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김명덕 교무] 라오스개척에 부임한 지 1년 반이 넘었다. 학생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내 뜻을 전하기 위해 각 교실마다 돌아다니며 삼동인터내셔널 소개를 한다. 더불어 한국의 역사, 아름다운 학교 만들기를 짧은 영어로 강의를 하면 라오어로 통역해 주는 강의도 하고 있다. 

라문성 교무는 한국어와 음악교육을 통해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있고, KCOC단원들은 컴퓨터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세월이 지나 라오어가 능숙해지면 얼마든지 아이들과 가깝게 지낼 수 있고 더 체계적인 교육과 교화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100개 가까운 학급을 지원하고 있으니 사명감 있는 젊은 교무가 와서 이런 활동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누구든지 이곳에 와서 안정된 활동을 하도록 기반 다지는 역할을 하는 것이 나의 소명이라 생각한다.

라오스는 역사적으로 외세침략을 많이 받았고, 최근에는 베트남 전쟁 시 미군의 피해를 많이 본 한의 역사를 가진 민족이다. 하지만 역사의 아픔 속에서도 이들은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사바디(안녕하세요)"라고 하면 친구가 되는 사람들, 낯선 이국인을 쉽게 친구로 받아들이는 사람들, 술을 좋아하고 가무를 좋아 하는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거리에 술주정 하는 사람이 없고, 1년 넘게 살면서 시정에서 언쟁을 벌이는 광경을 본 적이 없다. 혹 사고가 나도 조용히 소리 없이 해결하는 착한 사람들이다. 이러한 사람들 2백여 명이 있는 산골 학교에 독지가의 후원으로 화장실, 샤워장, 기숙사를 리모델링하고 있다. 학교가 하나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축제의 기분으로 함께 돕고 있다. 이들이 좋아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주는 것이 행복한 것'임을 실감한다.

산간에 사는 사람들은 생활용수가 항상 문제다. 물이 귀해서 빗물을 받아 놓았다가 먹기도 한다. 우리가 지원하는 산골아이들 100여 명이 사는 마을에 4㎞ 되는 곳에 원천수가 있는데 이 물을 끌어와야 마을의 물문제가 해결된다. 5천 달러를 지원해서 물을 해결하니 하루 종일 축제가 벌어졌다. 요즘은 각국 NGO단체들이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행정하는 사람들은 아직 우리가 기대하는 바에 미치지 못한다. 경직과 부패가 여전하다. 지원받기를 좋아하지만 지원해야 하는 절차가 만만치 않다. 최근에는 한국 코이카와 NGO단체들의 많은 지원 덕분에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고 있다. 반면 삼동인터내셔널은 신생단체라는 이유로 신뢰성이 검증 되지 않아 겪는 행정적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 해도 삼동인터내셔널은 엄연히 UN에 등록된 NGO단체다. 정부기관과 협력으로 2차례에 걸쳐 사업협약을 마친 상태로 나름대로 주정부, 중앙정부에 '삼동'이란 이름을 내놓고 활동하는 단계다. 그럼에도 외국에서 공식적인 장기 활동을 한다는 것은 나라마다 제약 조건이 달라 간단치 않다.

그 많은 후원과 활동을 했음에도 민간단체이므로 체류비자가 1개월, 3개월, 6개월 단계를 거쳐 1년 비자가 나온다. 매년 갱신하고 비자 받는 과정이 만만치 않다. 경직 되고 더디고 이해되지 않는 관료 행정에 많은 갈등이 있지만, 아마도 이런 것들은 저개발국가에서 느낄 수밖에 없는 공통점인 것 같다. 

/라오스교당

[2018년 7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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