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림 정승섭 〈미술세계〉 초대전
60년, 그윽함 깊어진 작품세계

우리 시대 한국화의 거장 현림 정승섭 화백이 인사동 갤러리 미술세계에서 9일~14일 초대전을 개최했다.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우리 시대 최고의 수묵화 거장 현림 정승섭 화백(법명 도상·유성교당)이 9일~14일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미술세계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월간 <미술세계> 초대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서는 오랜 세월 한국화 외길을 걸어온 정 화백의 한결 향기를 더한 신작들이 선보여졌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큰 기대를 모은 작품은 2018년작 '송하수행(松下修行)'으로, '집안을 다스릴 때는 근검과 검소함이 제일 우선이고 대중을 대할 때는 겸양과 화목함이 중요하다'는 부제를 담았다. 원광대학교 박물관장, 미술관장, 미술대학 학장을 두루 역임하며 후학 양성에 일생을 바쳐온 그가 스승으로서의 지혜와 지극한 면모를 담아낸 작품이다. 또한 2017년작 '어느 선승의 지리산 귀향길', '촌노의 귀가길', '정심연수(마음을 고요히 하면 수명이 길어진다)' 등을 통해, 60년 작품활동으로 우뚝 솟은 한국 미술계 거목으로서의 겸손한 자기성찰을 보여준다.

올해 78세를 맞이했으나 여전히 그의 붓끝은 넘치는 생동감으로 화선지를 춤추게 한다. 옛 것을 본받고자 하며 인위적 변화를 지양하는 그의 수행적 작품관은 '내가 200년 동안 그림을 그린다면, 100년 전 그림과 100년 후 그림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단지 그윽함이 깊어졌을 것이다'는 유명한 문장에도 생생히 살아있다. 이번 전시 역시 고집스러울 만큼 전통을 계승하며, 한국화 제자들의 든든한 뿌리로 남고자 하는 구도자로서의 묵묵한 적공을 보여주고 있다.   

현림 정승섭 화백은 서울대학교에서 수학하던 중 신인예술전 2회 수상, 국전 첫 입선 이후 총 입선 9회, 특선 3회 수상으로 화제가 됐다. 이후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작가, 국전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 등을 역임하며 한국화단에서 거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국내는 물론 미국, 독일, 폴란드 등 국제 무대에 가장 한국적이며 전통적인 작품을 선보였으며, 원광대학교를 퇴임한 2006년 홍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특히 그는 원기65년 소태산 대종사 십상도 1차 완성과 원기96년 2차 완성, 100호 10점이라는 과업으로 원불교 성화 및 미술에 위대한 업적을 나툰 바 있다.   

[2018년 5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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