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선원 글로벌스테이는 소태산 대종사의 성자혼이 숨쉬고 있는 근원성지 영산에서 정전 훈련법에 바탕해 진행됐다. 스승과 도반이 함께하는 훈련, 기질변화를 향한 그들에게 24시간은 오직 한 마음뿐이다. 

'영산선원, 세계 공부인들의 마음 고향'


"물샐 틈 없는 공부로 신앙·수행에 전념할 수 있는 소태산 대종사의 훈련법이 경이롭다." 
2회째를 맞는 영산선원 글로벌스테이(이하 영산스테이)에 참여한 푸른 눈의 수행자들은 무시선 무처선 공부길 체험에 흠뻑 빠져있다. 5월1일부터 31일까지 한달간 진행된 영산스테이는 새벽5시 좌선부터 저녁염불 및 일기대조까지 전 과정을 영산선학대학교 예비교무들과 함께했다. 12명 외국인 선객들의 가슴엔 소태산의 교법정신이 새겨진다.

문답감정으로 신앙수행의 공부길 세워
무더운 여름 길목에 서있는 영산스테이에서 가장 핫한 순간은 영산선학대학교 김주원 총장과의 문답감정 시간이다. 여래원에 모인 선객들은 그동안 간직해왔던 인생의 크고 작은 의문들과 수행과정 속에서 풀리지 않는 의심들을 거침없이 질문하고, 김 총장은 담박한 어조로 교법적 가르침에 대입해 한 올 한 올 실타래를 풀어간다.
"많은 지자들과의 만남에서 물었던 질문이다. 스승이시여. 제 삶의 목적을 찾고 싶다. 인생의 가치가 무엇인지 진정 궁금하다." 신학을 전공한 이브라힘(원다르마센터, Ibrahim)의 물음에, 김 총장은 약간의 침묵을 이어갔다.

김 총장은 "보통 사람들은 내 몸만을 내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너와 나의 구별이 있고, 상대적 세계에서 살게 된다. 그러나 대종사께서는 천지·부모·동포·법률 네 가지 은혜의 산물이 바로 나라고 밝혀주셨다"며 "나라는 것은 사은의 공물이요, 사은이 곧 나라는 자각이 중요하다. 우리는 네 가지 은혜 없이는 살 수 없기에, 인생의 궁극적 목적은 이 은혜를 갚는 데에 있다. 또한 나라고 생각하는 이 몸은 나타났다 없어졌다 하지만, 나를 움직이고 사는 이 참 주인공은 생긴 것도 없어지는 것도 아닌 영령하고 영원한 존재다. 사은이 그 영령한 존재의 생명을 보존하게 해 준다"고 은혜로운 존재로서의 자각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사은에 보은하는 인생의 목적을 이룬 분들이 바로 불보살들이다. 그렇게 모든 문제를 풀어가셨다. 우리도 그 삶을 본받아 살아가는 것이 공부인의 삶이다"고 설파했다.

다양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단전에 집중하면 감정이입이 돼 육체적인 통증과 수많은 잔상이 떠올라 괴롭다. 단전주를 계속해야 하는가 ▷주위에 기독교 신앙하는 이들이 원불교 수행을 지지하지 않는다. 원불교에 대한 나의 결정이 그들에게 통할 수 있도록 어떤 말을 하면 좋을까 ▷개인적으로 추구했던 수행법이 원불교의 가르침과 충돌이 생겼다. 단전주 수행과 원적무별에 도달하는 방법에 혼동이 발생했는데, 이전 수행법을 지속하는 게 좋은가 ▷〈정전〉 수행편 마지막 장에 법위등급이 밝혀져 있다. 법위등급으로 중생, 보살, 부처를 분류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어머니 열반상을 당해 슬픔이 크다. 천도품 11장에서 윤회를 자유하는 방법은 오직 착심을 여의고 업을 초월하는 데 있다 했는데, 영혼의 세계가 궁금하다. 이밖에도 남녀평등, 동성애자들의 결혼문제 등이 질의됐고, 김 총장의 명쾌한 답변이 오고가면서 문답감정의 열기가 뜨거워졌다. 이들에겐 교전이 온통 의두일 뿐이다.

김 총장은 "함께 정기훈련을 나면서 누구나 편안하게 교법을 체험할 수 있는 영산선원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영산은 근원성지인 동시에 예비교무들이 수학하고 있는 훈련도량이라 외국인 수행자들이 크게 감동을 받았다. 365일 11과목 훈련이 지속되는 도량이며, 숙식이 가능하다. 영산은 전 세계 공부인들의 정신적 고향이 될 것이다"고 영산선원의 정착을 희망했다.

