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여 년의 시간 터울을 두고
두 사람이 
같은 진리를 보았다. 
같은 진리를 보았으니 
같다고 하면 같고
다른 두 사람이 보았으니
다르다고 하면 다르다.

먼저 본 사람의 진리는 
오랜 시간과 공간과 사람의 조화로
더 깊어지기도, 더 수려해지기도
혹은 왜곡되어지기도 하였다.
나중 본 사람의 진리는
먼저 본 사람을 보감삼아 
뺄 건 빼고, 더할 건 더하였다.

같은 진리를 보았지만
강조한 부분은 달랐다.

먼저 본 사람은 
'일체가 다 고통이라'(一切皆苦) 하여 
그 고(苦)를 끊자 하였고,
나중 본 사람은
'온통 은혜라' 하여
그 은혜를 갚자 하였다. 

컵에 물이 딱 절반이 남아 있다.
'절반 밖에 안 남았네'와 '절반이나 남았네'처럼
똑같은 물에 대한 다른 표현이다.

자,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컵의 물을 시원하게 마셔 버리는 것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자.

/ 삼동청소년회 법인사무처

[2018년 4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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