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포리교당 공동기획/ 차와 4차 산업시대 콘텐츠

매년 10월 첫번째 일요일에 우지교에서는 거행되는 '명수를 길어 올리는 의식'은 흥성사의 햇차를 개봉해 대접하는 의식과 함께 열린다. 

[원불교신문=노근숙 교수] 동·서양을 불문하고 오늘날 관광은 정적 요소의 보는 관광에서 전환점을 크게 돌아 동적인 체험 관광, 내 집 같은 푸근함이 제공되는 체류형 관광, 가벼운 교육적 요소가 있는 학습 관광으로 그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우지시(宇治市)가 실시한 관광동향 조사에 의하면 우지를 관광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조사대상 2,481명)의 약 57%가 우지차(宇治茶)를 선물로 구입하고 있다. 그리고 관광객이 우지를 방문하는 이유는 첫째 사원, 신사, 역사에 남는 사건이나 사물에 대한 관심, 둘째는 자연과 풍경, 고장의 경관, 셋째가 우지차이다. 

우지시에는 찬란한 헤이안(平安)시대의 왕조문화를 뽐내고 있는 역사유적지 평등원(平等院), 일본사람들이 후지산만큼이나 소중히 여기는 원씨물어(源氏物語)의 박물관과 세계 유산에 등록된 우지가미(宇治上)신사 등이 있다. 이러한 역사 문화 유적지는 도보 이동이 가능한 위치에 있으며 우지의 차 상점 거리를 중심으로 볼거리, 할 거리, 먹거리 등 관광에 필요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차 상점이 밀집된 평등원과 차상점 거리
역사가 있는 길, 평등원으로 길게 이어지는 참배길 양쪽에 우지차의 노포(대대로 물려받은 오래된 점포)가 집결해 있으며 사람의 마음과 건물에 차향이 흠뻑 내려 앉아 있다. 평등원은 JR우치역에서 도보로 10여분 거리에 있다. 우지시 중심부에 있는 우지교와 평등원 앞, 차 거리에는 차상점이 처마를 나란히 하고 있으며 일본의 정서가 녹아 있는 역사와 문화, 우지차가 있는 거리이다. 평등원 앞까지 이어지는 차 거리를 중심으로 우지의 차 노포가 분포돼 있다.

180년 전에 창업한 이등구우위문(伊藤久右衛門)과 중촌등길(中村藤吉), 200년이 넘는 세월동안 차를 기업으로 발전시킨 복수원(福壽園), 3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소산원(小山園), 45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상림춘송(上林春松), 상림삼입(上林三入) 등의 차 노포가 우지차를 지키고 있다. 

차체험 프로그램 운영하는 차공방 복수원
복수원은 21세기를 맞이하면서 본격적인 차문화 산업을 진행시키며 세계적인 관광의 흐름과 고객의 요구사항을 인식한 위에 차문화 산업을 점차적으로 펼쳐가고 있다. 21세기라는 시대가 요구하는 요소를 차의 알파벳 표기 CHA를 머리글자로 그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즉, C에서 Culture, H에서 Health, A에서 Amenity라는 문화, 건강, 쾌적(기분 좋음)함을 창조하는 티 라이프(Tea Life)를 제안하고 있다. 

다양한 차문화 체험코스가 있는데, 1층에 차상점과 우지자료관이 있다. 그리고 2층에는 공방, 다실, 음식과 음료를 판매하는 복수다료가 있다. 공방에서 체험할 수 있는 학습코스로는 손 유념, 우지차 만들기, 옛 향수를 자극하는 맷돌을 사용해서 말차의 원료인 덴차를 분쇄하여 말차 마시는 체험 등이 있는데 복수원 스태프의 자세한 설명이 곁들여진다. 
그리고 수제 호지차 만들기 체험이 있다. 호지차는 센차(煎茶)나 반차(番茶)를 약 130도 이상의 강한 불에 배전하여 만드는 차다. 또한 일본의 잎차문화를 알 수 있는 센다도(煎茶道) 교실과 잎차 매너 및 말차 매너 강좌를 전통다실에서 경험하며 학습할 수 있다.

