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종법사, 어변성룡하는 한반도 염원
문재인 대통령, 밝은 빛과 기도 부탁

원기103년 대각개교절 경축식에서 내빈들이 불단에 올라 일원대도 등촉대에 불을 밝혔다.

[원불교신문=강법진 기자] 원기103년 대각개교절 경축식이 중앙총부를 비롯한 국내외 각 교당‧기관에서 진행돼 소태산 대종사의 깨달음의 빛과 원불교 열린날의 기쁨을 함께했다.

4월28일 오전10시 경축식이 진행된 중앙총부에는 재가출가는 물론 종교계 및 정관계 내빈들이 다수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경축식은 경축기원과 함께 교가, 봉축사, 법어봉독, 일원대각 등촉식 및 대각경축가, 종법사 법문, 축사, 개교경축가, 경축공연으로 진행했다.

전날 2018남북정상회담이 열려 ‘판문점 선언’으로 한반도가 평화 통일, 비핵화의 동남풍이 불어온 뒤라 이날 대각개교절의 경축식에는 ‘새 시대, 새 출발’의 의미를 담은 축하들이 쏟아져 나왔다. 또한 올해 경축식에서 첫 선보인 일원대각 등촉식은 원불교의 최대 경축일인 대각개교절이 소태산 대종사의 깨달음으로부터 비롯됐음을 더욱 드러냈다.

경축기원에 이어 진행된 일원대각 등촉식에는 한국천주교주교의회 의장 김희중 대주교, 문화체육관광부 나종민 제1차관, 성균관 김영근 관장, 천도교 이정희 교령, 송하진 전라북도지사, 김승환 전라북도교육감, 조계종 진각스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태현 목사, 탈북청년, 한은숙 교정원장이 불단에 올라 시방을 상징하는 촛대에 각각 등을 올려 불을 밝혔다. 이때 대중은 박수로 이날의 기쁨을 함께했다.

소태산 대종사의 깨달음과 지혜를 상징하는 일원대각 등촉대는 시방을 뜻하는 10개의 등기둥 위에 함께 빛을 밝힘으로써 일원대도가 널리 선양되기를 염원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일원대각 등촉대는 원광디지털대학교 김동원 교수(전통공연예술학과)가 직접 설계 및 공정과정을 거쳐 제작했다.

이날 경산종법사는 경축사를 통해 “지금 세계는 큰 전환기에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민족 전체가 평화와 화해의 길로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남과 북의 항구적인 평화와 나아가 통일의 동남풍이 불기를 축원하고 기도 정성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한 뒤, 진리적 자아를 완성하는 네 가지 길에 대해 부연법문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축전을 통해 “오늘은 소태산 대종사께서 큰 깨달음을 이룬 뜻 깊은 날이다. 원기103년 원불교 대각개교절을 진심으로 봉축드린다. 원불교는 정신개벽의 개교정신으로 우리사회의 화합과 상생의 큰 힘이 되어 왔다. 정신과 물질의 조화로운 발전을 추구하는 가르침은 생명과 인권을 존중하는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소망하는 국민들에게 밝은 빛이 되고 있다. 원불교 지도자와 교도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어제 우리는 평화와 번영을 위한 큰 걸음을 떼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우리는 전쟁 없는 한반도를 약속했고,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역사적 여정이 시작되었음을 알렸다. 평화는 민족 모두에게 더 나은 삶을 가져다 줄 것이다.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많은 기도 부탁한다”고 축하의 뜻을 전했다.

축사를 전하는 문화체육관광부 나종민 제1차관.

축사는 도종환 문체부장관과 김희중 대주교가 전했다. 문체부장관 축사를 대독한 문체부 나종민 제1차관은 “소태산 대종사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큰 깨달음으로 원불교를 창시했다. 이 깨달음은 오늘날에도 국가, 국민에게 큰 가르침이 되고 있다. ‘모두가 은혜입니다’라는 희망과 화합의 메시지처럼 원불교가 대한민국을 넘어 베풂과 나눔을 실천하는 종교가 되길 바란다. 한반도 평화의 큰 발걸음은 국가의 안녕을 위해 늘 기도해 준 원불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계의 덕분이라 생각한다. 여러분의 간절한 기도에 힘입어 국민이 행복한 나라, 한반도 평화시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축하의 뜻을 전했다.

