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작용에 따라 나타나는 인생의 흥망성쇠,
인과보응 이치에 의해 이뤄져

[원불교신문=전흥진 교무] 봄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4월입니다.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으로 맞이하는 만덕산의 아침은 싱그러움이 가득합니다. 맑은 하늘이 담긴 저수지 건너편 산에는 아름다운 벚꽃과 나무에 피어나는 연두빛 새순이 한창이고, 식탁에 올라온 취나물과 두릅 그리고 자연산 표고버섯은 봄의 맛을 은은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영하 20도까지 내려가 저수지 물이 꽁꽁 얼었던 1월에는 따듯한 봄이 너무나 아득하게 느껴졌는데, 이렇게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봄은 유난히 추웠던 지난 1월의 기억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겨우내 음의 기운에 눌렸던 양의 기운이 커지는 것이 눈에 선하게 보이는 듯 합니다. 

하지만 또다시 음의 기운이 점차 커지는 가을이 되면 이러한 산천의 초록은 단풍으로 아름답게 물들 것이고, 들판의 벼는 누렇게 익어갈 것입니다. 음양상승하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만물도 생로병사로 변화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세상의 변화는 이러한 자연과 만물의 변화뿐만 아니라 우리의 인생에도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각자의 마음과 몸의 작용에 따라 흥망성쇠로 변화합니다. 

우리는 때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스스로의 노력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미담을 듣기도 하고, 정치적으로 큰 권력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과거의 비리로 인해서 몰락하는 안타까운 얘기를 듣기도 합니다. 이렇게 우리의 인생은 각자의 심신작용을 따라 흥망성쇠로 변화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들은 일정한 원리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자연과 만물의 변화가 음양상승의 이치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면, 각자의 심신작용에 따라 나타나는 인생의 흥망성쇠는 인과보응의 이치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저는 이러한 변화의 원리를 알아서 스스로의 인생이 진급 되고 은혜를 입는 방향으로 변화시켜 가는 것이 '변화의 묘미'라고 생각합니다. 

인과보응의 이치에 따라 우리가 몸과 마음으로 어떠한 원인을 지으면 반드시 그에 상응한 결과가 나타납니다. 그래서 현재는 과거에 내가 지은 바의 결실이고, 미래는 현재에 내가 짓는 바의 결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과거의 결과인 동시에 미래의 씨앗이 뿌려지는 시점입니다. 그래서 현재를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과거와 미래가 새롭게 조명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의 인생이 진급이 되고 은혜를 입는 방향으로 변화를 시키려면 현재에 어떻게 심신작용을 해야 할까요? 

대산종사께서는 '감수불복(甘受不復)'하고 '선업결연(善業結緣)'하라고 하셨습니다. 현재에 누가 나에게 해독을 끼치더라도 그 해독 받은 것에 대해 되갚지 말고 달게 받으며, 선업을 쌓으면서 상생의 인연을 맺으라는 것입니다. 

현재는 과거에 내가 지은 바의 결실이기에 현재에 내가 받는 해독은 과거에 내가 잘못 지은 것에 대한 결과입니다. 만약 그것을 모르고 현재에 내가 받는 해독에 대해 다시 되갚게 되면 미래에 다시 해독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에 내가 받는 해독에 대해 달게 받고 되갚지 않고 참회하면, 과거의 악업이 깨끗이 정리될 것입니다. 그래서 대종사께서는  〈정전〉 '심고와 기도'장에서 괴로운 일을 당할 때에는 사죄를 올리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과거의 묵은 업을 깨끗하게 청산하는 방법입니다. 

또한 미래는 현재에 내가 짓는 바의 결실이기에 현재에 선업을 쌓으면서 상생의 인연을 맺어 가면 은혜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현재에 선업을 쌓으면서 상생의 인연을 맺는다는 것은 미래에 피어날 은혜로운 씨앗을 뿌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모르고 현재에 악업을 쌓으면서 상극의 인연을 맺어 가면 미래에 해독을 입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현재에 악업을 쌓으면서 상극의 인연을 맺는다는 것은 미래에 피어날 해로운 씨앗을 뿌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과거에 내가 지은 바의 결실이고, 미래는 현재에 내가 짓는 바의 결실입니다. 우리는 현재를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과거와 미래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습니다. 현재에 누가 나에게 해독을 끼치더라도 그 해독 받은 것에 대해 되갚지 말고 달게 받으며 선업을 쌓으면서 상생의 인연을 맺어 가면, 과거의 묵은 업을 깨끗하게 청산하고 은혜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습니다.

화기로움이 가득한 4월,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변화의 묘미'를 알아서 '감수불복'하고 '선업결연'하여 과거의 묵은 업을 깨끗하게 청산하고 은혜로운 미래를 열어가시길 기원해 봅니다.

/만덕산훈련원장

[2018년 4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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