우지시의 말차공장.
우지시에서 운영하는 전통 다실 대봉암. 

우지시에서 운영하는 전통 다실 대봉암
우지차 진흥과 다도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우지시는 그 목적을 달성시키는 일환으로 대봉암(對鳳庵)이라는 전통 다실을 건립했으며 운영도 우지시에서 직접하고 있다. 시에서 운영하는 다실이라는 점은 일본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다실까지 직접 운영하며 적극적인 차문화 보급과 장려에 힘쓰고 있는 우지시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대봉암이라는 다실명칭은 다실 위치가 평등원의 봉황당과 마주하고 있다고 해서 명명되었다고 한다. 대봉암에서는 우지차와 오데마에(お点前)를 체험할 수 있으며, 특히 평소 접하기 힘든 농차 오데마에를 다실 안에서 견학하고 마실 수 있다. 또한 다실을 나오면 우지강(宇治川)의 강변 산책로와 연결이 된다.  

그리고 니지리구치로 출입을 해 볼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도 주어진다. 대봉암은 초보자가 일본의 다실과 로지의 분위기를 음미할 수 있는 편안한 곳이다. 프로그램으로는 '농차와 박차세트', '옥로와 센차(煎茶) 세트', '오데마에 체험 및 농차와 박차세트' 등이 있다. 작법(作法)을 몰라도 관계 없으므로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할 수 있는 편안함과 즐거움이 있다. 

우지가미신사(宇治上) 헌다제
우지가미(宇治上) 신사에서 6월1일 개최되는 헌다의식은 1996년부터 실시되고 있다. 우지가미신사가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것을 계기로 헌다의식 축제가 시작됐다. 헌다의식은 차 수확에 감사하며 다업(茶業)과 차문화 발전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거행되는 행사이다. 우지신사 경내에 있는 동원수(桐原水)로 센차(煎茶)를 우려서 헌공차를 올리는 의식을 거행한다.

우지가미신사의 헌다례의식. 헌다례의식은 신사가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시작됐다. 

우지차(宇治茶) 축제
매년 10월 첫 번째 일요일 우지교와 흥성사(興聖寺), 그 주변에서 거행되는 행사로 우지교에서는 옛날 방식 그대로 우지천의 물을 퍼 올리는 '명수를 길어 올리는 의식'과 흥성사에서 거행되는 '차츠보구치키리 의식'이 있다. '차츠보구치키리 의식'은 햇차를 개봉하여 대접하는 다가(茶家)의 세시풍속으로 다도 유파의 이에모토(家元)가 햇차를 개봉하는 의식과 함께 길어 온 우지천의 명수로 차를 준비하여 헌다를 거행하게 된다. 

행사 내용은 중국 송나라의 말차 문화를 도입해 일본의 2차 차문화 도래에 크나큰 공적이 있는 에이사이(榮西) 선사, 우지의 다원이 시작됨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한 묘에(明惠)스님, 다도의 시조로서 초암차를 대성시킨 센노리큐의 공덕을 기리는 헌다의식이다. 이것은 3인의 다인에 대한 추모와 함께 우지차의 융성을 기원하는 의미도 포함되는 그윽하고 기품 있는 우지시의 행사이다.

우지시의 다업(茶業) 종사자들은 차의 거리를 조성하여 차의 역사와 문화를 육성하고 있다. 즉, 신사와 사찰에서 거행되는 차축제와 헌다제는 관광 니즈의 하나인 일본차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교육적 요소와 관광요소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조선시대 이전부터 차나무가 있었다고 하는 웅포 차밭을 중심으로 차거리를 조성하고 차문화와 원불교에 공덕이 있는 인물을 선정해 헌다 의식을 만들어 정례화시켜 간다면 차문화와 더불어 원불교의 마음을 일반인들에게 발신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원광디지털대학교 차문화경영학과 

[2018년 6월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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