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은 
가장 대표적 전통 문화이고 
우리민족의 연결고리

[원불교신문=허경진 교도] 지난달 성황리에 평창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고 지금은 평창동계패럴림픽이 한창이다. 역대급으로 성황리에 잘 치룬 올림픽이라는 전 세계의 찬사를 받은 이번 올림픽은 특히 개막식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많이 남겼다.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선수 2명이 함께 성화를 들고 계단을 올라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주었고, 이 성화를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가 이어받아 점화했다. 

평창이 속해 있는 강원도의 발원인 고구려 시대의 여러 유물과 유적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장면, 특히 인면조를 잊을 수 없다. 또한 스노보드선수가 오륜기로 바뀌는 드론쇼는 압권이었다. 선수들이 입장할 때 둥글게 서서 쉬지 않고 춤을 춘 자원봉사자와 귀여운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등 기억에 남는 장면이 너무나 많다.

그중 세계인들의 가슴을 울린 명장면은 81세의 소리꾼 김남기 옹의 정선아리랑이었다. 그 장면을 떠올려보면 빛이 사라진 커다란 스타디움에 갓을 쓰고 두루마기를 입은 소리꾼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혼자 서서 무반주로 정선아리랑을 부르기 시작한다.

긴 세월을 아리랑과 함께 살아온 소리꾼의 목소리와 아리랑의 가락은 한국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해 주었고 우리 역사 속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함축해 전달해주는 느낌이었다. 정선아리랑은 아라리라고도 하며 강원도 지역의 대표적인 아리랑으로 그들의 삶 속에서 함께해 온 일상과 같은 민요이다. 소박하고도 흔하다면 흔한 아리랑이 세계적 무대에 울려퍼진 것이다. 

올림픽 개막식은 예술 공연으로 개최국 문화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림과 동시에 올림픽이 주는 메시지를 그 나라의 방식으로 알리는 아주 중요한 무대이다. 이런 자리에 아리랑이 불러진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민족과 아리랑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국제적인 행사에서 우리나라가 문화공연을 준비할 때 아리랑이 빠진 적은 거의 없다. 이번 평창올림픽이 열리기 4년 전인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식 공연을 다음 개최지인 우리나라에서 준비했었다. 그때에도 아리랑 가락이 울려 퍼졌다. 올림픽 폐막식에서는 양방언 편곡, 소프라노 조수미, 가수 이승철, 재즈보컬 나윤선의 노래로 아리랑이 울려 퍼졌고 패럴림픽 폐막식에서는 국악소녀 송소희가 강원도아리랑을 불러 다음 올림픽 개최지인 대한민국 평창에 대한 관심을 가지도록 했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2002 한일 월드컵 때는 가장 한국적인 목소리를 가졌다는 락커 윤도현이 락버젼의 아리랑을 응원가로 불렀다. 온 국민이 붉은 악마가 되어 어깨를 걸고 아리랑을 목청껏 불렀고 우리선수들은 그 응원에 힘입어 4강에 오르는 결과를 만들어냈었다.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오마주 투 코리아'라는 제목의 연기를 선보일 때 아리랑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했었고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도 피겨 복식조 민유라와 겜린조가 한복의상을 입고 아리랑 음악에 맞춰 연기를 선보였다. 

이처럼 우리국민 모두에게 중요한 순간에 아리랑은 늘 함께해 왔다. 아리랑은 가장 대표적인 우리의 문화이고 우리민족을 하나로 이어주는 연결고리이다. 

각 나라의 작곡가들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을 선정하는 대회에서 아리랑이 1위로 선정된 적이 있다. 심사위원 중 한국인은 한 명도 없었지만 무려 82%의 지지를 받았다고 한다. 심사위원들은 아리랑을 '감동', '마음을 울린다'라고 평했다고 한다. 

재즈보컬 '나윤선'이 부른 아리랑이 타이틀곡으로 수록된 앨범은 프랑스의 음반차트에서 1위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2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아리랑이 등재되었다. 이는 아리랑이 인류의 창조성을 입증하는 노래이자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손색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런 아리랑이 그저 옛것으로만 생각되어지는 현실이 안타깝다. 어린 학생들에게 아리랑에 대해 물어보면 잘 모르는 경우가 너무 많다. 늘 곁에 있고 소박한 것일수록 아끼고 사랑하지 않으면 사라지기 쉽다. 많은 사람들이 아리랑의 가치를 알고 언제 어디서든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되었으면 한다. 

/강북교당

[2018년 3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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