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교당과 중국교구 재가출가 교도들은 경산종법사가 머문 14일~17일 식사공양은 물론 공식일정을 함께하며 세심한 배려와 정성으로 수행단을 감동시켰다.

[원불교신문=나세윤] 중국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불교는 불교굴기(佛敎屈起)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승려만 25만 명이 넘고, 불교신도 수도 적게 잡아 1억 명에 이른다고 알려졌다. 중국불교는 가장 권위 있는 세계불교도우의회(WFB)보다 3배 규모의 행사인 '세계불교포럼(2006년 1회)'을 3년마다 실시하며 불교 세계화의 기수로 떠오른 지 오래다. 경산종법사의 예정된 중국방문을 앞두고, 중국불교협회는 지난 5일, 교육고찰단(단장 종성 스님)을 원불교 중앙총부와 원광대학교로 보내 경산종법사 접견과 예비교무 교육시스템을 공부하게 했다.

중국불교의 거대한 역동성은 베이징 사찰을 방문하면서 체감하게 됐다. 하드웨어적인 규모뿐만 아니라, 1980년 출생 젊은 스님을 주지로 발탁하는 등 유능한 인재들을 전략적으로 키우며, 급변하는 디지털사회에 적응시키고 있었다. 특히 IT를 접목한 포교로 주목받고 있는 용천사는 자체 애니메이션 제작은 물론, 불단에 고전적 불상을 없애고 스크린(LED)에 다양한 불상을 띄워 신자들을 맞이하는 중이다. 중국불교협회의 불학원을 통한 인재양성 프로젝트에서 보듯 중국불교는 체계적인 도제교육으로 불교의 세계화를 향해 비상하고 있다. 10일~17일 경산종법사와 수행단은 중국불교협회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했다. 

베이징공항 입국 후 광제사 방문
경산종법사와 수행단(12명)이 베이징공항에 도착하자, 중국불교협회 보정 스님(부비서장)과 광제사 스님 10여 명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경산종법사는 환영인사를 마친 뒤 중국불교협회가 준비한 차량으로 광제사(불교협회 본부)로 이동, 불전 참배와 경내를 둘러봤다. 이어 중국불교협회와 만남자리에는 연각 부회장을 비롯해 상길 부비서장 등 10여 명의 간부들이 참석해 경산종법사를 환영했다.  

경산종법사는 "중국불교는 승려만 25만명이 넘는 것으로 아는데, 이 거대한 조직이 중국불교를 중흥시켜 세계 불은화에 앞장서 달라"며 "부처님의 관용, 자비정신이 세계평화와 극락세계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연각 스님은 "경산종법사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지속적이고 우호적인 관계를 맺었으면 좋겠다"며 "불법의 시대화·대중화·생활화를 배우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환담을 마친 경산종법사는 포대화상 족자와 선물을 건넸고, 연각 부회장도 준비한 선물을 전달하며 우의를 돈독히 했다. 

광제사 입구에는 경산종법사를 환영하는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고, 수행단 일행이 도착하기 전부터 많은 사찰 관계자들이 나와 대기했다. 경산종법사 환영 플래카드는 방문하는 곳마다 중국불교협회 이름으로 걸려있었다. 중국불교협회 홈페이지와 <법음> 잡지에 '경산종법사 방문을 일일이 소개하며 열렬히 환영한다'는 기사를 사진과 함께 게재해 원불교의 존재를 대륙에 알렸다.

중국 국가종교국과 차하얼학회 
베이징 시내에 있는 중국 국가종교국을 방문한 경산종법사는 관계자와 만나 2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국가종교국은 중국내 모든 종교를 총괄하는 곳으로, 한국의 문화체육관광부와 같은 기능을 한다. 

경산종법사는 "인도에서 태어난 불교는 중국으로 건너와 새로운 중국불교로 탄생했고, 한국은 중국화된 불교를 받아들였다"며 "미국의 국력이 번성할 때 기독교가 세계화됐듯이 일대일로의 정신문화의 축을 불교로 삼아 세계 불은화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국가종교국 초홍부장은 "현재 중국은 불교, 유교, 도교, 천주교, 기독교를 공식 종교로 인정하고 있다"며 "평화를 사랑하는 불교가 일대일로를 통해 인류의 평화에 기여하는 종교가 됐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경산종법사는 포대화상 족자와 중국어 교전 등을 선물로 건넸다. 수행단은 베이징 최대 티벳불교 사찰인 옹화궁을 방문, 만복각과 미륵불, 법륜전, 영우전 등을 순례하며 중국불교의 이해를 높였다. 

