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안세명 기자] 4차 산업혁명시대, 교단은 새로운 교당교화 모델 찾기에 분주하다. 

"지금의 교화방식으로는 안된다"는 외침이 현장에서 수없이 들리지만, 정작 '가보지 않은 길'을 도전할 지혜와 용기는 부족하다. 우리에게 자신할 만한 소태산 대종사의 교법이 있음에도 그러하다.

인류에게 '영성'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다. 영성은 인간의 사고 기능인 지능을 주재하는 '본성'의 기능이자 영역이기에 물질이 고도로 발달할수록 영성훈련에 대한 체험적 욕구는 증폭될 것이다.

천국과 행복의 길이 오직 종교를 통해야만 한다는 교화방편도 이제는 한계점에 이르렀다. 원불교의 위기도 여기에 있다. 곧 영적성숙을 이끌고, 이를 실증할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사람)를 소유하고 있는가? 이를 명쾌히 전달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갖췄는가? 나아가 실제적 훈련이 가능한가? 이 세 가지가 향후 교당의 구체적 역할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언제 어디서나 '교당내왕시 주의사항'과 '상시응용 주의사항'이 구현되는 곳이 교당이다.

〈원불교신문〉 온라인칼럼에 게재된 서울대 소광섭 명예교수의 '4차 산업혁명과 영성시대'에서 소 교수는 "인공지능이 가져오는 혁명은 과거와 차원이 다른 개벽이다"며 자연과 인공이 구별이 안 되는 세상, 즉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추월하는 특이점(singularity)의 역사적 현실이 눈앞에 다가왔음을 직시했다. 

이제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본성의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할 수 있는 교당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들은 물론 어린아이까지도 스마트폰과 SNS 공간에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창출해낸다. 이러한 '디지털 교화지형'에 대종사의 교법은 영성운동의 대안으로 자리할 것이다. 

또한 그 핵심 코어는 바로 정신의 힘을 확장하는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이 될 것이다. 

이제 사이버나 가상(virtual)의 개념이 아닌 '바로 지금', 내면의 깨침을 경험할 수 있는 디지털 교당이 새롭게 요청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단은 디지털 문화에 기반한 교당모델과 교화창업에 도전하는 용기 있는 이들에게 과감한 지원을 해야 한다.

디지털 교당에서는 누구나 소태산의 교법을 체험하고 공유할 수 있으며, 지도인과의 문답·감정·해오를 통해 자신의 신앙과 수행정도를 무시·무처로 점검받을 수 있다. 필요하면 어디서나 모임과 훈련이 가능하다. 

이 공간에서는 재가출가 교도가 함께 협업을 이루는 교화창업이 빠른 속도로 전개될 것이며, 오직 지자만이 본위되는 역동적 공간이 될 것이다. 또한 수많은 공부인이 발굴되고, 교법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짐에 따라 현재의 교당과 훈련원은 새로운 체험도량으로 거듭날 것이다. 바로 디지털 교당이다.

[2018년 5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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