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바람 앞의 등불이어도 평화롭게 지구에서 낙원 만들기에 주력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의 삶속에서는 지구가 이미 낙원이었던 것이다. 마하트마 간디가 그랬다. "인간의 위대함은, 세상을 개조할 수 있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개조할 수 있는 데 있다."

소태산 대종사, 정산종사 두 성현의 뜻대로 우리 모두가 크게 깨달아 원만한 낙원생활을 할 수 있다면, 그 낙원을 후진들에게 그대로 물려줄 수 있다면 어떨까. 아마 지구는 모든 존재들이 대각을 하고, 낙원생활을 누리는 무한회귀 공간으로 자리매김 되고, 유와 무의 주요 지점이 될 것이다. 

남편과 나는 변화를 주도하는 세계적 팀들 중 하나인 자기개발코스 리더 그룹이다.  2016년 우리는 한국의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나비'가 되어 날아오르다가 성주 소성리로 이동했다. 한참 날다 보니 광화문 출신 나비들이 성주 나비떼 속에 소수 남아 있었다. 우리가 광화문 나비가 되기 전에는 뉴욕 맨해튼에서 우리 시대의 패러다임 바꾸기에 주력했었다.

우리를 아는 사람들은 이 시대의 '아바타(Avatar)'라고 부른다. 우리가 지금 하는 일은 지구의식과 차원을 바꾸고, 정신적 가치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그 길에서도 마찬가지로 '대각'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우리 시대의 리더들은 대각 중심의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진정한 낙원은 개인뿐 아니라 대중의 대각이 중심이 돼 세상을 만들어가고 지속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이러한 해법은 원불교 교리와 합일된다. 나와 남편은 원불교의 뜻이 평화롭게 실현되기를 바라고 있다. 

각각의 시대에는 풀어야 할 숙제, 어려움이 내재해 있다. 그 지점을 명확하게 포착한 원불교를 그날 성주 소성리에서 보았다. 그곳에서 원불교는 현대 종교의 특징과 지향성을 분명히 내비쳤다. 진밭교 평화교당이 경찰 등 공권력에 의해 폭력적으로 짓밟히고, 주민과 성직자 지킴이들이 폭력에 의해 완전 강제철거 당할 위험에 처해 있었다. 그날 2017년 4월8일은 그 현장에서 원불교를 생생하게 만났다. 2차선 도로에서 3000여 명의 경찰이 전경 방패를 앞세워 로봇처럼 행렬을 이루더니, 무조건적 진격 명령이 있었는지 갑자기 밀물처럼 들어와 주민들을 무자비하게 해산시켰다. 150여 명밖에 안 되는 주민, 지킴이들은 비록 무방비 상태였지만 진밭교 평화교당과 평화를 지키는 데 몸을 던졌다.

"밀지 마세요. 미는 것은 폭력입니다. 멈추세요." 우리가 실천한 것은 스스로 밀리지 않게 발을 땅에 붙인 것뿐이었다. 그렇게 평화의 자리를 지켰다. 우리 내부의 평화가 넘쳐 그 현장에 흘렀다. 폭력은 약화됐고 점점 사라졌다. 그것은 평화와 진실이 뜻을 이룬 작지만 신성한 쾌거였다. 

소성리에서 보여준 지킴이들의 평화의식 인상 깊어
진정한 평화와 낙원은 우리가 지키고 가꿔나가야

사드집회에 참석하다 보면 현장을 지키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평등을 강조하면서도 여성들의 안전을 먼저 챙기는 사람, 필요한 영상자료를 끝까지 보내주는 사람 등 감동을 느낀다. 그분들의 인정 혜택으로 우리가 서로에게 은혜를 베풀고 사랑과 감사로 이어져 있음을 느끼게 된다. "우리가 바보인 줄 아는가. 사드는 비록 국제정세에 맞춰 배치했지만 분명한 것은 '임시'라는 점이다." 내가 만난 청와대 사드 관계자는 의지가 확고했다. 다만, 그날을 앞당길 책임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드 가고 평화 오라'고 외치는 이들에게도 우리의 평화 의지가 잘 전달돼 연대의식으로 서로를 더 강화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진정한 평화는 우리 내부에서 나온다. 4월8일 그날처럼 내부의 의지가 확고하고 넘칠 때 진정한 평화와 낙원은 지속된다. 사드와 세계의 폭력을 무력화시키는 온기가 우리에게 있다. 그것을 퍼뜨리려고 이 세상에 나온 것이다. 이 시대의 평화와 낙원을 만들어가는 우리는 솔선수범하여 '분리'를 해소하고, 작은 통일 큰 통일을 이뤄 연대의식을 갖춰야 한다. 
해마다 봄은 온다. 해마다 오고, 해마다 가기도 하는 것이 봄이다. 그러나 우리 내부로부터 오는 기도, 우리 내부로부터 오는 봄은 절대적이다.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함께할 것이다. 진정한 평화와 낙원은 오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키고 가꿔야 한다. 

/시인ㆍ평화운동가

[2018년 6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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