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도원 주임교무와 교도들이 요양원을 찾아 원로교도들을 순교하는 모습. 거동이 불편한 원로교도들이 요양원에 입소하면서 일요법회에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체계적인 교육으로 멘토 교도 양성

 

[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대구교당에 막 들어섰을 때 이른 아침부터 교도들은 교구 여성회 일일찻집 준비로 분주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성회원들이 전통차와 생과일주스, 커피 등의 음료는 물론이고, 다식으로 내놓을 과자와 떡을 준비하는 모습에서 생동감 있는 교화현장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대구교당은 대구경북 교구청과 함께 이뤄진 곳으로 교구를 대표하는 교당이다. 대표 교당으로 늘 교구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이날도 교구 여성회가 깨달음의 달 4월을 맞아 지역사회에 은혜와 나눔의 잔치를 준비하는 가운데 대구교당 교도들을 중심으로 행사준비가 한창이었다. 

대구교당의 역사
63년의 역사를 가진 대구교당은 대구경북교화의 중심으로 서성로·김천·안동·괴산교당 등 16개 교당의 연원지로 21명의 전무출신을 배출시키며 교단 영남지역 역사의 중심에 있었다.
원기39년 4월 서울지부 교도인 고정진·박효진 부부 교도의 발원으로 자택에 법회장소를 마련, 부산 지방교무에게 출장법회를 청원한 것이 시작이다. 항타원 이경순 교무가 첫 법회를 보다가 원기40년 1월부터 정식으로 월3회 출장법회가 마련됐다. 처음 교당을 설립할 당시는 장시원·유성원 부부 교도와 백봉신, 김지원행 교도 등 창립인연들이 계를 모으고 유성원 교도가 3년 동안 가옥문서와 포목현물을 은행에 저당 잡혀 기금을 마련했다. 원기40년 11월 대구시 삼덕동 23번지에 와가 2층 188㎡의 건물을 매입·수리해 교당을 마련, 본격적인 교화를 시작했다. 원기41년 4월 초대교무로 이경순 교무가 부임하면서 대구지소 인가를 받게 됐다.현재의 대구경북교구청 및 대구교당은 원기77년 3월 지하1층, 지상4층 철근콘크리트 슬라브 건물 2,965㎡로 건축해 봉불했고, 대구원광새마을금고, 교구 사무국과 대구원음방송, 대구교당 등이 자리해 있다. 

공부하는 교당, 화합과 친목의 도량
법회가 시작되고 위도원 주임교무의 설교가 있기 전 두 교도의 강연이 있었다. 교도의 공부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법회 때 강연과 감상담을 교당 실천방향으로 정해 실행하고 있던 것이다. 이날은 전경진 교도가 '마음속 부처님, 심불(心佛)'이란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그는 "진리는 일원상이나 법신불, 부처님 등 많은 이름으로 불리지만 결국 하나의 신앙이 된다"며 "수많은 경계 속에서 마음을 밝혀 주는 불빛이 되고, 나침반도 돼 길을 잃지 않도록 든든한 보호자가 돼 주고 있었다"고 스스로의 공부담을 설명했다.

대구교당은 교도들의 삼대력 증진을 올해의 목표로 잡아 정기훈련과 상시훈련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법회 때 강연과 감상담 발표가 그것이고, 지난해 봄부터 강의와 강연의 형식을 벗고 회화의 방법을 도입한 화요공부방이 대표적인 사례다. 화요공부방은 스스로 경전연마를 통해 각 장마다 주제와 요지, 문답거리를 찾아 정리하는 상시훈련이 됐다. 매주 공부모임 날이면 소득 유무대조 등을 스스로 챙기고 공부시간에는 감정을 받는다. 

화요공부방 재미가 한참이라는 전영선 교도는 "전에 참석했던 강의식의 공부는 궁금하거나 몰랐던 부분을 그냥 넘기는 일이 많았다. 지금은 미리 주요 요지를 공부를 해오고, 서로 문답의 형태로 이뤄져서 더 공부가 되는 것 같다"며 "원음방송을 듣고 신입교도들이 찾아오기도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묻고 대답하는 형식이라서 어려움이 없는 것 같다. 공부에 더 재미를 붙인 것 같다"고 공부방을 소개했다. 〈정전〉에 이어 지금은 〈대종경〉 공부가 진행 중이다.

또한 올해 3년째 이어오고 있는 요가교실은 손봉현 교도가 지역주민 교화와 교도들의 건강 보호를 위해 재능기부 활동으로 7명~8명이 꾸준히 참석하고 있었고, 매주 한 시간씩 운영하는 선명상 힐링교실도 일반인과 교도들의 참석하고 있었다. 

선명상 힐링교실은 명상과 치유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한다. 방도웅 교도의 소리선과 행선, 절명상 등이 실행되고 있었고, 〈좌선의 방법 해설〉을 교재로 좌선 실습을 운영하고 있다.
법회가 끝나자 70세 즈음의 할머니 교도들이 친목놀이로 윷판을 벌였다. 교당의 원로들은 법회 후 항상 이렇게 윷놀이를 한다고 했다. 서로 팀을 나누고 이런저런 소담을 나누면서 윷을 던지는 원로들의 얼굴은 마냥 재밌어 보였다. 한 교도는 "교당에서 법회만 보고 집에 가면 서운하다. 이렇게 모였을 때 윷이라도 던져야 재미가 난다"고 말한다. 교무님 설법도 듣고, 함께 놀이시간도 가지니 교당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덧붙인다.

최근 교당 원로들이 요양원에 입소하거나 거동이 불편해 자주 법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이들이 생겼다. 때문에 주임교무와 교도들은 교당에 나오지 못하는 원로들을 찾아 순교를 다녀오곤 한다. 대구교당에도 요양원에 입소한 원로교도를 찾아 순교를 펼치고 있다.

단장훈련과 신입교도 관리
교도들에 의해 교화가 살아나고, 수행평가 등의 공부점검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교화단의 활성화가 필연적일 것이다. 대구교당에서는 교화단의 역할을 더 비중있게 생각하고 교화단 활성화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매월 1회 단장교육에 매진해 지도역량을 키우고, 아울러 체계적인 교도 관리를 위해 신입교도를 연계한 멘토 결성과 멘토들의 교육도 함께 진행한다. 

박상원 전 교도회장은 "단장이 단원들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지도인으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본적인 교리이해부터 시작해 수행의 조력을 줄 수 있는 지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장교육을 체계적으로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처음 교당을 방문한 신입교도들은 다른 교도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신입교도들이 4축2재 등의 문화나 법회에서 낯선 의식진행은 익숙해지기까지 많은 시간과 도움이 필요하다. 박 교도는 "이들을 안내해주는 신입교도 멘토들이 필요했다. 올해부터는 신입교도 멘토들을 양성하고 또한 신입교도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기 위해 멘토교육을 시작했다"며 "시범적으로 멘토가 신입교도에게 다가가 교당문화의 안내와 교도간의 징검다리 역할로 큰 효과를 나타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대구교당 교화단 교육이 얼마나 교화에 큰 영향을 주는 지 체감한 시간이었다. 체계적인 교당 교화정책이 결국 지역교화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어 고무적이다. 

대구교당 김도심 교무(대구경북교구장 겸직)와 교도들이 국수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법회 후 교당 원로교도들이 윷놀이를 하고 있다. 원로교도들은 매주 교당에서 친목모임을 함께 한다.

[2018년 4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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