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년 죽지 말고 검은머리 희어지며 
흰머리가 또 검도록 영원히 살아보자

자고로 인간생사 부운이라 하였나니 
생함도 구름 같고 사함도 구름 같다  

구름이란 자연이니 생사 또한 자연이라
자연한 그 가운데 생과사로 윤회 한다

생은 사의 근본이요 사는 생의 근본이니 
이 이치 안 연후에 생사해탈 하옵시다.


글- 융타원 김영신(1908~1984) 대봉도
출처-회보 제36호 (원기22년 7월)


교단이나 사회적으로 6월은 추모의 달이다. 특별천도재와 추모법회를 통해 생과 사에 대한 공부를 많이 접하게 된다. 융타원 선진은 시 서두에서 '천만년 죽지 말고 영원히 살아보자'고 했다. 처음 읽을 땐 '아- 이게 가능한가. 싯구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르고 마지막에 '자연'을 인거한다. '생사 또한 자연이라, 윤회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 이치를 알게 되면 '영원히 살아보자'는 의미가 통하게 된다. 생사해탈을 쉽고 간단하게 풀어쓴 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순환이나 낮과 밤의 변화를 가만히 살피고 연마해 보면 사람의 생사 역시 그러한 것임을 깨치게 된다. 다만 사시순환은 똑같은 모습의 봄이고 여름인데 왜 사람의 생사는 모습이 변하여 나타나게 되는가를 의심하게 되고, 변하여 나타나니 믿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제와 오늘 똑같은 날은 아니다. 지난해 봄과 올 봄은 같지 않다. 다만 통칭하여 봄이라 하니 똑같은 봄이라 착각하게 된다. 그 속내를 세세히 들여다보면 얼마나 다른 봄인가를 알게 된다. 

사람의 생과 사는 자연처럼 윤회하는 것이다. 변화의 모습을 통해 영원히 살아있을 나의 그 신령스러운 영식에 오늘은 어떤 거름으로 가꿔갈 것인가? 추모의 달 하루하루를 법공양을 통해 더욱 알차게 가꿔보자. 

/둔산교당

[2018년 6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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