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박은원 교도] 나는 대학생 시절 서대연 부회장, 이원회 회장, 원대연 연구부장, 교당 청년회장 등을 맡으며 교화활동에 열심히 참여했다. 그러던 중 서대연 부회장 시절 상당히 충격적인 얘기를 선배들로부터 들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내용은 서대연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학업과 취업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활동을 계속할 수가 없으며 앞으로 나오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학업과 취업에 문제가 생긴다면 활동을 지속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 후 나는 활동을 하면서도 학업과 취업에도 성공하는 길은 없을 것인가 의문을 갖게 됐다.

활동을 시작해보니 수시로 열리는 회의와 모임, 교우회 행사 참여로 시간을 많이 쓰게 됐다. 시험기간이 되면 회의하러 가는 지하철에서 자료를 펴고 시간을 쪼개 공부하고, 모임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다음날까지 제출해야 하는 과제들로 밤새웠다. 원대연 활동을 할 때에는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 토플공부를 해야 하지만 내 공부를 잠시 내려놓고 선방준비와 활불제를 마치고 돌아와 학기 중 부족한 시간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부했고, 결국 토플점수도 합격선을 받고 교환학생도 다녀왔다.

취업준비중에 종교활동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모습에 불만이던 아버지를 생각해서라도, 그리고 이 후배들을 생각해서라도 난 반드시 성공하자고 생각했다. 창피함을 무릅쓰고 모의면접을 수 차례, 이력서 코칭을 수 차례 받는 등 노력 끝에 결국 여러 기업에 동시 합격했다. 이 결과를 통해 교화활동과 현실생활 모두를 해내는 길이 있다는 것은 알게 됐다.

대학생·청년회 교화활동과 활동 중 맺은 인연들은 나의 대학생, 청년시기를 풍성하게 해주었고 지금 생각해도 소중한 추억들을 많이 만들어준 은혜이다. 그러나 내가 학업과 취업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있어 대학생 청년회의 교화활동이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학업과 취업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 노력하면 할수록 대학생 청년회와 마음이 멀어졌다. 교법에는 이 문제들의 해결책이 내재되어 있는데 이를 적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마음에 불을 붙여(신), 신분의성으로 나아가면 해내지 못할 일이 없다. 삼대력 즉, 집중력 사고력 주의력을 길러 기본 실력을 탄탄히 하면 인성과 인지역량 모두를 향상시킬 수 있다. 교법 실력을 바탕으로 시험을 잘 봐서 성적을 향상시키고 팀프로젝트도 원만히 이끌며 원대한 꿈의 큰 서원으로 위공반자성을 실현해나가면 창의적인 진로를 개척해나갈 수 있다. 새삶회에서는 이렇게 교법에 바탕해 현실생활 문제도 해결해나가는 원리를 연구하고 청소년, 대학생, 직장인, 학부모 대상으로 실제 적용해 실질적 성과를 내고 있다.

대학생 청년들이 좋은 인연으로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법문을 들으며 마음을 챙기고 힐링하는 시간을 갖는다 하더라도 현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결국은 떠나고 만다. 떠나가는 대학생 청년을 돌아오게 하고 대학생 청년 교화를 부활시키는 방법은 지금 있는 교도와 함께 교법을 공부하고 실천해 현실문제를 해결하는 현실적인 교화를 해 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자신의 문제도 해결하고 싶어할 것이다.

/원남교당

[2018년 6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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