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중도훈련원 특강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

[원불교신문=정성헌 기자] 중앙중도훈련원이 원기103년 전무출신훈련 특강으로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법명 성대·남천교당)을 초청해 원불교 2세기를 맞아 교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9일 6차 전무출신훈련 특강에서 김 교도는 소태산 경륜의 독창성을 주목했다. 

수위단원인 그는 "소태산 대종사가 불법에 연원했지만, 원불교와 불교의 목적은 엄연히 다르다"며 "불교의 목적은 개개인 해탈을 위한 법이지만, 소태산의 목적은 개개인 해탈이 아닌 세상 자체를 구원하기를 목적했다"고 일갈했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 그는 먼저 소태산이 밝힌 은혜라는 개념을 꺼냈다.

그는 "소태산이 대각을 하고서 세상을 바라봤을 때, 어느 한사람만이 잘 살거나 해탈한다고 해서 세상이 변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며 "지금은 상식이 됐지만,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며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밖에 없다. '만유가 한 체성이요, 만법이 한 근원이로다'라는 대각일성에서 하나의 윤리가 나왔고, 은혜의 윤리가 나온 것이다"고 풀어갔다. 

세상 만유가 하나라는 사실을 대각한 소태산에게 물질중심의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자신만을 위해 사는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한 두 사람의 수행과 해탈만으로는 결코 세상을 구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런 까닭에 소태산은 세상 자체를 구원하기 위해 모두가 하나이며,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관계로 맺어져 있다는 '네가지 은혜'를 구세의 약재로 꺼냈다.

그런 까닭에 세상을 구제할 약재를 사용할 의술인 삼학 역시 불교의 계정혜에서 정체성을 찾지 말라 당부한다. 그는 "윤리는 실천을 전제로 한 것으로 은혜를 아는 것만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 보은은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며 "불교의 계정혜는 지혜 얻는 것이 공부의 종점이 되지마는 우리의 삼학은 보은을 실천하는 취사가 종점이 되는 이유가 여기있다"고 말했다. 

불교의 계는 정과 혜를 온전히 구하기 위한 것으로 모든 인연을 끊는 출가 즉 구족계를 받음으로써 수행이 시작된다. 그리고 화두를 들고 참 지혜를 구하는 입정과 출정은 혜를 목적한다. 즉 불교의 계정혜는 혜가 종점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소태산은 '정신을 수양하여 수양력을 얻었고 사리를 연구하여 연구력을 얻었다 하더라도, 실제 일을 작용하는 데 있어 실행을 하지 못하면 수양과 연구가 수포에 돌아갈 뿐이요 실효과를 얻기가 어렵다'는 작업취사의 목적을 밝힌 것과 같이 수양과 연구의 종점은 실효과를 얻기 위한 취사로써 불교의 삼학과 근본적으로 다름을 주장한 것이다.

그가 전한 소태산 사상의 독창성은 어느 사상과 종교에도 찾아볼 수 없는 보은 사상으로 귀결했다. 이에 따라 우리가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로 그는 공(公)을 지목했다. 그는 "이렇게 보은을 실천하려 한다면 자연히 공(公)에 대한 가치와 의미가 드러날 수 밖에 없다"며 "이순신 장군 정신의 핵심이 바로 공으로써 지극한 공을 위한 실천은 성인의 반열에 오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2018년 7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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