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을 통한 공동체 회복'을 주제로 
개최지 역사 공유, 청년불자 역할 모색

우연히 좋은 교류행사를 알게 돼 제주도에 가게 됐다. 흔히들 평화의 섬이라고 알려진 제주도는 관심 가지기 전에는 알지 못했던 많은 아픔과 상처를 가지고 있는 섬이었다.

2018년은 제주에 살고있는 도민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해다. 바로 올해가 4.3사건이 발생한지 7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나는 'IBYE 원불교 YOUTH' 소속으로 참여하게 됐다. 이번에 3박4일 동안 보내면서 가장 밀접하게 느껴진 건 불교를 대하는 각 나라의 모습이다. 태국 같은 경우에는 WFBY 총본부가 있고, 국가 자체가 불교국가이다 보니, 불교를 대하는 모습과 스님을 대하는 모습에서 진심된 공경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일본불교는 내가 느끼기에는 생활불교의 모습이 많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간혹 프로그램을 진행하다가 대화를 하게 된 일본친구가 사는 집이 작은 사찰이라는 것을 듣고 신기해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의외였던 건 일본 스님들은 육식을 한다는 것이다. 선입견일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불교를 기준으로 다른 나라의 모습을 평가하지 않았나 생각했었다.

일정 중에 기억이 나는 건 직접 체험 해보는 것이었다. 저녁에 오메기떡 이라는 제주 전통떡을 만들어 보는 시간이 있었는데, 쑥떡 안에 팥소를 넣어 동그랗게 빚어서 다시 팥고물을 묻혀 만드는 투박한 모양의 떡이었다.

나는 육지에서 계속 살아서 그런지 다시 봐도 생소한 음식이었다. 아무래도 외국인 참가자가 많은 편이여서 제주의 전통을 알리는데 한 몫 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저녁에 친교활동으로, 어렸을 때 친구들과 자주 하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라는 게임을 함께 했다.

시작 전에는 솔직히 '반응이 있긴 할까?' 싶었지만 막상 시작을 하니 다들 웃음꽃이 만개하며 즐기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고, 이것도 나름의 우리나라 전통 놀이니 한국에 대한 재미있는 기억을 가져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2018 국제불교청소년교환캠프의 개회장소와 내용은 정말 의미가 깊다 '성찰을 통한 공동체 회복' 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번 행사에서는 각국의 청소년들이 평화의 섬 제주도에서 4.3사건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모르고 있었던 아픈 역사에 대해 다함께 고민해 볼 수 있었고, 개최지의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이를 통해 세계 청년 불자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교환 캠프에는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네팔, 방글라데시, 싱가포르, 스리랑카, 미국 등 각국 대표단 50명, 청소년 참가자 150명 등 200여 명이 동참했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조선불교도연맹 전국신도회 청년위원회가 보낸 연대사가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청년위원회는 연대사에서 "4.3인민 봉기는 자주와 정의, 조국통일을 위하여 궐기한 제주도 인민들의 대중적인 반외세 구국항쟁+이었다"고 평가하고, "부처님께서 선언하신 생명의 가치와 제주도 희생 영령들의 숭고한 뜻을 마음 깊이 새기고 현 시대에 구현하는 길은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이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다양한 나라의 교류였다. 마지막 날 밤에 각 나라별 전통의상 콘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끝난 후에는 서로 가져온 선물교환을 했는데 각자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우리는 불교라는 테두리 안에서 서로 교류하며 얘기하고 친교를 나눴고 4.3이라는 공통된 주제 안에서 평화를 다시금 일깨우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내가 원불교 교도로서 가장 의미부여를 하는 분야는 종교연합 활동이다. 교단적으로 봐도 대산종사께서 UR운동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종교는 평화를 지향해야 한다는 모티브가 나를 항상 설레게 했다. 

다른 이웃종교와 먼저 화합하고 중심이 되는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든다. 더불어 앞으로 이런 교류활동에 있어서의 교단의 생각과 나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청년으로 성장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제주에서 보고 느꼈던 기억은 짧았지만 강렬하게 기억될 것 같다.

/모현교당

[2018년 4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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