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발걸음·천도재·상생치유법회
제주·성주성지·광화문 릴레이

원불교는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제주4.3 분향소를 매일 찾아 천도재를 올리며 희생자와 가족들를 위로했다.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원불교가 우리 시대의 묻혀진 아픔, 제주 4.3 희생자를 위로했다. 3월30일~31일 제주 섯알오름 일대에서 진행된 평화발걸음을 시작으로, 4월7일 서울 광화문광장 상생치유법회에 이르는 대장정을 통해, 교단은 70주년을 맞는 제주 4.3을 알리고 치유하는 선봉에 섰다.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와 원불교인권위원회가 이끌고,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와 제주교구, 서울교구가 손을 잡은 '원불교, 제주 4.3을 걷다'는 올해 70주년을 맞아도 여전히 침묵 속에 고통받고 있는 유가족과 제주도민들을 위한 대장정이었다. 평화발걸음에 이어 4월1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제주교구 특별천도재와 더불어 이날 원불교 특별천도재의 초재도 함께 열렸다. 이후 천도재는 2일 성주성지, 3일 광화문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6일까지 6재를 진행, 7일에는 상생치유법회를 진행했다.

올해 70주년을 맞아 다시금 드러난 제주 4.3은 해방이후 미군정 아래 친일파로 구성된 경찰들이 1947년 3월1일 주민들에게 오발포했던 사건을 기점으로 발발했다. 
1948년 4월3일 남한 단독정부 설립에 반대한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봉기한 이래 1954년 9월21일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발될 때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장대와 토벌대 간 무력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수만 명의 주민들이 공권력에 의해 무자비하게 희생당했다. 희생자 가운데 30%가 여성, 10세 이상 어린이, 61세 이상 노인이었다. 도민 10분의 1이 희생당하는 참사에도 불구, 제주도민들은 50년간 연좌제로 인해 4.3이라는 단어를 가슴에 묻고 살아왔다. 

제주교구는 매년 각 교당별로 희생자 천도재를 올려왔으며, 원기91년~93년에는 4월1일 섯알오름에서 합동천도재를 올렸다. 제주 4.3평화공원이 완공된 원기94년부터는 매년 3월 마지막 일요일 평화공원위령제단에서 천도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진행된 원불교 천도재는 많은 재가출가 교도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 이어졌다. 축원문은 "반세기 동안 진상규명조차 할 수 없었으나 제주도민들은 굴하지 않고 2000년 4·3특별법 제정을 시작으로 2003년 대통령의 공식 사과를 받고, 2014년 4·3희생자 추념일을 법정 기념일로 지정해냈다"며 "제주4·3 희생 영령들로 하여금 가슴에 맺힌 한을 이제 모두 내려놓고 널리 용서하는 대화해심으로, 서로를 상생하는 대상생심으로, 일체 생령까지 품어 안는 대평화심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영령들을 위로했다.  

제주 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측은 "원불교 교무와 교도들의 더욱 많은 관심이 천도재에 모이는 것 같다"며 "원불교가 3월30일부터 매일같이 이어지는 의미있는 행사와 더불어, 분향소 천도재를 지내줘서 영령들과 유족들에게 큰 위로와 치유가 됐다"고 감사를 전했다.  

[2018년 4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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