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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감성노트 24. 중도
원불교 감성노트 24. 중도
  • 박경전 교무
  • 승인 2018.07.11
  • 호수 18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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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기사가 한 할머니를 기다린다
할머니는 장에 나가 팔 짐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양손에도 가득이다.
할머니가 버스까지 오려면 십분은 걸릴 것이다.
이곳은 너무 촌동네여서 
다음 버스가 오려면 한시간은 더 기다려야 한다. 

버스기사는 고민한다.
할머니를 기다려야 하는지, 
이미 시간이 지났으니 그냥 가야 하는지.
버스기사는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할머니를 기다리기로 한다. 
할머니의 이마에 맺힌 땀과, 연신 고맙다는 인사에
버스기사는 뿌듯하다. 

단지 그 순간에 충실한 것.
이것이 우리들의 인식과 결정 행동이다. 
성현들은 그 다음 정거장의 사정까지 본다.
다음 정거장에서 버스가 정확한 시간에 
올 것이라 기대하는 사람들,
꼭 제 시간에 버스를 타야만 하는 사정들.
성현은 한 편에 치우치지 않는다.
가끔은 냉혹하다는 오해를 받기까지 한다.
성현은 대중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다.
오직 중도(中道)의 길을 행할 뿐이다.

역사의 평가는 시대에 따라 다르다. 
그 때는 선이었지만 지금은 악으로 평가받는 일이 있다.
그 때는 악이었지만 지금은 선으로 평가받는 일도 있다.
역사의 평가 역시 결국 우리들의 눈과 같다. 
어느 때는 맞고 어느 때는 틀리다. 
굳이 평가할 수 있는 이를 찾는다면 또 다른 성현일 뿐이다.
성현의 중도행은 평가와 무관하다. 평가 위에 있다. 

그저 묵묵히 행할 뿐이다. 

/삼동청소년회 법인사무처

[2018년 7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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