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7일 남북정상회담 장면…정산종사 법문 실감나 
"남북통일과 세계평화, 무위이화로 될 것이다"
교단도 통일시대 교화위해 지속가능한 방안 모색해야

[원불교신문=남궁문 원무] 원불교인들은 매년 4월이 오면 대종사의 대각의 기쁨 속에 신앙과 수행을 위한 마음을 다시 챙기며 성불을 위한 디딤돌을 하나 더 놓곤 한다. 그런데 올해는 대각개교절인 4월28일 바로 전날인 27일이 남과 북의 정상이 분단의 현장인 판문점에서 회담을 하는 날로 정해지면서 원불교인을 비롯한 대다수 국민들은 기대에 찬 눈으로 남북정상회담의 준비 과정을 지켜보며 회담의 성공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낸 것 같다.

4월27일 오전9시30분,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 모습을 드러낸 후, 남북 정상이 서로의 손을 맞잡고 남북 군사경계선을 넘는 역사적인 장면을 본 국민들은 가슴 뭉클함을 느끼며 모두가 환호성 속에 우렁찬 박수를 보냈다. 이날 하루 종일 국민들의 관심은 2018mm 폭의 타원형 탁자를 사이를 두고 앉은 두 정상의 회담 모습과 대화 내용에 집중됐던 것 같다. 

마침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완전한 비핵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등 다양한 상호 협의 내용이 담긴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선언문'이 발표되면서 국민들의 마음은 훈훈해졌고, 멀게만 느껴졌던 평화, 통일이라는 단어가 한층 더 가깝게 느껴지게 됐다. 이러한 평화와 통일, 번영에 대한 염원이 표출되는 모습들을 지켜보며 통일시대의 원불교 교화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다.  

<한울안 한이치에>를 보면 정산종사와 한 제자 간의 다음과 같은 문답이 기록되어 있다. 이정무가 여쭈었다. "앞으로 세계적인 전쟁이 있겠습니까?" 
"허공에서 이제는 전쟁을 않기로 했는가 보더라. 국부전은 있어도 세계전은 없을 것이다.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는 무위이화로 될 것이다. '우리 이러지 말자'하고 손잡을 날이 올 것이다."(<한울안 한이치에> 6.돌아오는 세상 17절)

4월27일의 남북정상회담 장면을 보면서 정산종사가 말씀한 법문과 어찌 그리 일치하는지 새삼 마음에 큰 감동이 일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는 통일시대에 대비해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지게 됐다. 

대산종사는 개교반백년기념대회 식전에서 "국력의 자주적 배양을 발판으로 하여 선의의 경쟁으로써 조국통일을 평화적으로 달성하고 나아가 유구한 민족의 전통적 슬기와 참됨을 바탕하여 세계적 정신운동을 이 땅 위에서 우리가 달성할 것을 결의한다"라고 선서한 바 있다. 또한 좌산상사는 원기82년 6월 통일특별법회 시 '통일호소문'을 발표한 적도 있고, 원기90년에는 '북한교화 방안', '통일 전 해결해야 할 10대 과제' 등에 대해 법문을 하신 바가 있다. 

그동안 우리 교단에서는 통일시대에 대비하여 북한돕기운동, 한울안운동, 평양교구장임명, 남북교류 등 다양한 노력을 경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통일시대에 대비한 활동들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국가적으로 보면 남북교류 계획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것 중의 하나가 '철도 및 도로의 연결'이다. 그런데 이 계획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오래 전부터 국가 각 연구기관에서 연구 수행을 통해 기본 계획 등을 수립하여 만반의 준비를 해온 결과이다. 따라서 남북교류 증진에 대비한 우리 교단의 교화를 위해서는 통일에 대비한 교화전략 수립, 기존 네트워크 정비, 통일시대 교화인재 양성, 관련 전담부서 설치 등이 우선 이뤄져야 할 것이다.

농부가 긴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하며 농사에 필요한 종자와 기기 등을 점검하고 챙기듯이 우리 교단도 빠르게 변화하는 남북교류 시대에 발맞춰 교화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통일시대 교화를 위해 교단적인 힘을 모아 지속가능한 교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원광디지털대학교 총장ㆍ어양교당

[2018년 5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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