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원래 태중에서 합장(合掌)을 하고 있습니다. 합장은 천만가지로 흐트러진 마음을 일심으로 만드는 것인 바. 두 손을 한데로 모아 산란심(散亂心)을 일심으로 만드는 십계일여의 세계입니다. 현실의 십계가 멸하고 부처님 세계에 이르자는 것입니다. 

오른손은 부처님이요, 왼손은 중생입니다. 정심(正心)과 사심(私心)이 합해서 일심으로 하자는 것입니다. 오른손은 부처님 보살 연각 성문 천상이요, 왼손은 인간 수라 축생 아귀 지옥입니다. 

늘 오롯한 합장으로 공경의 마음을 챙기시기 바랍니다. 

글-정타원 이정은(1923~2010) 종사
출처-〈고요한 하늘소리〉 정타원 추모문집


원불교에서는 인사를 할 때 합장(合掌)을 한다. 합장은 상대방에 대한 공경과 스스로에 대한 겸양(下心)을 표시하는 것이다. 정타원 종사가 짧은 문장을 통해 합장에 대한 참 의미를 밝혔다. 그 중 '현실의 십계가 멸하고 부처님 세계에 이르자'는 의미로 합장을 한다는 내용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십계란 미욱한 사람에서 깨달은 사람을 포함한 모든 경지를 10가지 종류로 나눈 것을 말한다. 오른손과 왼쪽, 부처와 중생, 정심과 사심의 작용을 거쳐 일심의 꽃 '합장'을 만들게 된다. 
합장은 기도하는 손이기도 하다. 독일 화가 알브레히드 뒤러는 '기도하는 손'으로 유명한 작가다. 자기를 위해 희생한 친구의 기도하는 손을 본 순간, 뒤러는 자기가 지금까지 봤던 그 어떤 것보다 큰 감동을 받는다. 그리고 곧 바로 붓을 들고 친구의 기도하는 손을 스케치했다.  

뒤러의 '기도하는 손'이 탄생하기까지의 스토리를 알면 그냥 감동이 된다. 오늘 내가 합장한 손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

또한 나를 위해 희생해 준 그 님의 합장한 손. 그런 기도를 받아본 적이 있는가. 우리의 부모님, 스승님, 동지들이 그러했듯,  합장하며 기도하는 손을 자주 모아보자. 

/둔산교당

[2018년 6월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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