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한맘/김상중 지음·값8,000원

[원불교신문=최지현 기자] 김상중 교무의 세 번째 시집 <달빛으로 온 벗>이 출간됐다. 이 시집은 90여 작품이 총 4부로 나뉘어 한 권에 실렸다. 

'봄이면 발가벗은 가지에 어김없이 피어난 청순한 미소/ 아직 알몸이 부끄러운지 마른가지를 붉은 꽃술로 가리며 종종 걸음으로 봄을 맞는 여정…(중략) 그 진한 정열에 향기 담아낸 꽃 진달래'(18p. 진달래)

수필과 시에 능통한 저자는 언어의 마술사로서 독자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한다. 이른 봄 새싹이 한 잎씩 솟아오를 때 느껴지는 보송함에 대한 환희, 한여름 어머니의 품같이 치성하게 우거진 푸르름, 하나둘 물들어가며 설렘을 전해주는 가을 단풍과 잎새들, 앙상한 가지에 매달려 마지막을 기다리는 순간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계의 법칙을 노래처럼 풀어냈다. 

이혜화 교도는 "김 교무의 시에서 주목할 점은 세 가지다. 첫째는 즉물적 서경성이다. 굳이 어떤 의미를 부여하려고 애쓸 일 없지만, 묵조선이 주는 평온함 같은 것이 있다"며 "둘째는 동시적 순정성이다. 정녀 김상중의 시를 읽다보면 동시를 읽는 듯한 심리적 정화가 느껴진다. 종교적으로는 순정성 승화라는 정체성을 가진다. 셋째는 구도적 치열성이다. 시 '봄의 반란'에서 '성깔 있는 야생'같은 시어를 낚아 올리는 감각은 정말 놀랍다"고 평가했다. 

김상중 교무는 "삶이 수행이었고, 일상이 봉공이었던 숫한 날들을 돌아보게 됐다"며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버팀목이 되어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매사를 고운 단풍잎처럼 아름답게 마무리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다. 

한편 원기80년에 〈임실문학〉에 수필을 게재하면서 회원 활동을 시작한 김 교무는 이후 월간 〈시사문단〉에 시로 등단했다. 한국 〈시사문단〉 작가협회 회원이기도 한 그는 저서로 수필 〈한 올 한 올 수를 놓듯이〉, 편저 〈향기로움 그대로〉, 시집 〈사초(思初)의 길목에서〉 〈그래! 그러는 거야!〉 등이 있으며, 제26회 임실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18년 4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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