선객들은 김주원 영산선학대학교 총장과 함께  마음공부와 인생 문제를 문답감정으로 풀어 지혜를 단련했다.

11과목 훈련이라야 일과에서 힘을 얻어
정기훈련 11과목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영산스테이는 교도 기본 일과를 중심으로 강연, 의두연마, 경전사경, 정전공부, 좌선실습, 회화, 교사, 성가, 문답감정 등 과목별 집중훈련을 경험한다. 이밖에도 한국어, 요가,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성관리, 성지순례, 불전도구 및 녹차 만들기 체험, 담양 소쇄원 및 백제불교도래지 방문, 교당 탐방, 국제세미나로 한 달간의 빽빽한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경전공부를 심화시키기 위한 법문사경은 선객들에게 명확한 공부길을 제시했다. 〈대종경〉 교단품을 선택한 원선아(워싱턴교당, Beth Walton) 교도는 "4장에서 '사람마다 각각 그 특성이 다르므로, 자신의 성질만 내세우고 저 사람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다정한 동지 사이에도 충돌이 생기기 쉽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했다"며 "갈등이 생길 때마다 법문에 의지해 타인을 수용할 수 있는 표준이 생겼고, 주착심으로 인한 부정적인 생각도 사라지게 됐다"고 밝혔다. 원 교도는 "경전공부는 공부인으로 하여금 공부하는 방향로를 알게 하는 수행이므로, 미국에 돌아가면 법문사경을 교당에서도 이어갈 수 있도록 의견을 내겠다"고 열의를 표했다.

선객들은 철저한 수행을 위해 스스로 유무념 조항을 정하고 '마인드 스터디' 기구를 활용한 마음챙김 결과에 놀라워했다. 오스틴(리치몬드교당, Austin Witherow)은 "오랜기간 전통요가수행자로서의 삶을 고집했다. 그러나 독립적인 수행에 빠져 있다 보니, 함께하는 공부의 가치를 알지 못했다"며 "타인의 말을 깊이 경청하자는 유념조항을 정하고 도반들과 함께 공부하니, 대중과 함께하는 훈련하는 공덕이 훨씬 더 강력한 영적 체험에 이르게 한다"고 감탄했다. 유무념공부는 매우 체계적인 동시에 마음의 힘을 기르는 묘법이란 것이다.

강연은 대부분 처음 접해본 훈련이다. 이브라힘은 "〈대종경〉 전체를 정독하면서 소태산 정신을 온전히 체득하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비우는 것이 관건임을 깨닫게 됐다"며 "성리품의 20장 '천지만물 미생전' 소식을 묵묵히 반조하는 것이 진리의 당체를 알아차리게 하는 가장 실용적 접근임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평소 염불수행을 즐겨하는 원도중(원다르마센터, Ida Leung)은 "염불은 명상훈련인 동시에 계속적으로 반복하니 일심이 연속됨을 깨닫게 됐다"며 "감정과 정신을 평화로 연결하는 염불법이 일원상과 만나게 하는 훈련이다"고 설명했다.

영산스테이에 참가한 외국인 선객들이 마인드 스터디를 활용해 유무념으로 마음챙김의 효과를 경험했다.

약속된 만남의 땅. 영산선원의 꿈
영산스테이의 가장 큰 소득은 예비교무들과 외국인 선객들과의 약속된 만남이다. 12명의 선객들에게는 각각 2명의 예비교무들이 함께 수행하고 한국어 파트너로서 교감한다. 오하은 예비교무와 키아나(원다르마센터, keyanna Gaylord) 또한 도반으로서 함께 성장했다.

오 예비교무는 "사전에 미리 공유한 프로필을 통해 키아나를 기다려왔다. 키아나가 아침 기도의 노래를 한국어로 배우고 싶어 해 가르치고 있다. 교리를 정말 잘 전달하고 싶다"며 "외국인과 매일매일 대화를 해본 적이 없다. 조금만 더 연습하면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기고, 무엇보다 외국인들이 영산을 찾아오는 것 자체만으로도 놀라웠다"고 글로벌 영성공동체로써의 영산성지의 발전을 기대했다.

송상진 교무와 닉(노스캐롤라나교당)은 영산스테이의 보이지 않는 조력자다. 그들은 "24시간 스승과 도반이 함께하는 훈련이 기질변화라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며 "젊은 예비교무들의 맑은 서원과 열정어린 눈빛에, 똑같이 정진해야겠다는 동기가 확실하게 부여된다. 그것이 영산스테이의 힘이다"고 원불교 교법을 알기 위해서는 영산에 방문해야 함을 강조했다.
소태산 대종사의 훈련법이 세상의 맑은 샘물이 되고 있다. 영산선원이 절실한 이유다.

[2018년 6월 8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