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숙원인 남북한 평화와 통일을 향한 대화와 화해의 봄 기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싹튼 남북한 소통과 대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 평양 파견으로 무르익게 됐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대북특사단을 따뜻하게 환영하고 솔직하고 대담한 스타일로 접견했다. 정의용 단장(청와대 안보실장)을 비롯한 대북특사단은 6일 이틀간의 대북특사 활동을 성공리에 마치고 예상을 뛰어넘는 남북 합의사항을 들고 귀환했다. 

남북 합의사항은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오는 4월말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고, 군사적 긴장 완화 협의를 위해 정상 간 핫라인을 설치, 정상회담 이전에 첫 통화를 하기로 합의했다. 2000년, 2007년에 평양에서 열린 두 차례 정상회담에 이어 세 번째 회담은 남측 지역에서 열리게 되는 것이다.

또한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며, 군사적 위협 해소 및 체제안전 보장시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북측은 비핵화 협의 및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 의지를 표명하고, 대화 진행시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재개가 없을 것이며,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도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기존의 북측 태도와는 다른 전향적인 모습과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남북한의 합의가 도출된 것은 문재인 정부가 남북 화해와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뜻을 받아 북측에 대화의 의지와 손길을 보냈고, 대북 제재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북측이 문재인 대통령을 신뢰하고 손을 맞잡음으로써 이루어진 쾌거라 하겠다. 

남북 관계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먼저 북·미관계가 상호 적대감을 버리고 우호적으로 개선이 돼야 한다. 북한을 다녀온 정의용 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8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남북 합의 결과를 설명하고,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 제의의 뜻을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실하다면, 5월에 북·미정상회담을 갖겠다고 발표했다.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는 4월에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이 선행돼야 하고, 북·미간에 의견 조율이 이뤄져야 한다.

남북 평화와 통일은 한민족의 숙원이요 비원(悲願)이다. 한반도 조선(朝鮮)이 외세에 의해 남북으로 갈라져서 분단의 고통을 감내한 지 70년이란 오랜 세월을 보냈다. 이산가족이 되어 부모·형제가 만나지 못하는 큰 고통 가운데 눈물과 한탄으로 지내온 한(恨)을 생각하면, 우리에게 통일이 얼마나 절실한 일인지 알 수 있다.

남북이 통일만 된다면, 세계의 강대국이자 선진국으로 우뚝 솟아 단군 성조의 후손으로 풍요와 행복을 노래하며 자자손손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통일에 앞서 우선 상호 체제를 존중한 가운데, 경제 및 인적 교류로 왕래의 자유를 가질 수 있는 평화의 길이 열리기를 바란다.

[2018년 3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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