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신은경 교무] 요즘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슈화되고 있는 사건이 하나 있다. 바로 '나도 그렇다'는 뜻의 '#Me Too'운동이다. 미투운동은 지난해 미국에서 한 유명배우가 영화 제작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뉴욕타임스에 밝히면서 퍼져나가기 시작해 다른 유명배우들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나도 비슷한 일을 당했다'는 뜻의 '#Me Too'를 달면서 세계 각지에서 알리기 어려운 사실을 알린 것에 지지를 보내며 운동으로 이어진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한 여검사가 방송에 출연해 직장에서 성추행 당했음을 밝혀 '미투운동'이 시작됐다. 이는 법조계에 이어 문화·예술계까지 곳곳에 퍼져 SNS를 중심으로 미투운동이 확산돼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폭로에 대처하는 가해자들의 행동이다. 이른 바 사회적 저명인사들이 대부분인 이들은 처음에는 자신의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다 피해자가 얼굴을 드러내면 그때서야 인정을 한다. 또한 진심어린 사과보다 자신의 안위를 더 걱정하며 법조망을 피해가는 것에만 급급한 모습에서 우리는 더 화가 치민다. 피해자는 주로 여성이며 사회적 약자임이 분명하다. 견디기 힘든 고통 속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고 더 나은 미래가 올 것임을 기대하며 그들은 참아야만 했다. 가해자는 그런 그들을 철저히 이용해 자신의 욕망을 채워왔다. 사회적 강자의 위치를 악용해 평생 잊을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을 준 것이다.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나는 항상 강자로서 강자 노릇할 줄 모르는 사람들을 애석히 여기노니, 자신이 이미 강자일진대 늘 저 약자를 도와주고 인도하여 그로 하여금 자기같은 강자가 되도록 북돋아 주어야 그 강이 영원한 강이 될 것이며, 어느 때까지라도 선진자(先進者)요 선각자(先覺者)로 받들어질 것이어늘, 지금 강자들은 흔히 약자를 억압하고 속이는 것으로 유일한 수단을 삼나니 어찌 영원한 강자가 될 수 있으리요. 약자라고 항상 약자가 아니라 점점 그 정신이 열리고 원기를 회복하면 그도 또한 강자의 지위에 서게 될 것이요, 약자가 깨쳐서 강자의 지위에 서게 되면 전일에 그를 억압하고 속이던 강자의 지위는 자연 타락될 것이니, 그러므로 참으로 지각 있는 사람은 항상 남이 궁할 때에 더 도와주고 약할 때에 더 보살펴 주어서 영원히 자기의 강을 보전하나니라."(〈대종경〉 인도품 26장) 

영원한 강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리이타의 법으로 약자를 강자로 이끌어줘야 한다. 강자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자연히 약자로 타락한다. 약자 또한 늘 강자에게 당하고 사는 것이 아닌 지각이 열리면 강자의 위치에 설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미투운동처럼 약자들이 힘을 합해 자신들을 억압했던 강자들을 처단하고 정의를 앞세우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세상이 밝아지고 있다.

눈이 밝고, 귀가 밝고, 정신이 밝아지면서 악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수많은 양심들이 죄에 대한 정당한 벌을 내린다. 때문에 우리는 더욱이 대종사가 밝혀놓은 강자·약자의 진화상 요법을 다시금 가슴에 깊이 새기며 실행에 옮겨야 하겠다. 이 글을 계기로 멍든 세상에 '#Me Too' 라는 약을 처방하는 우리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2018년 3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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