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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교당 봉불, 삼성-엔젤스 유치원 개원
케냐교당 봉불, 삼성-엔젤스 유치원 개원
  • 안세명 기자
  • 승인 2018.04.04
  • 호수 18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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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산상사가 삼성-엔젤스 유치원 개원식에 임석해 현지인과 재가출가 교도들에게 설법하고 있다.
좌산상사가 삼성-엔젤스 유치원 개원식에 임석해 현지인과 재가출가 교도들에게 설법하고 있다.
케냐교당 봉불식에 참석한 교무중창단이 축가를 부르는 가운데 케냐교당 한제은 교무(중앙)도 함께 노래했다.
케냐교당 봉불식에 참석한 교무중창단이 축가를 부르는 가운데 케냐교당 한제은 교무(중앙)도 함께 노래했다.

‘케냐 청소년, 자력 갖춘 글로벌 인재로 서게 될 것’


인천공항에서 케냐 나이로비까지 비행기로 꼬박 15시간. 잦은 연착과 기다림, 혼잡한 도심을 거쳐 24시간 만에 도착한 케냐교당. 한국에서 한걸음에 달려온 70명의 재가출가 교도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7년간 케냐교당 봉불을 향해 함께 걸어온 벅찬 감동 때문이다.

사)한울안운동, 케냐 정부의 공신력 획득
케냐의 3월은 예년과 달리 혹독한 우기로 시달렸다. 혼신을 다해 봉불을 준비해왔지만 며칠 전 거센 비를 피하지 못하고, 유치원 앞에 심어놨던 잔디들이 다 쓸려가 버렸다. "이곳 앞마당에서 성대하게 개원식을 하려 했는데…." 한제은 교무는 두고두고 아쉬워했다. 한 교무는 한국에서 온 교도들 한 명 한 명을 보자 눈물을 왈칵 쏟았다. 그간의 애환들이 밀물처럼 스쳐갔으리라. 그 자리에서 모든 교도들이 다 같이 울고 말았다.

이번 케냐교당 봉불과 유치원 개원은 고 한지성 대호법의 원력과 한제은·한수녕 남매 교무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한 재가출가 교도들의 합력과 사)한울안운동, 삼성·사나그룹의 후원, 그리고 원불교여성회의 대호법되기 운동에 힘입어 동아프리카 중심지인 케냐에 직접교화의 장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원기97년(2012) 1월, 교단으로부터 정식 사령을 받은 한제은·한수녕 교무는 가장 먼저 사)한울안운동 케냐지부를 정식 NGO단체로 등록하고, 원기98년(2013)에는 케냐정부로부터 종교법인을 취득함으로써 교화활동의 확고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수없는 현장조사 끝에 수도 나이로비에서 비포장길로 2시간 떨어진 시골마을 키툴루니에 있는 직업훈련원을 찾았다. 당시에는 학교라고 하기엔 너무나 열악한 환경, 돌과 함석으로 얼기설기 지어진 교실에 여학생들은 재봉틀 3개로 재봉을 배우고 있었고, 오염된 화장실과 급식환경도 너무나 열악해 옥수수와 콩을 섞어 끓인 죽이 전부였다. 이러한 직업훈련원을 한 교무와 사)한울안운동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으로부터 '케냐 직업교육을 통한 청소년 역량강화사업'을 지원 받게 됐고, 해외 NGO 성공사례로 주목받기에 이르렀다.

원기99년(2014) 6월, 키툴루니 청년직업훈련원 준공식 이후 현재 300여 명의 학생들이 직업교육을 받고 있으며 용접·전기·재봉·요리제빵·자동차정비·컴퓨터·미용·건축반 등 현지 취업전망이 유망한 8개 분과를 마련했다. 또한 교사역량강화활동, 학교 프로그램 운영지원, 학생 상담활동, 취·창업지원 등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활동도 함께한 결과 매년 100명 이상의 학생이 졸업하고, 케냐 정부가 인정하는 기술자격을 얻어 사회로 진출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지난해 사)한울안운동은 코이카로부터 '사업성과 우수 수행기관'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두게 했고, 저개발국가의 경제·사회발전 지원을 통한 우호협력관계 및 상호교류 증진에 앞장서온 NGO 우수단체로써 양국 정부의 공신력을 얻는 등 교화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동아프리카 교화를 위해 3월25일 봉불한 케냐교당.
동아프리카 교화를 위해 3월25일 봉불한 케냐교당.
3월24일 개원한 삼성-엔젤스 유치원 전경.
3월24일 개원한 삼성-엔젤스 유치원 전경.
새롭게 증축한 키툴루니 청년직업훈련원 본관 전경.
새롭게 증축한 키툴루니 청년직업훈련원 본관 전경.

