명해 왔다. 군 관계자들의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효과가 컸지만 인력의 한계와 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정중히 거절한 경우가 많았다.

군종장교 증원 문제는 상황이 녹록치 않다. 국방부는 '국방개혁 2020'을 통해 군 구조개편을 추진해 68만명의 군 병력을 50만명으로 감축하려 하면서 군종병과 뿐만 아니라 모든 병과의 인원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장병들의 인성교육과 정신수양, 마음공부의 수요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권원준 군종교구 사무국장은 "지속적인 관심과 외교 활동을 통해 군종장교 추가 증원을 꼭 이뤄내겠다"며 "교육훈련 부대에는 대체로 교당이 설립돼 운용되고 있지만 전방이나 부대 규모에는 교당 설립 여력이 없어 힘든 상황이다. 그럼에도 제일 먼저 교당을 설립해야 한다면 대전에 위치한 자운대(자원운용부대 1만5천여명)를 선정하고 싶다"고 속내를 비쳤다. 이 밖에도 사단 단위별로 교당이 설립되지 않아 교육훈련소에서 원불교와 인연 맺은 장병들이 연결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예전만 못한 교단의 군 교화 열정
군 교화에 대한 교단의 인식은 군종승인(2006년) 초기보다 많이 후퇴한 분위기다. 물론 초기 군 교화에 역량을 집중했던 때와 사뭇 다르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젊은 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군종승인 이후 군내에서 원불교를 한번이라도 접한 인원은 현재 140만 명 이상으로, 입교자만 24,000명이 넘는다. 원불교를 사회에서 알고 온 장병들이 1%가 채 되지 않는 현실에서 군종교구의 활약은 홍보, 인지도, 교화면에서 대단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단의 군 교화 열정이 식었다는 것은 예산 편성에서 나타났다. 몇 년째 교정원 군종교구 지원 예산이 동결되면서 현상 유지를 바라는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예산 부족에 시달린 군종교구는 특별한 희사자만 바라보는 형국이다.

또한 군종교구 후원회장을 찾지 못해 지난 몇 년 간 공석으로 둔 것은 재정 지원의 부담을 느낀 교도들이 선뜻 나서지 않아서다. 요진건설산업(주) 최은상(법명 대성) 대표이사가 후원회장을 맡으면서 공석사태는 일단락 됐다. 계룡대교당 신축 비용을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채 군종교구가 감당하고 있다는 것은 열악한 재정 상황의 한 단면이다. 

군종장교 추가 증원 문제도 마찬가지다. 군종교구 자체적으로 역량을 집중해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교단적인 역량을 모아야 할 부분인데, 이에 대한 외교적인 노력이 잘 보이지 않는다. 군 교화를 '깨진 독에 물 붓기'식의 인식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가치 투자' 혹은 '젊은 세대 교화를 준비하는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

초기 군 교당 설립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졌다고 인식한 교단은 향후 교당 설립 기금 마련의 어려움, 설립 교당 운용 자금 및 교화인력 부족 등 이 군 교화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분위기가 '현상 유지 혹은 속도조절의 군 교화'를 바랐을 것이다. 

핵심교화 '군종병', 교단 투자 강화해야
열악한 재정 상황에도 불구하고 군종교구는 군 교화 핵심전력인 군종병 교육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군종교구는 원기101년 제1회 군종병 신성회를 시작으로, 매년 전무출신 발굴을 위한 신성회를 개최하고 있다.

제1회 군종병 신성회 때는 번개교당(육군 17사단) 출신 장종범 교도가 출가서원을 해 현재 삼동원에서 간사생활을 하며 초발심을 다지고 있다. 지난해 신성회를 다녀온 군종병 2명도 출가를 깊이 고심하고 있어 소속 교당에서 집중 관리하고 있는 중이다. 

군종교구는 전역한 군종병 관리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교화훈련부 청소년국을 비롯한 각 교구 청소년 담당교무와 협의해 교구별 거점 교당을 선정, 전역 장병들이 일반교당으로 연계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안부전화는 물론 지역교당 교무와 군종병 간 SNS 연결 등을 통해 원불교와 인연 고리를 가져가고 있지만, 학업과 직장 등 현업에 복귀한 전역 장병들과 교류는 생각만큼 여유롭지 않다.

신세대 장병들의 전역 패턴을 볼 때, 군종병 복무 시절에 출가 여부를 결단하도록 불공해야 할 것 같다. 이때 군종교구나 교정원 교육부 등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현재 군종교구 산하 교당 군종병은 200여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장은 군종교구장은 "군종병은 20개월 넘게 교무들과 함께 생활하며 교법을 배우고 익힌다"며 "군종장교와 민간성직자들이 사람을 키우는 교화, 확실한 교도 만들기, 출가자를 만들어 내는 군 교화를 하자고 교구와 합의를 했다. 교육훈련소 중심의 큰 교화(홍보교화)와 깊이 있고 확실한 교화(군종병), 이 투 트랙 전략으로 현장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3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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