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은 이제 3대(代)를 마감하고 4대라는 창조적 변곡점에 직면해 있다. 원불교정책연구소는 '교단 3대 말, 4대의 희망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6월21일 제14차 혁신세미나를 개최했다. 

교단3대설계에 대한 냉철한 성찰과 새로운 교단지도부 구성을 앞두고 교화훈련·교육·문화·공익복지·재정산업·총무법제 등 분과별 핵심과제를 제언했다. 향후 정책수립의 매우 유의미한 초고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우리에게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소태산 대종사의 개교의 동기를 실현할 의지가 있는가? 되묻게 된다. 큰 그림은 함께 그려야 하며, 큰 꿈은 함께 꾸는 법이다. 

권예주 호법수위단원은 마지막 질의에서 "왜 이렇게 중요하고 심도있는 연구성과들이 현장교무들과 재가교도들에게 공유되지 않는지, 소통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첨언했다. 그렇다. 혁신세미나에서 제시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설계들을 향후 교구별 순회와 체계적인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지속가능한 실체로까지 끌어 올려야 한다.

나아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면 반드시 풀고 가야한다. 교정원 서울이전에 대한 논의도 어떻게 돼가는지 정말 궁금하다.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이 건립되고 있고, 교정원 조직개편의 필요성이 수없이 제기됐음에도 골든타임은 계속 늦춰지고 있다. 

원기78년 결의된 '교구자치제 원칙적 합의' 이후 교구자치제에 대한 교정원과 현장의 입장 차이는 여전히 팽팽하다. 교화현장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발휘하려면 인사·재정·전문인재양성에 대한 교단적 합의가 이미 정리됐어야 할 사안임에도 교정원 3년 임기라는 명분 속에 또다시 차기 교정으로 넘어가고 있다. 교헌개정, 전무출신 용금개선, 정년연장의 합의 실패는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더 큰 문제는 교단운영의 핵심인 '이단치교(以團治敎)'의 개념조차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아 통치와 교화 어느 쪽도 적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중앙교의회를 재가출가가 함께하는 교단적 총화를 모을 수 있는 조직으로 발전시키자는 외침도 수십 년간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처럼 우리에겐 연구성과도 중요하지만 3대를 거쳐 해결하지 못하고 누적된 과업들을 더 이상 미루지 않겠다는 결단과 합의가 더 절실하다. 이러한 시각에서 남궁문 원광디지털대 총장이 제시한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교단, 재가출가 함께하는 회상공동체를 실현하는 교단, 미래시대를 선도하는 혁신하는 교단, 도학과 과학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교단, 소통과 공유문화를 창출하는 교단, 원불교 세계화라는 큰 그림은 빅데이터를 기반한 새로운 대안임에 분명하다.

다시 묻는다. 우리는 교단 4대의 큰 그림을 실천할 개벽의 DNA가 있는가? 그 답은 수십 년간 미뤄 논 개혁과제들에 신분의성을 들이대는 데 있다.

[2018년 7월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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