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소, 이 사람아, 남의 흉은 잘도 보네. 자네 말 듣는다면 저 사람만 못났네만 그에만 흉이 있고 자네 흉은 정이 없나. 아스소, 그리마소. 자네 흉은 더 많을 테니 남의 흉 미루어다 자네 몸을 더 닦으소.

출처- 회보 제34호
글- 유성열 선진(유허일 대봉도의 아들, 일본교화 유공인)

한때 '너나 잘 하세요'라는 말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자기 일도 제대로 잘 못하면서 상대방이 조금 실수하면 그것을 더 부각시키려는 마음이나 간섭을 하지 말라는 의미를 담아 하는 말투다. 
대종사께서 하루는 어떤 사람을 꾸짖었다. 그때 하신 말씀이 "너는 먼저 너의 행실을 살펴보아서 그러한 일이 있으면 고칠 것이요 없으면 명심하였다가 후일에도 범하지 않기로 할 것이며, 결코 책망당하는 그 사람을 흉보거나 비웃지 말라. 어리석은 사람은 남의 허물만 밝히므로 제 앞이 늘 어둡고, 지혜 있는 사람은 자기의 허물을 살피므로 남의 시비를 볼 여가가 없다"고 하셨다.

대종사님 말씀처럼 '자네 몸이나 닦으소' 이 말에는 '나 자신을 돌아보며 마음공부 더 열심히 하여 실력 갖추자'는 의미가 내포되어있다. 흉보는 것도 습관이다. 자신을 살피기보다는 상대의 단점을 더 잘 보는 사람이 있다. 보는 데서 끝나지 않고 한 두 명 모여 그 단점을 말하며 구업을 짓는다. 마음공부하는 우리는 자기 그름 살피기에 더 부지런해야겠다. 부처님이 눈을 반개하고 좌선하는 이유는 안과 밖을 두루 보라는 의미라고 한다. 상대방의 모든 행동은 나를 가르치는 스승이다. 매 순간 내 몸과 마음 단련하며 그름을 깨쳐가는 지혜를 갖자.

/둔산교당

[2018년 5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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