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위해 인성교육프로그램 참여…마음공부 계기
마음지도사, 지역주민 위한 사명감으로 활동해 와

[원불교신문=문성원 교도]'누구에게나 있습니다. 크기도 하고 작기도 합니다.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닙니다. 이것은 무엇일까요?'낯선 질문에 수십개의 반짝이는 눈들이 호기심어린 눈으로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처음 들어보는 마음과 감정, 경계 등의 이야기에 생소해 하면서도 지식 전달이 아닌 새로운 수업을 진지하게 바라본다. 

여수 마음학교에서는 원광대마음인문학연구소에서 마음공부를 기반으로 개발한 케어마인드, 교정원 교화훈련부 청소년국의 심심풀이M3, 스트레스 감소프로그램 MBSR 등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통해 초·중, 일반단체캠프, 시청 성인 등을 대상으로 각 교육현장의 요구와 실정에 맞게 재구성해 평생교육 및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강의하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성과가 있기까지는 5년 여 시간동안 마음학교 선생님들이 묵묵히 자신의 공부와 병행하며 준비하고, 기회가 될 때마다 진행했던 재능기부 봉사수업과 시범수업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나는 처음부터 마음학교를 하려고 준비했던 것은 아니다. 이명륜 교무가 부임하면서 그동안 주춤했던 교화의 불씨를 당기기 위해, 지금까지와 다른 방향으로 교화를 시도해보려는 노력에서 기인한 것이다. 아는 지인들 위주로 불공을 들이던 교화에서 벗어나 교화 대상의 직접적 연고가 없는 사람까지 다양하게 넓히고, 새롭게 인연된 비교도들도 일상생활에 바로 적용하며 쉽게 공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니 교도와 비교도가 모두 함께 할수 있는 힐링센터 추진, 학부모와 자녀 대상 절수행, 인성교육프로그램 등을 병행하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나 역시 교무님의 권유로 아들, 딸과 함께 절수행을 병행하는 인성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12회기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아이들과 함께 나 자신의 현재마음과 경계를 알고보니, 그동안 가족들에 대해서 서로 생각해보지 않았던 면을 깨닫게 됐다. 이로인해 서로간 이해의 폭도 넓히게 됐고, 아이들은 자기마음을 사진보는 것처럼 객관화해 다양하게 연습하며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이 보여줬다.

그때 프로그램을 같이하며 자신과 아이들의 변화를 경험한 몇몇 학부모들은 오랜기간 절수행으로 인연을 맺으며 입교를 하기도 했다. 나는 그 시간을 통해 모두가 함께 조금씩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면서 그 변화를 기점으로 '나 하나 수행하고 잘 살자'는 생각에서 '함께 공부하며 함께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변하게 됐다.

모두가 재밌게 함께했던 공부였지만, 여러가지 현실적 문제로 그 프로그램을 계속하기가 어려웠다. 따로이 추진하던 힐링센터 건립도 다른 이유들로 무산됐다. 그러자 공부와 교화의 물꼬를 트기위해 노력하던 이명륜 교무는 여수교당 교도들과 상의한 끝에 일단 가능한 공부부터 시작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이것이 교도, 비교도 35명으로 구성해 '여수마음학교'라는 이름의 마음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이유였다.

여러 교수님들과 선생님들을 모시고 매주 월요일 7시에 시작한 공부에는 모두가 마음을 모아 열심히 함께했다. 5년이 지나는 동안 참여자도 1기~3기까지 모집하며 교도·비교도의 울이 없이 여러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하게 된다. 일심으로 함께한 노력의 씨앗들이 싹을 틔어 여수마음학교 선생님들은 '마음지도사'로 활동하며 우리 교법을 녹여낸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초등학교, 중학교, 성인을 대상으로 '마음도 공부해야 한다'라는 것을 알리며  지금까지 여수지역의 학생, 시민들과 함께 해오고 있다.

현대인들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발달된 물질 문명과 지나친 경쟁속에서 쇠약해진 정신으로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과 행복하게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여수 마음학교에서는 함께하는 행복한 삶을 위해 서로의 마음을 멈추고, 바로보는 공부를 다양한 방법으로 전달해 세상을 살리는 보이지 않는 초석이 되고자 하는 염원들이 있다. 나도 그 일원으로 조그마한 힘을 보태고자 한다. 함께 공부할 모든 인연들이 마음을 잘 알고 잘 써서 은혜와 감사로 충만하며 행복하기를 서원한다.

/여수마음학교ㆍ여수교당

[2018년 7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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