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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오일장, 친환경 농산물·로컬푸드 각광
양평오일장, 친환경 농산물·로컬푸드 각광
  • 민소연 기자
  • 승인 2018.05.23
  • 호수 18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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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한두 시간 거리 나들이·라이딩 코스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건강한 먹거리 생산지로 인기
군 단위 인구증가 1위 저력, 젊은 아이디어 반영한 시장
양평역과 5분 거리인 양평물맑은시장은 등산이나 자전거 라이딩 후 들르는 코스로 인기가 많다.

서울에서 가볍게 떠날 만한 드라이브 코스 중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곳이 양평이다. 서울 어디라도 두 시간이면 충분하며, 미사리, 팔당호 등을 지나는 강변길 풍경도 시원하고 볼거리와 먹거리도 풍부하다. 2009년에는 무궁화호만 다니던 양평역이 수도권 전철 중앙선을 유치해 체감거리가 훨씬 가까워졌다. 용산에서 양평까지 급행 62분, 완행도 82분이면 갈 수 있고, 회기역부터는 41분이면 도착하는 진짜 근교가 됐다. 확 늘어난 자전거 인구와도 맞물려, 양평은 전철 한량 통째로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자전거칸의 대명사가 됐다.

서울에서 물길과 나란한 양평에는 예로부터 물자가 많았다. 동쪽으로는 홍천, 횡성, 원주 남쪽으로는 여주, 이천 같은 지역에서 오가는 것들이 모두 양평을 지났다. 양평장의 옛 이름은 '갈산장'으로, 5일마다 풍물패가 돌고 씨름대회가 열릴 정도로 장터를 넘어선 축제의 장이었다.

양평장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는 것이 '객주'다. 〈양평군지〉에서는 1909년 양평장에는 객주가 두명 있었다고 하는데, 객주는 물건을 위탁받아 팔거나 매매를 거간하고 화물을 보관하는, 지금으로 치면 도매상이다. 또한 양평에는 지금은 폐사된 사찰 터가 많은데, 과거 상인들이 안전과 재복을 기원하며 시주한 재물로 많은 사찰이 세워졌을 거라는 추측이 일반적이다.  

서울의 동쪽 관문·수로 유통 중심지
오랫동안 서울의 동쪽 관문을 맡던 양평장의 쇠퇴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국토개발계획 등 한국사의 부침과 맥을 함께 한다. 강릉대로나 영동고속도로 등 서울과 강원도를 바로 잇는 육로가 계속 놓여지며 수로 중심의 양평이 교통의 요충지에서 밀려난 것이다. 결국 1980년, 양평장은 상설시장으로 변모하며 내륙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해산물 판매에 주력했다.

그러던 양평장이 다시 한 번 활력을 얻은 것은 1997년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덕분이었다. 국내 최초로 '친환경 농업지역'을 선포하고 친환경 농산물을 내놓았는데, 당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분위기에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는 국민소득의 증가로 자가용 소유가 늘고, 주말나들이에 대한 개념이 커져 자연스레 양평을 찾는 인구도 늘어났다. 

양평을 찾는 발길은 전통시장에도 모여들었다. 2007년 양평장은 편의시설 확충 및 시장 현대화를 시작했고, 중앙선 양평역의 도보 5분 거리 이전을 적극 홍보했다. 2014년 한국의 대표 전통시장으로 떠나는 관광열차인 '팔도장터관광열차'에 선정되며, 양평장은 명실상부 전국에서 손꼽히는 전통시장이 됐다. '물맑은시장'이라는 고운 이름도 이해 공모전을 통해 확정됐다. 

바람에 날아갈까 골목에 자리한 토종종자들.<br>
바람에 날아갈까 골목에 자리한 토종종자들.

