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역시 출가교화단 목표는 '행복한 교화단 만들기'로 가닥을 잡았다. 행복한 정신개벽 공동체를 구현하자는 원기101~103년 교정정책에 기반을 두고 3년째 이어오고 있다. 교화단원이 행복해야 교단이 행복진다는 취지에서다. 그런데 어쩐지 출가교화단회가 행복하지 않다. 

출가교화단 규정 제2조 목적을 보면 '출가교화단은 본교 출가교도를 이단치교의 이념 아래 조직적으로 관리하여 공부 사업의 촉진과 대중교화로 일원세계 건설에 유능한 조직이 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교화단 조직이 교구나 지구, 총부 단위로 구성돼 실제 단 활동이 형식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행복하지 못한 교화단, 그 원인은 무엇인가.  

수위단회 사무처가 진단한 첫 번째 원인은 전무출신 인사이동에 따른 조단 방식이다. 이는 단장의 지도력과 단원의 멤버십을 떨어뜨린다고 보았다.

사무처 박중훈 교무는 "교화단은 단원의 공부와 사업을 촉진하는 원동력이 돼야 하는데, 3년 단위 조단으로는 친교에 치우치기 쉽다. 더구나 교당과 기관 근무자가 섞여 있을 경우, 단장이 단원 관리하기도 어렵고 근무환경 차이로 3시간 단회를 채우기도 어렵다"며 현실극복의 한계를 드러냈다. 

또 다른 하나는 출가교화단 기능의 모호함이다. 교헌에는 '교정의 중요사항은 출가교화단을 통하여 협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물론 연1회 출가교화단 총단회에서 교정보고를 통해 실행하고 있지만, 형식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출가교화단 총단회의 변천과정을 보면 교무연합회, 교정위원회, 교무회의를 거치면서 교단의 대소사를 결의하고 협의해 왔지만 오늘날 그 기능이 수위단회와 중앙교의회로 옮겨 가면서 대부분 축소 혹은 삭제됐다. 

교단 운영의 실제적인 영향력이 사라지면서 현장과의 소통, 구성원들의 의견제출 참여도도 현저히 떨어진 게 사실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일찍이 예회나 선 훈련에서는 문답감정을 하게 했고, 교화단에서는 의견제출을 권장해 모두가 교단의 주인이 되게 했다. 온라인 소통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소태산 대종사의 교화단법도 보다 실질적으로 나가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출가교화단의 공부 풍토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올해 각·항단 합동훈련에서 수위단사무처는 단회 시 상시일기 종합 점검표를 작성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단장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경산종법사는 재임하던 해부터 교화단을 '교리학교 교화학교 화합학교'의 평생교육의 장이라고 역설했다. 한 교무는 "공부가 바탕 되지 않는 교화단법은 의미가 없다"며 "출가교화단부터 속 깊은 공부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부 풍토가 사라진 현 출가교화단에서 '행복한 정신개벽 공동체 구현'은 가능한가.

[2018년 3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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