케냐교당 개척기, 한지성과의 만남
해외개척교화의 역사가 어찌 순탄할 수 있겠는가. 케냐교당 건립의 씨앗은 아프리카 교화를 서원한 동생 한수녕 교무의 염원에서 시작했다. 한 교무는 아프리카 54개국의 정보와 지도를 파일로 만들어 놓고 늘 연마하며 개척을 꿈꿨다. 누나인 한제은 교무는 수많은 좌절 속에서도 몇 번이고 포기하려 했지만, 동생 교무의 열정을 못 이겨 부모의 심정으로 케냐개척을 결정하게 됐다.

좌산상사와 경산종법사의 지지와 격려 속에, 한지성 대표와의 만남은 운명적이었다. 좌산상사의 인도로 만난 한 대표는 그간의 노고를 듣고 함께 눈물을 흘리며, "저를 믿고 가셔요. 제가 다 해드리겠습니다"라고 절대적 힘을 실어줬다. 한 대표는 열반이 임박한 순간까지도 케냐교당 봉불의 염원을 쉬지 않았다. 그리고 그 원력을 전국의 여성회원들은 만시일반((萬匙一飯) 운동으로 숨통이 돼주었다.

한 교무는 "한 회장님은 희망을 잃지 않도록 격려해주셨다. 1천5백여 통 이메일과 수천 번의 메시지로 몸은 한국에 있지만 마음은 항상 케냐교당 교무와 함께했다"며 "대종사께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 말자고 다짐을 나누며, 때론 언니처럼, 엄마처럼, 스승처럼 격려와 위로를 해줬다"고 케냐교당 봉불식에 오겠다는 약속을 끝내 지키지 못했음을 슬퍼했다.

고 한 대표의 부군인 백낙청 교수는 한 대표의 종재식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아내에게 아프리카에 같이 가자는 권유를 받기는 했어도 남아공이건 케냐건 한 번도 못 갔다. 다만 이런 사업과 행사를 성공시키기 위해 고인이 밤낮없이 전화를 하고 사람들을 따로 만나고 자료를 검토하며 수정하고 스스로 작성하기도 하는, 원불교에서 쓰는 문자로 '음부공사'를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는 내가 비교적 잘 아는 편이다. 고인의 그런 노력과 성취가 열반을 계기로 한층 드러나고 있는 듯하다. 세간의 칭송을 탐해서가 아니라, 고인이 골몰했던 공도사업에 힘이 되고 공도정신을 펼치는 데 도움이 되리라는 점에서 반가운 마음이다."

케냐 교화, 수많은 인연들의 헌신 담겨
봉불에 이르기까지 언어소통과 현지상황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인연과의 만남이 간절했다. 무담아 전 국회의원을 비롯, 그 보좌관이었던 피터(법명 원성은)는 천군만마와 같은 존재였다. 케냐타대학을 졸업하고 18년간 고등학교 교사와 교장으로서 있었던 그는, 어려움을 호소하면 "걱정말라. 문제없어요(No Problem)"라며 모든 일을 도맡아 처리해줬다.

사나그룹 엔젤스 가발회사 최영철(법명 제원) 회장은 매년 직업학교 졸업생 중 희망자에 한해 취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유치원 설립과 교당 정착에 크게 기여했다. 최 회장은 "케냐에서 34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오늘날 1만여 명의 아프리카인들을 고용하는 가발공장을 일궈냈다"며 "케냐에는 빈곤층이 너무 많아 당장 의식주 생활이 시급하다. 원불교를 깊이 알지 못하지만 '마음학교'라고 생각한다. 내 자신과 케냐인들의 마음교육을 위해 공들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백낙청 교수에게 '강자약자 진화상의 요법'에 강자가 약자를 배려하고 도와줄 때 더 강해질 수 있다"는 대종사의 말씀을 전해 듣고 마음에 깊이 새기게 됐다"며 더불어 사는 공동체 실현을 약속했다.

원불교여성회원들의 합력은 대단했다. 각종 물품을 팔아가며 봉불비를 마련하고, 기도를 이어갔다. 또한 이번 행사를 위해 제주도와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직접 담근 김치와 밑반찬들을 공수해 봉불식에 음식을 공양했고, 한국에서 온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다했다.

홍일심 원불교여성회장은 "케냐교당은 고 한지성 회장이 제시한 만시일반운동의 결정체다. 향후 국내외 도움이 필요한 곳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한울안정신을 실현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불사에 합력한 재가출가 교도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현지에서 '깔레체'라고 불리는 한제은 교무. 깔레체는 깜바족 토속어로 '우리를 위해 희생하는 여성'이라는 뜻이다. 일구월심 교당과 유치원 건립을 서원한 한 교무의 헌신이 오늘의 봉불을 이뤄냈다. 원불교 교법에 근거한 '자주·자립·자활(三自)'의 사)한울안운동 정신이 교당과 유치원 운영의 근본이 돼 케냐 청소년들이 자력 갖춘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는 희망나무가 될 것이다.

감사패와 법호증을 받은 사나그룹 최영철 회장(가운데).
감사패와 법호증을 받은 사나그룹 최영철 회장(가운데).

[2018년 4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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