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이론과 통계적 예측기술에 의한 
사실적이고 확정적인 요소 급격히 증가
교화대불공 위한 빅테이터 활용 필요해

30여 년 전 교통공학 박사학위과정에서 공부할 때 운전자의 행동 및 다양한 교통사고 감소를 위한 연구를 수행하면서 논문과 세미나 등에서 수없이 접한 것이 인공지능(AI), 전문가 시스템(Expert System)이라는 용어이다. 

당시 나는 운전자의 운전행동 습관과 패턴을 실험과 인터뷰를 통해 수집했고 행태(Rule)를 만들어 이를 컴퓨터로 프로그래밍하고 현상을 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때 많은 운전자들로 부터 "If(만약) ~하면 then~한다. else if(그렇지 않다면) then~한다" 등과 같은 운전행동에 대한 규칙을 다량 수집해 운전행동시 발생하는 임의 현상을 재현하고 예측하는 등의 연구를 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인간의 판단 언어적 판단 현상에 존재하는 애매한(Fuzzy) 요소의 고려를 통해 현상의 재현성과 예측성을 높이는 연구도 했다. 30여 년 전 박사과정 때 매일같이 들었던 인공지능, 전문가 시스템 등의 용어가 요즘 들어 다시금 일반 대중의 일상 언어가 된듯해 만감이 교차한다.

1994년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세계교통학회(WCTR)에 참가해 세계적인 학자인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의 벤 아키바(Ben Akiva) 교수의 특별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벤 아키바(Ben Akiva) 교수의 강연 내용은 '운전자들이 교통정체를 피해 자유롭게 경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교통정보 제공하게 될 것이므로 이에 대한 장래 교통 현상을 예측하는 수학적 산정식'에 관한 것이었다. 그 강연이 끝난 후 함께 들은 우리나라 학자들이 모여 커피를 마시면서 "저게 가능한 일이겠어요? 우리나라의 경우 전자 지형도도 아직 구축되지 않았는데…"라며 헛웃음을 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럼 30여 년 전 나의 박사과정 때 연구했던 인공지능과 지금의 인공지능의 차이는 무엇이고, 벤 아키바(Ben Akiva) 교수가 예견한 세상이 실현된 원인은 무엇일까? 나는 그 원인을 두 가지로 생각한다. 

첫째는 여러 현상을 분석하고 예측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양이 엄청나게 증가했고, 두 번째는 컴퓨터 처리 속도가 그 시절보다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빨라졌다는 것이다. 엄청난 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상을 분석하고 예측하다 보니, 이제는 불확실한 요소가 점점 사라지고 과학적 이론과 통계적 예측기술에 의한 사실적이고 확정적인 요소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 신뢰성의 바탕은 엄청난 양으로 매일 생성되는 모든 분야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활용하는 기술의 발전에 있다. 

요즘 기업들의 경우 빅 데이터(Big Data)를 활용한 품질향상과 협력혁신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70%이상 증진시키고, 잠재적인 고객의 50%이상을 실재 고객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빅 데이터는 기후변화, 시장변화, 미래사회예측, 의·생명공학기술, 고객관리, 대학에서의 체계적 학생관리 등 다양한 분야를 넘어 이제는 전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제는 얼마나 사실적인 데이터를 축적해서 잘 활용하는가 하는 빅 데이터 활용성에 국가는 물론 조직의 경쟁력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교단은 오래 전부터 교화대불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제는 우리 교단에도 현재는 물론 미래의 교화성장을 위해 교화관련 빅 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실질적인 교화성장을 위한 정책개발에 활용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빅 데이터를 구축하고 활용하는 데 엄청난 자금과 인력 그리고 기술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각 분야별로 생성되는 데이터를 공유하고 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일부터 시작한다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교단의 각 분야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들을 어떻게 축적하고 공유하며 교화 및 정책 개발 등에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교단적인 지혜를 모을 때이다. 

/원광디지털대학교 총장, 어양교당

[2018년 4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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