축사를 전하는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어 김희중 대주교는 “올해 들어 우리나라의 남북관계가 매우 발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모든 국민의 염원이자 특히 우리 종교인이 공동으로 지향하는 평화를 위한 기도의 열매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유일한 분단국가로 전 세계인들의 관심과 불안의 시선을 받았던 한반도에 평화의기운이 감돌고 있다. 백두산 천지의 기운이 백두대간을 타고 한라산까지 이르러 한반도 평화는 물론, 동북아의 평화를 이루는 징검다리가 되고 나아가 세계 평화를 이루는 중요한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전했다.

또한 김 대주교는 “비무장지대(DMZ) 전체를 세계생태평화공원으로 지정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평화를 위한 모든 사람들이 분단의 상징이었던 비무장지대에서 평화를 노래하고 함께 춤추는 의미 있는 곳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면서 “원불교의 은혜, 상생, 평화, 통일 메시지는 가톨릭교회에서도 오래전부터 외쳐왔다. 이제 우리나라는 남북관계를 비롯하여 사회 곳곳의 많은 분야에서 화합과 상생의 열매를 가꿔야할 시기이다. 모든 종교인의 기도와 노력의 씨앗이 어느 정도의 열매를 맺게 되었으니,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그 열매를 잘 가꾸어 수확해야 할 시기이다. 원불교가 한 축을 담당해 주길 바란다. 또한 종교인들이 이루고 있는 화합과 친교의 힘이 우리 모든 사회의 정신문화의 발전과 성장을 위한 동력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축하와 화합의 뜻을 요청했다.

경축공연은 수도원 합창단의 ‘나 길이 여기’ ‘동요메들리’ ‘우리의 소원’ 등 합창곡과 퓨전국악팀 ‘아퀴’의 전통타악공연이 흥겹게 펼쳐졌다.

이날 경축식에 참석한 정도상 소설가(북일교당,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상임이사)는 “대종사가 ‘금강이 현 세계하니 조선이 갱조선이라’고 했다. 어제(2018남북정상회담)는 금강이 온 세계에 드러나는 날이었다면 오늘 대각개교절은 어제의 금강을 선물 받은 것이다. 대종사가 염원한 조선이 갱조선 되는 시대가 왔다. 거기에 발맞춰 새로운 준비들, 새로운 통일운동의 틀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교단 재가출가 중에는 오래 전부터 남북관계를 주도해온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 그들이 다시 통일의지를 모아 개성교당 복원 등 북한교화의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도 곧 실무접촉을 시작할 듯하다”고 희망적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대각개교절 봉축행사가 중앙총부와 중앙교구가 통합해 진행하면 더욱 풍성해질 텐데 아쉽다”며 “전환의 시대를 맞는 원불교가 보다 젊은 원불교가 되길 희망한다”고 변화를 촉구했다.

이날 참석한 내빈으로는 김희중 천주교주교회의 의장, 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김영근 성균관 관장, 이정희 천도교 교령, 한병도 정무수석,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성곤 국회사무총장, 송하진 전라북도지사, 김승환 전라북도교육청 교육감, 소병홍 익산시의회의장, 조계종 진각스님, 김태현 NCCK 목사, 양덕창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부장 등이 자리했다. 이 외 이낙연 국무총리, 이홍정 NCCK 총무, 엄기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김무성 국회의원, 유성엽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등이 화환을 보냈다.

원기103년 대각개교절 경축식이 국내외 각 교당 기관에서 열렸다. 중앙총부 경축식에는 종교계 및 정관계 내빈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원기103년 대각개교절 경축식이 국내외 각 교당 기관에서 열렸다. 중앙총부 경축식에는 종교계 및 정관계 내빈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원기103년 대각개교절 경축식이 국내외 각 교당 기관에서 열렸다. 중앙총부 경축식에는 경축공연하는 수도원 합창단.
원기103년 대각개교절 경축식이 국내외 각 교당 기관에서 열렸다. 중앙총부 경축식에는 경축공연하는 퓨전국악팀 '아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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