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사드 공사 장비 반입 중단
진밭기도 398일, 김천촛불 600일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와 평화시민들은 12일 성주성지 진밭교 위에서 국방부의 사드기지 공사 장비 차량 진입을 막아 4번의 투쟁 중 첫 승을 거둬 환호했다.

 [원불교신문=강법진 기자] 국방부가 12일 성주군 소성리 사드 기지에 공사 장비 차량 반입을 시도했다가 결국 무산됐다.

사드 부지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드 불법 배치와 공사를 강행한 국방부를 규탄하는 '평화시민'들의 저항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잠정 중단한 것이다. 특히 평화시민들의 이번 저지행동은 국방부·경찰과 맞서 지난해 3월11일부터 398일간 매일 같이 기도로 지켜온 사드 기지 길목, 진밭교 위에서의 투쟁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4번의 격렬한 투쟁 끝에 '첫 승기'를 쥔 원불교, 평화시민들은 이곳 진밭교를 명량대첩의 '울돌목' 같다고 평했다. 

이날 경찰 3천 명의 진압에 맞선 평화시민은 고작 200여 명이었다. 평화시민들은 새벽3시부터 진밭교에 집결해 격자형 구조물과 그물망으로 자신을 감싸 결의를 다졌고, 경찰은 오전10시반부터 이를 강제 해산시키는 과정 중에 몇몇 부상자가 발생해 협상에 나섰다.

이날 국방부는 사드 기지 내 장병들의 숙소 누수 공사와 오폐수 처리시설 공사, 미군 숙소 리모델링, 사드 운용할 유류반입 등을 위한 공사 장비를 반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평화시민들은 불법으로 강행된 사드 배치를 정당화하는 시설 공사는 용납할 수 없다며, '북핵 핑계 사라졌다. 불법 사드 철거'라는 피켓을 들고 새벽부터 오후2시까지 추위와 더위를 이겨내며 투쟁했다.

온몸으로 맞서는 평화시민의 결의에 국방부와 경찰은 협상을 통해 지난해 11월 반입된 민간 중장비만 반출하는 조건으로 트레일러 12대를 진입시켰다. 하지만 국방부가 또 시민들과의 약속을 어기고 미군 장비를 싣고 나와 앞으로 전개될 협상도 순탄치 않아 보인다.

경찰이 해산한 후 평화시민들은 만세를 부르며 환호했다. 박철주 소성리 상황실장은 "오는 15일까지는 공사 장비 반입을 일체 하지 않고, 차후에도 국방부는 주민과 협의를 통해 진행하기로 했다"고 협상결과를 발표했다.  

김천사드배치반대투쟁위 김대성 위원장은 "원래 사드가 존재할 이유도 없지만 지금은 한반도에 봄이 오는 상황이다. 국방부는 뒤바뀐 상황을 똑바로 봐야 한다. 사드 저지는 아직 끝나지 않은 투쟁이다. 오늘 저녁 김천촛불 600회에 모여 위로와 다짐의 시간을 갖자"고 발언했다.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 강해윤 집행위원장은 "이곳 진밭교에서 398일째 기도를 올리는 우리는 세 번의 실패를 통해 더욱 단결했다. 비록 적은 수였지만 오늘 함께해준 주민, 연대자들에게 감사하고 사드가 빠져 나갈 때까지 함께 투쟁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12일 새벽3시부터 오후2시까지 성주 소성리 진밭교를 지키며 9시간 동안 경찰, 국방부의 불법 사드기지 공사장비 진입을 막아낸 원불교 사무여한단.
12일 새벽3시부터 오후2시까지 성주 소성리 진밭교를 지키며 9시간 동안 경찰, 국방부의 불법 사드기지 공사장비 진입을 막아낸 원불교 사무여한단.

[2018년 4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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