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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위사정 이대로 좋은가-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 법위사정
법위사정 이대로 좋은가-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 법위사정
  • 정성헌·이여원 기자
  • 승인 2018.04.25
  • 호수 18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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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발·양산하는 법강항마위 이상 법위, 교단 정체성마저 흔들어
대산 김대거 종사가 시작한 법위향상운동의 본의 제대로 살려야
올해도 교단은 초성위(初聖位) 1136명을 배출했다. 향후 법위사정은 더 많은 초성위가 배출될 것이라는 소식에 현장의 제도개선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서 법위사정의 내막을 잘 아는 재가출가 교도들을 중심으로 획기적인 전환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본사는 '법위사정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사진은 원기73년 제2대말 성업기념대회시 법위승급자 모습.
사진은 원기73년 제2대말 성업기념대회시 법위승급자 모습.

법위사정제도의 허와 실, 교단적 지혜 절실해
 

50여년 전 반백년기념사업으로 전 교도의 법위향상운동을 대대적으로 시작한 이후 현재는 법강항마위 7천명 배출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 중단하거나 개혁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한편으로 부분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법위사정 이대로 좋은가. 이번 기획에서는 오늘날 법위사정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과 함께 개선 대안에 대해 알아봤다.

법위사정제도의 현실
4월초 '법강항마위는 어떤 법위인가'란 제목으로 〈원불교신문〉 사설이 나간 이후 깊은 우려에 공감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mjlee4155는 '현재 교단내 법위사정의 합리적인 기구와 제도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지도부는 현재 법위사정 방법의 잘못을 인정하고 새로운 법위사정을 공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현 법위사정제도를 중세시대 면죄부에 비교하며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올라왔다.

법위사정제도는 정말 필요악일까. 수십년 교도생활을 하고 얼마전 기간제 교무로 출가한 성종인 교무(둥지골청소년수련원)에게 재가 입장과 출가 입장에서 법위사정제도에 대해 물었다. 성 교무는 "법사들의 인플레이션 현상은 갈수록 심해져 교당 4축2재때만 되면 흰 법복을 입은 법사들이 법당을 가득 채웠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대부분 소외감을 느꼈다"며 "더욱이 사업성적이 법위사정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아는 교도들은 노골적으로 교무님께 반찬을 해드리거나, 식사를 대접해도 반드시 소의희사로 올렸는지 부직자에게 확인하는 풍토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다들 법사들이 됐는데 나도 법사가 돼야 면이 서는 교당 분위기를 전한 것이다. 교도정기훈련에 대해서도 성 교무는 "지금 교무로 참여한 전무출신 훈련은 매우 행복하다"며 "새벽에 들어와 아침좌선도 빠져놓고도 훈련을 이수처리해주는 현실에서 현 법위사정 제도가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화정교당 라도현 교도는 "법위사정은 누구나 알고 있는 것처럼 현재 왜곡됐다"며 "법위라는 것은 진리의 법계로 수행성적으로 봐야 하지만, 사업성적을 포함시키다 보니 '있는 사람들의 잔치'가 돼버렸다. 교세 확장시기에 법위가 남발된 것도 여기에 관련있다고 본다. 칭송받아야 할 법위가 교도들의 명예욕을 자극하고 수행하는 사람들의 싹을 없애고 있다"고 역기능 문제를 지적했다.

