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족 대규모 난민에 구호단체들도 엄두 못내
난민 문제는 단순 지원 아닌 국제적 난제 실감

[원불교신문=강무비 교도]로힝야족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핍박받는 민족이라 할 수 있다. 원불교 세계봉공재단은 아시아 인권 평화 디딤돌과 함께 로힝야 난민 캠프에서 심리적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사업의 일환으로 6월2일~8일 지원 사업의 모니터링을 위해 현지 방글라데시 로힝야족 난민캠프를 방문하게 됐다. 동아리 원심회의 회장을 했었던 나는 대학교당 교무의 추천으로 이번 모니터링을 알게 됐고, 평소 난민에 대해서는 관념적 생각만 있을 뿐 실제로 겪어 본 적이 없었기에 이번 기회에 꼭 참여하고 싶었다. 

현재 로힝야족은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양 국에서 배척당하는 상태이다. 종교적으로는 이슬람권인 방글라데시와 같지만 오랜 세월 미얀마의 영토에서 거주했고, 언어가 달라 미얀마인들과는 쉽게 융화되지 못했다. 미얀마는 영국의 식민시절 로힝야족 이주 방침으로 인해 현지인과 마찰이 심했다. 때문에 미얀마의 독립 이후 로힝야족은 많은 핍박을 받았다. 최근까지 20만 명 규모의 난민이 두 번 이상 발생했고, 수십 년 동안 시민권도 받지 못한 채 온갖 국가사업에 동원돼 노동력을 착취당했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 다른 소수민족인 아라칸 족과 분쟁이 발생해 로힝야족 분리주의 세력까지 등장했으며, 경찰과 마찰을 빚자 불교계가 다수인 미얀마 인들의 공분을 사게 돼 군부가 나서서 반군 소탕작전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끔찍한 전쟁범죄가 만연했고 모든 로힝야족을 쫓아내면서 70만에 달하는 난민이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수천 명이 죽었고 수만 명이 부상을 당했다. 

아직 피난하지 못한 미얀마 영토 내 로힝야족은 30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들의 상황은 아직 확인 되지 않고 있다. 현재 방글라데시에는 기존에 탈출한 이들까지 합해 유엔인구기금 추산 130만 명이 피난 중이다. 대규모 피난이 처음 발생한 1978년부터 난민을 위해 유엔과 국제기구 및 NGO단체들은 의식주에 관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최근에는 교육과 자립에 이르기까지 어느 정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로힝야족 대규모 난민에 구호단체들도 엄두 못내
난민 문제는 단순 지원 아닌 국제적 난제 실감

하지만 지난해 발생한 70만 명의 대규모 난민으로 인해 그동안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모든 물자가 턱없이 부족해졌고 의료와 식량지원 외에 재활사업이나 심리적 치료 사업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새로 건설된 정착촌은 이제 겨우 텐트만 완료되어 식수 및 위생문제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그런 와중에 최근 시작된 우기로 많은 수의 텐트가 유실되고 부상자가 속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민들에게 가장 괴로운 것은 따로 있다. 바로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방글라데시에 있는 한 거주이전의 자유도 없고 시민권도 없으며 직업도 가질 수 없다. 그저 지원에 기대어 하루하루 버틸 뿐인 것이다. 이마저도 지원이 끊긴다면 방글라데시 군대에 쫓겨 다시 미얀마로 돌아가야 한다.

나는 출발하기 전 난민에 대해 비인도적인 태도를 취하는 방글라데시 정부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직접 방문해보니 방글라데시조차 개발도상국으로서 빈곤문제가 심각했다. 현지인들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130만 명에 달하는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현실에서 난민 문제는 단순한 지원에 관한 것이 아닌 국가 및 국제적으로 복잡한 관계가 뒤엉킨 난제라는 것을 실감했다. 모두를 위한 정답은 없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게 됐다. 최근 미얀마 정부와 유엔이 난민 송환에 관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향후 결과는 알 수 없지만 하루하루를 불안에 떨며 사는 난민들에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길 바란다. 

단순히 난민을 돕거나 받아들이자는 것이 아니다. 무조건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당장 내일을 걱정하며 사는 처지가 아니라면 어려움이 필요한 이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우리 모두가 진리 안에서 같이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희망을 주기 위해서이다.

/원광대학교 대학교당
 
[2018년 6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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