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나세윤] 제주교구가 1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희생영령을 위한 특별천도재를 봉행했다.

제주4.3 70주년을 맞아 진행된 특별천도재는 김원규 교도의 북 공연을 시작으로, 축원문과 천도법문, 독경 등으로 희생영령을 위로했다. 제주교구는 매년 희생자들을 위해 천도재를 각 교당별로 지내오다가 2006년부터 섯알오름 백조일손지묘에서 거행했고, 4.3평화공원이 완공(2008년)된 뒤에는 위령제단에서 진행하고 있다. 

정성만 제주교구장은 "재가출가 교도들은 한 마음으로 제주 4.3 희생자들의 완전한 해탈천도를 축원한다"며 "희생영령들이 화해와 상생의 기운으로 대해원, 대해탈, 대자유를 얻어 한반도 평화통일에 기연이 됐으면 좋겠다"고 염원했다. 제주교구는 4.3평화재단에 300만원, 제주4.3유족회에 200만원의 특별천도재비를 성금으로 전달했다.


아래는 경산종법사가 내린 천도축원 법문이다. 


제주 4·3 희생 영령들에게

제주 4·3 희생 영령들이시여!
좌우 이념 대립이 빚어낸 불행한 우리 역사 속에서 무고하게 희생된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고 깊은 애도의 마음으로 추모하며 삼가 명복을 빕니다. 아직도 치유되지 못한 상처와 명예를 회복하지 못한 채 구천을 방황하고 있을 영령들의 한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기가 그지없고 가슴 아프기가 한량이 없습니다.

제주 4·3 희생 영령들이시여!
지금으로부터 70년 전, 제주는 한국 현대사에 있어서 한국전쟁 다음으로 많은 인명이 희생된 참으로 안타까운 비극의 현장이었습니다. 해방정국의 혼란기에 3만여 명의 무고한 제주도민들이 죽음으로 내몰렸던 이 참사는 좌우 이념 대립이 몰고 온 상흔이었으며 민족상잔의 아픔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명확한 진상규명과 피해보상, 유족과 희생자들에 대한 명예회복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실로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제주 4·3 70주년을 맞아 왜곡되고 뒤틀린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제주 4·3 희생 영령들이시여!
우리는 그동안 영령들은 물론 유가족들과 제주도민이 겪었을 엄청난 분노와 고통을 함께 아파하며, 잘못되고 부끄러웠던 과거의 역사를 깊이 참회합니다. 그리고 제주 4·3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평화와 인권이란 생명존중의 가치가 실현되고 통일의 대운이 열리길 간절히 염원합니다. 

제주 4·3 희생 영령들이시여!
희생 영령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오니 세세생생 거래 간에 모든 원진과 집착을 다 놓으시고 오직 법신불의 청정무애한 성품자리에 계합하시어 완전한 해탈 천도를 이루소서. 이 땅에 평화의 성자로 다시 오실 것을 염원하며, 영령들에게 다음 법구로 밝은 영생 길을 축원하오니 응감하소서.

제주 4·3 희생 영령들이시여! 
보는가! 듣는가!
理念의 고통에 시달린 지 얼마이며
無明業障에 헤매인 세월이 그 얼마런고
일원의 큰 광명이 지금 여기에 있고
歷劫難遇 어려운 機緣을 만났으니
인도환생 영생극락 맹서하고
한 마음 般若의 기틀을 반조할지니라.

제주 4·3 희생 영령들이시여! 
보는가! 듣는가!
十方이 법신불사은의 집이요
四生이 부처 아님이 없는데
장차 어느 곳에 禮佛을 할고
산은 우뚝 솟고 물은 유유히 흐르네.

원기103년 4월3일  종 법 사

[2018년 4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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