법위제도에 대해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는 의견은 오덕훈련원 조정우 교무(기간제)도 공감했다. 그는 "법위사정이 실제로 서류상으로만 진행된다. 그러나 당사자의 실행모습은 법사자격이 없는 것 같은데 법호나 항마위를 받으니 그 위상은 떨어지고, 누구나 시간이 지나면 주는구나 하는 인식이 지배적이다"며 "어떤 교도들은 옆 사람이 법호를 받았는데 왜 나는 안주냐며 떼를 쓰는 경우도 봤다. 법호인, 법사인의 소중함이 교도들 사이에 사라져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살려쓰느냐 문제
반면 현 법위사정제도를 개선하는데 찬성은 하지만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영산선학대학교 이성원 교무는 "현재 법위사정 제도는 법위를 높이고 공부를 진작시키며, 스승들의 염원을 잇는다는 뜻에서 분명 긍적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 없다"며 "〈원불교신문〉에서 지적한 '법강항마위 3년 단위 1000여명 배출'의 시각 또한 전국 5백여개 교당에서 2명 정도의 승급자가 있다고 볼 때 벌써 천명이 되는데 단순히 숫자가 많다는 것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 법위사정 항마위는 120점 만점에서 80점이면 승급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는데 법강항마위 승급자격을 현 상태보다 강화할 필요는 있다. 그렇다고 법위사정 자체를 중단하거나 잘못했다고 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잠실교당 이종화 교무도 "교당에서는 법위 받은 교도들에게 '지금 받는 법위보다 자신의 실제 법위를 한단계 낮춰서 생각하라'고 말씀드린다"며 "대산종사가 부족한 면은 앞으로 채워가라는 의미에서 법위향상운동을 전개했던 만큼 현장에서는 따르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법위사정제도에 대한 여러 시각들이 있지만 자꾸 부정적으로 이야기한다면 법위 받는 사람도 그렇고, 법위를 사정한 사람도 애매한 상황에 빠진다. 모두 죄지은 사람처럼 만들면 안되지 않느냐"며 불편한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안암교당 김제원 교무는 "대산종사나 스승들께서 이것을 모르고 남발했겠나. 무슨 뜻이 있는지 우리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며 "물론 냉정하게 양산하지 않는 방법도 있다. 또 채워서 하라고 했지만 어쩌다 못채우고 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운동을 할때나 목표를 세울때 지금 내 실력보다 높게 잡아야 거기에 도달할 수 있는 원리처럼, 법위를 올려받을 때 그것을 채우기 위해 연마하고 노력하려는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법이다. 결국 어떻게 살려쓰느냐의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법위사정제도의 문제점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부정적인 시각으로 대산종사의 법위향상운동의 본의와 긍정적인 효과마저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법위사정 개선에 대한 의견
이러한 관점들이 존재하는 가운데 법위사정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들도 제시됐다.
부산울산교구 이정식 교무는 "현재 법위사정제도가 개선할 시기임은 분명하다. 왜냐면 법위승급자들의 법위에 대한 해당 기준이 분명 있지만 안맞는 경우가 너무 많다"며 "무엇보다 교당 교무들이 교도법위를 사정하는 것을 벗어나 교도 스스로 자신의 법위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진단하는 지표나 척도가 개발돼야 한다. 스스로 자기 신앙과 수행이 어느정도인지 점검할 때 공부심이 진작될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교도의 법위는 해당 교당의 교무가 사정을 하고 있다. 교구에서 이를 바탕으로 검사를 하는데 이러한 시스템에 대해 그는 "교구에서도 특별히 검사할만한 척도나 도구가 없는게 현실이다. 교당에서 교무가 예항이라고 정하면 걸러낼 장치가 없어 행정적으로 그대로 중법위에 올리는게 전부다. 중법위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한 사항이 아니면 교구에서도, 중법위에서도 알 수가 없다"며 "적어도 정식 법강항마위정도는 교단 어른이 실제 시험이라도 보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도갑 교무도 법위승급에 대해 "적어도 법위가 올라갈 때마다 상위 법위자가 문답을 해야 하는데 이런 절차 없이 서류로 한다는 것은 법위사정이 아니다"며 "적어도 상위 법위자가 문답을 통해 평가해야지 무언가 깊게 꿰뚫고 있는가는 알지 않고 법위만 올라간다는 것은 법위사정의 핵심이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서류조사로만 진행되는 법위사정제도를 실제 문답방식으로 바꿔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압구정교당 윤광준 교도는 "현재 법위사정은 돌이킬 수 없는 문화로 정착돼 교단의 적폐가 되고 말았다"며 "법위사정제도가 어떻게 혁신되어져야 할 것인가는 그동안 수많은 논의와 방법이 모색돼왔기 때문에 이를 현명하게 간추리면 답이 나온다고 본다. 다시한번 수위단회 산하에 법위사정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가동해 중지를 모으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위등급 구현 실패로 인지해야
인터뷰를 살펴본 결과 교도의 실제 법위보다 한단계 높게 주고 안주고는 보는 관점마다 충분히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살필 수 있었다. 

하지만 초창기 법위향상운동 당시 대산종사의 본의에 따라 법위사정과 교화를 전개해온 교당 일선의 목소리를 들어볼 때 무엇보다 근본원인은 법위사정에 대한 교정원의 세부적인 정책 실패에 의한 것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법위사정에 따른 다양한 보조장치와 정책들은 썰물처럼 빠져버리채 현장에서는 별다른 대안책도 없이 스승이 내놓은 법위향상운동에 대한 신념으로 버텨온 형세를 띄기 때문이다.

최초 법위향상운동 및 법위현실화가 시작될 당시를 살펴보자면 원기55년 첫 교리시험이 전국 교당으로 실시됐고, 출가자들에게도 대산종법사가 직접 성리문제를 출제함으로써 법위사정이 어느정도 객관성을 가졌다고 보여진다. 또 교법 무장으로 활불이 되자는 차원의 법위사정이었기에 교화단정책, 훈련정책이 실시되는 등 질적인 환경도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존재했다.

하지만 오늘날 법위사정의 공부성적 기준은 법랍, 법회출석, 이틀간 훈련 등으로 축소되고, 사업성적 또한 열악한 교당의 희사에 동원하는 면도 없지않을 정도로 전락하고 말았다. 법위사정 기준도 교당 교무의 재량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오늘날 시스템은 교화훈련부 법위사정표에 120점 만점자가 수 없이 올라올 정도로 신뢰성을 상실한지 오래다.
개인의 역량은 조직 시스템을 넘지 못한다. 오늘날 법위사정제도의 한계는 일선 교당 교무나 교도들 양심의 문제가 아닌 원불교 조직의 문제임을 직시해야 한다.

[2018년 4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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