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도소 대각개교절 법회
원망 내려놓기, 나를 위한 일

대각개교절 기념법회에는 외부 음식 반입이 가능해 교정위원들이 정성스럽게 간식을 준비했다. 
10년째 한결같이 교정교화에 봉공하고 있는 대구경북 교정위원들. 교도소 내 카메라 소지가 허용되지 않아 밖에서 대각개교절 기념법회 촬영을 했다.

[원불교신문=이은전 기자] 수용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교정교화활동을 10년째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대구경북교구 교정교화회가 대중법회를 열고 대각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12일 대구 달서구 소재 대구교도소에서 열린 대각개교절 기념법회에는 대구교도소 수용자 50여 명이 참석했고 대각개교절 기념으로 음식 반입이 가능한 날이라 행사가 더욱 풍성해졌다. 영천교당 이원우 교도의 사회로 진행된 법회는 성가 부르기·4배·독경·기도·설법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이날 법회 참가자들은 지도교무의 설법에 집중하는 등 진지한 태도가 눈길을 끌었다. 

김종길 교무는 원불교에 익숙하지 않은 수용자들에게 대각개교절의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대종사 일대기를 풍부한 예화를 곁들여 풀어냈다. 대종사가 어렸을 때부터 품었던 의문으로 26세에 깨달음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쉽고 친숙하게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이어가면서 수용자들의 관심을 유도한 후 마지막에 〈대종경〉 요훈품 31~32장을 합독하며 감동적으로 마무리했다. 

김 교무는 "내 몸과 마음에 어려있는 어둡고 암담한 원망의 기운을 풀어내는 일은 미운 저 사람을 위한 일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일이다"고 역설했다. 

대구교도소 교정교화는 원기93년(2008)에 최고수 1명 상담법회로 시작됐고 원기94년 2월부터 대중법회가 개설돼 올해로 10년째다. 교정교화 재원은 넉넉하지는 않으나 원기93년부터 조직된 90여 명 후원회원의 정기적인 후원금으로 마련되고 있어 안정적이고 특히 재가출가 교도 외 일반인 후원도 40명에 달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대명교당 윤양문 교도는 "처음엔 어려움이 많았다. 법당을 내주지 않아 교도소 한 쪽 구석 좁은 창고에서 옷이 다 젖도록 더위와 싸우며 법회를 봤다"며 "회를 거듭하며 쌓아온 신뢰로 현재는 불교 법당을 빌려 법회 장소로 사용하고 있으나 2년 후 교도소가 이전되면 원불교 법당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다"고 말했다. 

수용자 A씨는 양혜숙 교정위원에게 보내온 편지에서 "부모 형제도 찾아주지 않는 이곳에 원불교에서 찾아와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기 위해 정성을 쏟아줘 매우 감사하다"며 "매일 교전을 읽으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감사를 전했다. B씨는 "설법 말씀이 많이 와 닿는다"며 "사회에 나가서 꼭 원불교 교당을 찾겠다"고 말했다.

[2018년 4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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