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물질개벽이 분수를 모르고 날뛰고 있다. 아니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인류의 손을 벗어나는 초입의 지경에 까지 온 것이다. 

아침 휴대폰을 켜자 구글 음성검색이 인사를 한다. “차차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응 잔잔한 음악” 하고 말하자 나나무스꾸리 노래로 안내해 준다. 하루하루 자고 나면 신세계가 펼쳐진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잠도 안 잔다니 발전속도가 무어의 법칙을 능가한다. 

물질의 발달을 기반으로 세상은 발전하여 더 없이 좋아지는데 ‘역린’을 건드렸다. 이른바 직업이 사라지는 것이다. 일 즉 노동은 꼭 돈을 버는 것도 있지만 삶의 전부일 수 있다. 그래서 칼벵은 ‘노동은 신성하다’고 했다. 

일을 통해서 시간을 보내고 근력을 유지하고 삶이 정화되는 것이다. 육신의 노력을 통해 몸을 움직인 만큼 급여를 받고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받는 것이 지금까지의 보편타당한 윤리였는데 이 기반이 우리 당대에 무너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지낼 것인가,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 하는 것이 화두가 되었다. 사물인터넷과 로봇이 단순한 일과 육체노동을 대신한다고 했을 때 단원 김홍도의 ‘가을추수’ 그림이 생각났다. 

힘든 일은 인공지능과 로봇이 하고 인간은 백수건달이 되어서 신선놀음을 하면 되지 않겠는가? 

조선시대 양반들은 신분제의 혜택도 있었지만 성인 군자가 될 의무가 있었다. 양반 즉 선비는 문사철文史哲 유불선儒佛仙 천지인天地人 9가지 과목에 대해서 식견이 있어야 대접을 받았다. 

새로운 시대에는 떠밀려서 양반이 된다. 할 일이 없는 한가한 도인 절학무위한도인(絶學無爲閑道人)의 시대가 돌아오는 이때 서둘러서 백수건달 자격증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는가? 다행히 한국은 국토의 70%가 산이어서 산신령이 되기 좋은 여건이고 삼면이 바다이어서 용왕신이 되기에도 알맞다. 

백수건달 자격증은 정신의 힘 즉 ‘일심’ ‘알음알이’ ‘실행’이라는 삼대력이 쌓여야 한다. 일찍이 소태산 박중빈(1891~1943)은 백년전 깨달음의 안목으로 '삼대력 자격증 제도'를 준비해 주었다. 

우주의 성주괴공의 이치따라 후천개벽 ‘특이점’ 시대를 슬기롭게 살아가자면 미리 미리 한가한 도인이 되는 준비를 함께 하지 않겠는가. 그 많은 시간을 일이 없어 허둥대는 허망한 꼴을 보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정신의 힘을 갖추어야 하겠다.

/논산교당

※ 이 글은 소태산마음학교와 공동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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