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하고 평화스런 우리 영산은 
뒤로는 산으로 병풍을 삼고 
앞으로는 해조로 거울을 하니 
산과 물 그 경치 좋기도 하다.
 

정숙한 아침에 우리 영산은 
닭의 소리 여명을 재촉해 울고 
개소리 웅장히 들이어 와서 
적막한 공기를 깨트리누나
 

동천에 밝아오는 태양광선은 
촛대봉 삼립한 수목사이로 
은은한 광명을 쏘아내어서 
우리의 구호농장 비추어주네
 

낮에는 노동하야 복을 넓이고 
밤에는 공부하야 혜를 넓이니 
다시 복혜가 족족하리라
이것이 우리 영산 특색이로세.
 

글-묵산 박창기(1917~1950) 대봉도 
출처-<월보> 제42호(원기 17년 11월)


지난주 주산종사의 영산가에 이어 묵산 선진의 영산가도 소개해 본다. 대각개교의 달 4월은 우리 전 교도 마음의 고향 영산성지를 간접적으로나마 만나보면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이번 '영산가'는 영산선원의 초창기 모습이 그려진다. 와탄천을 통해 들고 나는 바닷물, 아침에 피어오르는 물안개, 닭과 개 동물들까지도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모습이다. 수목사이로 떠오르며 비춰주는 은은한 햇살은 구호농장의 부지런한 아침풍경을 보는 듯하다. 영육쌍전 주경야독 반농반선의 초기교단의 모습. 복혜양족한 생활이 바로 영산의 특색임을 강조한다. 

정보화시대를 넘어 4차 산업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들의 영육쌍전은 안녕한지. 그 시절 영산의 특색이 그리워진다. 제각각 형편에 맞게 경전을 구전심수 삼아 복족족 혜족족 자력을 세워야 함을 강조해 본다.

/둔산교당

[2018년 4월 20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