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일심(一心)으로 공부하여 복혜양족(福慧兩足) 잡아들고 무도자(無道者)를 비소(誹笑)하며 춘추법려(春秋法呂)로 놀아보자 에라 낙화(落花)로다."

'일심으로 공부하여'는 한 마음으로 성인의 학문을 배우는 것이고, '복혜양족 잡아들고'는 복과 지혜를 모두 넉넉히 잡은 것이다. 〈대종경〉에서는 "만일 세상을 떠나서 법을 구하며 인도를 여의고 신통만 바란다면 이는 곧 사도(邪道)니라. 그런즉, 그대들은 먼저 나의 가르치는 바 인생의 요도와 공부의 요도에 따라 세간 가운데서 공부를 잘 하여 나아가라. 그러한다면, 마침내 복혜양족을 얻는 동시에 신통과 정력도 그 가운데 있을 것이니"라고 하여, 사은 사요와 삼학 팔조가 복과 지혜를 넉넉히 얻는 길이라 했다.

'무도자를 비소(誹笑)하며'에서 헐뜯을 비(誹)는 언(言)과 비(非)로 성인의 말씀이 아닌 것을 비방하는 것이고, 소(笑)는 죽(竹)과 요(夭)로 성인의 가르침에 웃음이 나오는 것이다. 즉, 진리를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을 불쌍히 여겨 비소하는 것이다. 

다음 '춘추법려로 놀아보자'는 춘추(春秋)와 법려(法侶)로 나누어진다. 먼저 춘추(春秋)는 공자가 지은 노(魯)나라 역사책과 춘하추동의 사계절로 순환하는 우주의 이치라는 뜻이 있다. 〈춘추〉는 난신적자(亂臣賊子)를 심판한 공자의 역사 정신을 밝힌 책으로, 인도(人道)의 정의(正義)를 담고 있다. 이를 '춘추필법(春秋筆法)', '춘추대의(春秋大義)'라고 한다.

법려(法呂)에서 법(法)은 물 수(水)와 갈 거(去)로, 하늘의 물이 흘러가는 것이고, 음률 려(呂)는 입 구와 점 주 그리고 입 구로, 하늘의 뜻이 속에 숨어 있는 것이다. 〈주역〉에서는 "마름질해서 사용하는 것을 법이라 하고", "땅에서 법을 깨우치고"라고 하여, 법은 하늘의 뜻이 밖으로 드러나는 법칙(法則)이고, 려(呂)는 내면에서 작용하는 음률임을 알 수 있다. 

〈정역〉에서는 법려(法呂)를 정령(政令)과 율려(律呂)로 논하고 있다. 〈정역〉에서는 "정령은 기경임갑병이고, 려율는 무정을계신(政令 己庚壬甲丙, 呂律 戊丁乙癸辛)"이라 하고, 정령은 "천정은 개자하고 지정은 벽축이니라(天政 開子 地政 闢丑)"라 하고, 율려는 "육수구금은 회이윤이율이니라, 이화삼목은 분이영이려니라(六水九金 會而潤而律. 二火三木 分而影而呂)"라고 해, 간지(干支)와 오행(五行)을 통해 논하고 있다. 

따라서 춘추법려는 사시(四時)로 드러나는 하늘의 이치가 정령과 율려로 작용한다는 뜻이고, 인도를 떠나 있지 않는 것이다. 이는 〈대종경〉의 생멸 없는 진리와 인과보응의 이치를 함께 말한 것으로 우주와 만물의 작용을 의미한다.

마지막 '에라 낙화로다'는 꽃이 떨어지는 고향의 봄이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는 마음의 고향에 무궁화(無窮花)가 핀 것이다. 우리가 돌아가는 곳, 그곳이 그리운 마음의 고향이고, 무궁화가 피는 고향이다. 

/원광대학교

[2018년 7월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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