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재활원, 원광효도마을에서 익힌 사회복지
생소한 분야, 새로운 경험이 지금의 밑거름 돼

[원불교신문=구도선 도무] 원불교학과를 졸업한 나는 바로 동그라미재활원(현 동그라미)에서 예비도무 생활을 시작했다.

교무품과였던 다른 동기들과 달리 사회복지분야 도무로 품과를 전환했기 때문에 원불교대학원대학교로 진학하지 않고 곧바로 사회복지 현장에서 예비도무 생활을 시작했다. 나는 다시 배운다는 마음으로 그곳에서 처음부터 하나씩 배워나갔다.

사회복지와의 인연도 추천교무가 되어준 배현송 교무님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군을 제대하고 나니 당시 동그라미재활원에 있던 교무님이 신축 공사로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그때 가서 돕게 된것이 계기가 됐다. 그 후 원불교학과에 복학해 2학년 때부터 사회복지를 복수전공으로 공부하게 됐다.

졸업 후 동그라미재활원과 동그라미자활자립장(현 동그라미플러스)에서 3년을 근무했다. 3년 동안 나는 주로 사회복지행정에 관련한 업무를 많이 익힐 수 있었다. 예산서를 처음 작성할 때 '사회복지법인 재무회계규칙'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고, 그것을 읽고 이해하느라 밤을 새기도 했다. 또 '장애인복지법', '장애인복지사업안내'를 접하게 되고 이것을 이해하려고 여기저기 전화를 해서 물어봤던 기억도 새록새록하다. 이렇게 회계와 행정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해 지인들에게 묻고 또 물었다. 

"왜 그런가요?"라는 질문으로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근거를 찾게 됐고, 지금까지 했던 것을 다시 살펴보고 잘못된 것은 수정하고 익히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해서 처음 받은 감사에서 큰 지적없이 넘어가게 됐는데, 그 일로 칭찬을 듣게 된 첫해의 일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해 장애인직업재활시설평가가 있어서 평가 준비도 해야 했다. 생소한 용어부터 서식까지 모르는 것이 많았던 나는 다시 이것을 이해하고 우리 기관에 접목하려고 다시 밤마다 공부를 했다. 직업재활시설관련 서식, 기존의 미흡한 프로그램 보완 등을 하게 됐고, 걱정했던 평가도 생각보다 좋은 점수를 받게 됐다. 실무책임자를 맡고 감사와 평가로 시험대에 올라서 무사히 통과한 후에 드디어 자신감이 생기게 됐다.

그렇게 3년을 보내고 나서 나는 근무지를 원광효도마을로 옮기게 됐다. 그곳에서 오희선 교무님과 오우성 교무님을 모시고 살았다. 4년의 시간을 원광효도마을에서 근무했는데, 첫해는 시니어클럽에서 누룽지공장을 맡아서 누룽지 생산과 판매에 열정을 쏟았다. 2~3년째에는 법인사무처에서 법인업무와 원불교사회복지협의회 업무를 보았다. 그리고 마지막 해에는 원광효도요양병원에서 행정업무를 맡았다.

동그라미에서 사회복지 실무에 대해 처음 접하고 배웠다면, 원광효도마을에서는 원불교 사회복지에 대해 비로소 알게 됐다. 그리고 내가 도무로 출가하고서 꼭 해보고 싶었던 '원불교사회복지협의회(이하 원사협)' 업무를 할 수 있어 무척 떨리면서도 기뻤던 때이기도 했다. 

원광효도마을에서는 참 많고 다양한 행사를 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원광효도마을60년사> 봉정 및 원광실버의집 준공식를 비롯해 함라재가노인복지센터 준공식, 요양보호사교육원 준공식, 노인복지연구소, 국회의장 방문, 오희선 교무님의 국민훈장 수훈, 원광효도마을 비전 선언, 나눔축제, 어르신큰잔치, 효행큰잔치, 원광효도요양병원 증축 등 많은 행사를 통해서 원사협에 대한 다양한 업무를 하나하나 배우고 익힐 수 있었다. 

당시 오희선 교무님이 원사협회장으로 추대돼 나는 사무처장 업무도 하게 됐다. 사무처장으로 근무하면서 나는 전국에 있는 원불교 사회복지기관을 거의 파악하게 되었고, 그곳에 근무하는 여러 교무들과 현장 실무자를 만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기억 남는 일은 원사협10주년기념행사와 한민족해외동포지원사업 1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중국 현지에서 행사를 진행했던 일들이다.
추천 교무님을 돕다가 인연이 된 사회복지시설은 곧 내 서원을 더욱 구체화시켜 주는 일터가 됐다.

동그라미에서 실무를 익혔던 시간들과 보람, 원광효도마을을 통해 진행했던 다양한 행사들은 지금의 내 자신을 있게 만든 소중한 밑거름이 돼 주었다.

/원불교사상연구원

[2018년 3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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