우리 땅과 토종 종자를 지키려는 노력
현재 양평물맑은시장은 상설시장과 5일장이 결합한 형태지만,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역시 3일과 8일 열리는 '삼팔장'이다. 삼팔일만 되면 양평역에서부터 들썩들썩 분위기가 흥겹다. 양평역부터 본격적인 장터에 이르는 고작 몇백미터 내에서도 벌써부터 가판 경쟁이 한창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젊은 상인들이다. 우리 땅과 토종종자를 지켜야한다는 농업운동이 이 곳에서 실현됐고, 지금까지도 많은 귀농귀촌인이 찾아드는 덕분이다. 그만큼 젊은 농부들이 직접 짓거나 유통한 농작물 및 먹거리를 들고나와 정성스레 판매한다. "한이 많아 허리가 다 굽었다"는 '한많은 보리새우' 옆에는 직접 말린 '수줍은 고추부각'이 있고, 장날마다 당번이 한 동네서 모아온다는 신발이며 모자, 가방을 1천원~5천원에 판매한다. 젊은 아이디어가 반영된 세심함도 눈에 띈다. 기와 그림을 프린트해 씌워놓은 천막하며, 가판마다 주인의 얼굴을 내세워 '반딧불 보리밥'과 같은 예쁜 이름 팻말이 손님들을 반긴다. 일일이 물어봐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품목 이름과 가격을 일일이 기재해놓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친환경 농업으로 명성이 자자한만큼, 양평장에는 다른 시장에서는 보기 어려운 풍경도 있다.  열무씨, 시금치씨, 배추씨 등 어렵게 지켜낸 토종종자를 내놓고 틈만나면 봉지를 여민다. 바람에 날아갈까봐 일부러 좁은 골목길까지 들어왔다니, 토종종자 구하는 농부며 학자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라는 명성답다.

평소에도 늘 붐빈다는 양평친환경로컬푸드는 장날도 문전성시다. 매장에서 만난 젊은 엄마 김태영 씨는 "외지인들은 장터에서 많이 사지만, 나같은 양평군민들은 주로 로컬푸드를 이용한다"며 "양평에서 난 것이라면 일단 믿을 수 있는데다, 지역 농작물을 소비하면 수익도 지역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덧붙여, "농부들이 오늘 아침 수확해 직접 매장으로 가져다주니 신선한데다, 유통도 짧아 가격도 훨씬 싸다"는 귀띔이다.

양평물맑은시장의 장날에는 패스트푸드점 및 일반 점포들과 가판 상인들이 평화롭게 공존한다.

양평의 새로운 트렌드, 로컬푸드키친
'양평 것이 안전하고 저렴하다'는 인식 덕분에, 양평은 전국 어느 곳보다도 로컬푸드에 대한 인식과 수요가 높다.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로컬푸드키친'은 양평의 농산물로만 만든 음식을 내놓는 식당으로, 쌈밥이나 연잎밥, 우리밀빵, 채식요리 등 이 주메뉴다. 양평맛집으로 밥먹으러 온 김에 두루두루 구경하고 장 보는 사람들이 한껏 늘어난 이유다.

양평물맑은시장이 날로 번창하다보니, 의외의 풍경도 눈에 띈다. 다국적기업 패스트푸드점 앞을 점거한 옷 가판과 전통 과자 가판, 그것도 출입문만 빼놓고 빼곡이 들어섰다. 장사에 방해되니 비워둘 법도 한데, 양평물맑은시장에서는 적당히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상설장때는 크게크게 쓰다가도 5일장에는 내것 네것 없이 기존 점포와 가판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이다.

양평군 인구 11만 7천, 대도시를 제외한 지방은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데, 양평은 최근 10년만에 인구 2만8천명이 증가했다. 평균 인구증가률 30.99%로 광역시 제외 군 단위 전국 1위다. 전국에서 배워 가는 양평군은 첫 번째 비결을 친환경정책의 지속적인 추진으로 꼽는다. 살고 싶은 친환경도시로 급부상하다보니 많이들 찾고, 두물머리나 용문사 등을 찾는 발길을 전통시장에까지 불러들이는데 성공했다. 특히 시장과 직결된 농업 분야에 젊은 인구가 많아 트렌드를 읽고 계속 변모하니, 양평물맑은시장의 변신은 계속될 것이다.

※ 경기인천교구 양평교당과 요양센터 원광보은의집이 양평물맑은시장 가까이에 있다. 양평역과  양평군청 사이에 위치한 시장과는 1.2㎞ 거리로, 원기93년 봉불한 교당과 보은의집이 함께 위치해 있다. 이 밖에도 가평교당, 여주교당, 이천교당 등이 경기 동남부 교화를 함께하고 있다. 

[2018년 5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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