경산종법사 중국방문에 도움을 줬던 차하얼학회(察哈爾學會) 한방명 회장(정치협상회 외사 부주임, 차관급)과의 만남은 방문 3일차에 이뤄졌다. 자신의 학회에서 점심을 공양한 한방명 회장은 지난해 중앙총부를 방문해 경산종법사를 만났던 기억을 회상하며 반갑게 맞이했다. 그는 존경의 마음을 담아 중국서법협회 노중남 선생이 쓴 <논어> 이인편 '덕불고 필유린' 작품을 선물로 전했다. 이 작품은 노중남 선생이 문재인 대통령과 한방명 학회장을 위해 쓴 서예작품으로, 두 점만 제작된 것이다.

천년 고찰 용천사로 이동한 경산종법사와 수행단은 현근 스님으로부터 사찰소개를 받았고, 현재 건립 중인 중국불학원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법원사에 있는 중국불학원은 이곳 용천사로 이전해 500여명이 공부하는 교육도량으로 새롭게 조성될 예정이다. 

한방명 차하얼학회장은 학회 방문 기념으로 선물 받은 노중남 선생의 작품을 경산종법사에게 올렸다.
노영민 주중한국대사 초청오찬에 참석한 경산종법사.

중국불학원과 주중한국대사관
당태종이 세운 법원사는 중국불학원이 경내에 있어, 중국불교의 승려들을 양성하고 있다. 법원사에 도착한 경산종법사는 불전에 삼배로 참배한 뒤 이증 스님(교무처장)과 대화를 나눴다. 이증 스님은 "중국불학원의 규모는 작지만 현재 협회장인 학성 스님을 배출했고, 전국의 중요사찰 스님들 거의 대부분이 이곳 출신일 정도로 명문 불학원이다"고 소개했다.  

경산종법사는 "중국불교의 유구한 역사를 몸소 느낀다. 어느 생에선가 이곳에서 내가 공부했던 것 같다"며 친근한 말을 건넨 뒤 "종교의 발전은 인재를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원불교도 교육이 교운이라 생각하고 전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접견이 끝난 후 경내 중국불학원으로 이동해, 공부하고 있는 학승들에게 '진흙 속에서 피는 연꽃이 되라'고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14일, 노영민 주중한국대사 초청오찬에 참석한 경산종법사는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 것을 두고 '한반도가 어변성룡'의 기운을 탔다고 서두를 꺼내자, 노 대사는 "어변성룡이라는 말이 한반도 상황을 매우 적절하게 표현했다. 이제는 항구적인 평화체제가 가능해 질 것 같다"고 대답했다. 초청오찬은 주중한국대사관 관저에서 이뤄졌다. 

중국어 교서정역 위원·교구 교무 교도훈증
경산종법사는 중국어 교서정역 위원들과 점심을 같이했다. 16일 북경 우의빈관에서 진행된 오찬에는 김경진 중앙민족대 교수, 이소평 중국사회과학원 교수, 강일천 중국인민대 교수, 태평무 중앙민족대 교수, 왕위걸 남경공업대 교수, 최유복 중앙민족대 교수가 참석했고, 경산종법사는 교서 번역 작업의 노고를 치하했고, 앞으로 새 번역작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마지막 날(16일) 저녁 북경교당에 보정 스님이 찾아왔다. 불교협회 일정을 마치고 왕징에 있는 북경교당을 방문한 보정 스님은 "중국불교협회 조박초 초대회장의 원불교 교서 탐독 후 호평, 1세대 유학승 원광대 파견 및 원불교 후원, 생활불교의 교법, 교서 중국어판 편찬 등 혁신불교로써 원불교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그는 난주 보은사에 방 100개가 넘는 호텔식 숙소가 완성되면 경산종법사를 초대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경산종법사는 중국교구(교구장 김길선) 교무와 교도훈증 시간에 '왜 달마스님이 면벽 9년을 했나',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교화하라', '중국을 사랑하라', '중국불교의 텃밭은 어마어마하니 동업자로 알고 친하게 지내라' 등 안심법문으로 해외교화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교역자들의 노고를 위로했다. 교도들이 준비한 성가합창, 공부담 등을 듣고, 법문으로 신심, 공심, 공부심을 북돋아 줬다. 

중국불교협회 공식초청으로 진행된 이번 베이징 방문은 인적교류를 넘어 다양한 채널로의 적극적인 교류 활성화가 예상된다. 경산종법사와 수행단은 17일 귀국길에 올랐다. 중국불교협회와의 후속 교류는 교정원 국제부, 중국교구가 중심돼 논의할 계획이다. 

경산종법사는 학승들에게 '일원상은 부처의 심체라, 불성을 회복하려면 늘 일원상을 그리라'고 당부했다.

[2018년 6월22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