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신은경 교무] 출가단회가 있는 날이었다. 단회 장소인 광주원광대한방병원으로 향했다. 자리에 앉는데 안내용지가 하나 놓여 있었다. 공진단 판매홍보 안내문이었다. 한방병원에서 직접 제작한 공진단을 할인 된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내용을 보니 관심을 쏠렸다. 옆에 교무님이 지난 번 회장단훈련 때 샘플로 한 알을 줘서 먹어보았는데 그 효과가 대단하다며 나에게 침이 마르게 자랑을 했다. 

마침 병원 홍보팀장이 병원 안내를 해준다고 하기에 넌지시 공진단의 효과에 대해 물었다. 동의보감에는 공진단을 '선천적으로 허약한 체질을 타고난 사람이라도 이 약을 복용하면 백병(百病)이 생기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질병예방과 체력증진, 건강유지에 탁월한 효능을 보이는 명약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또한 수험생에게는 집중력 향상을 여성에게는 생리불순, 갱년기 증상 완화를 이 밖에도 면역력 강화, 혈액순환, 피로회복 등 그 효과는 무궁무진했다. 

효과를 듣고 나니 정말이지 먹고 나면 내 몸에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궁금했다. 공진단을 처음 접한 나의 호기심 덕분에 귀한 공진단 한 알을 얻을 수 있었다. 조심히 가방에 넣고 보니 이것을 언제 먹을지 고민이 된다. 마치 무협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죽은 사람도 살리는 마법의 특효약을 얻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물론 한 알을 먹는다 하여 그 효과가 금방 나타나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 왠지 공진단 한 알에 몸이 아파도 걱정 없을 것처럼 든든한 마음이 생겼다. 마치 이것만 있으면 세상에 아픈 사람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사실 그동안 나에게 보약은 잠이었다. 피곤하고 힘들 때는 한 숨 푹 자고 일어나면 나아지곤 했다. 그래서 가끔은 이것을 무기로 새벽 좌선을 빠지곤 한다. 아직은 좌선보다도 잠이 더 약이 되곤 하니까, 그러나 공진단도 잠도 이보다 더 효과 좋은 명약이 될 수  없다. 바로 좌선이다.

〈정전〉 수행편 좌선법에서 좌선의 공덕을 보면 "좌선을 오래 하여 그 힘을 얻고 보면 아래와 같은 열 가지 이익이 있나니, 1. 경거 망동하는 일이 차차 없어지는 것이요, 2. 육근 동작에 순서를 얻는 것이요, 3. 병고가 감소되고 얼굴이 윤활하여지는 것이요, 4. 기억력이 좋아지는 것이요, 5. 인내력이 생겨나는 것이요, 6. 착심이 없어지는 것이요, 7. 사심이 정심으로 변하는 것이요, 8. 자성의 혜광이 나타나는 것이요, 9. 극락을 수용하는 것이요, 10. 생사에 자유를 얻는 것이니라."

이 같이 대종사는 좌선의 10가지 효능을 안내해줬다. 공진단은 단순히 몸의 병만을 치료해주고 예방해주는 약이다. 그러나 좌선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까지 나아가 생사의 문제까지도 해결해주는 진정한 명약임이 틀림 없다. 그럼에도 마음 급한 나는 잠깐의 효과에 이끌려 좌선을 등한시하고 있었다.

공진단 한 알에 몸의 병이 다 낫진 않듯이 좌선 또한 아직 그 효과가 드러나지 않는다 하여 정성을 다하진 않는다면 영원히 그 공덕을 얻을 수 없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좌선을 통해 나는 많은 변화가 있었음에도 꾸준함이 부족하여 늘 제자리 걸음이었다. 앞으로는 이 좌선의 명약을 잘 챙겨서 누구보다 건강한 심신을 키워나가야겠다. 

[2018년 3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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