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델리, 모디 정부 이후 선교사업 더 어려워져
개신교, 낮은 계층 카스트 대상 무상교육 봉사활동

[원불교신문=김혜월 교도] 5일부터 12일까지 7일 간 인도 뉴델리에 다녀왔다. 아시아학회(AAS in Asia) 발표 겸 인도문화유적 답사가 주목적이었다. 학회가 끝난 후 일정 중에 우리 패널 일행은 델리지역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개신교 전도사를 만나서 인터뷰 할 수 있었다.

그는 현지에서 자신에 대해 '선교사님'이라 부르지 말고 '선생님'이라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이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인도 현지 선교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었다.

현재 인도에는 상당수의 한국 개신교와 가톨릭이 들어와서 활동하고 있으며, 신도가 200명 이상인 개신교 교회도 꽤 된다고 한다. 델리 시내의 한인 사회는 작은 편으로 델리시와 그 위성도시까지 다 합쳐서 총 4천여 명 정도 거주하고 있다.

모디 정부가 들어선 이래로 포교 관련 법률이 더 강화돼서 선교사업이 더 힘들어졌다고 한다. 원불교도 같은 상황이지만 개신교나 가톨릭 역시 인도사회의 뿌리 깊은 카스트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양이다. 

원불교의 경우에는 그나마 불교와의 친연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인도 정서에서 수용하기 쉽겠지만 상층 카스트들은 기독교 교리 자체를 노골적으로 폄하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더욱이 인도인들은 상대방의 외모나 이름으로도 대략 카스트 구별이 가능한데다가, 몽골리안들을 인도인보다 더 낮게 보는 이들이 많은 것도 문제라고 한다. 또한 인도인들은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주변 지역 출신도 무시하기 때문에 개신교에서는 이에 대응해 상대적으로 차별의식이 덜한 동북부 지방으로 주로 진출해 있다.

바로 이러한 인도사회의 문제 때문에 개신교에서는 직접 부딪치기 보다는 카스트 별로 접근할 필요성을 얘기한다. 다시 말해, 자신보다 하위 카스트와 절대 섞이려 들지 않는 인도인들의 관습을 생각해서 카스트 별로 교회를 따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개신교에서도 주로 낮은 계층의 카스트를 대상으로 하는 포교를 해야 그들의 복음이 더 잘 수용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무상교육과 봉사활동 위주로 선교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인도사회의 계급문제는 말 그대로 블랙홀 같은 것이어서 개신교처럼 에너지가 넘치는 교단도 교회 아닌 NGO 형태의 우회적 선교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어느 종교교단이나 마찬가지로 해외선교에서 교육과 의료의 두 가지 축에 의지하는 것은 인도에서의 개신교도 마찬가지 였다. 국내 신도 중에 의료인이나 교단 관련 대학의 의과대학팀이 와서 무료진료 하는 방식도 다른 교단과 유사했다. 다만 제대로 진료시스템을 갖추기 힘들기 때문에 기본적인 진찰이나 상비약을 타가는 정도로 의료봉사가 이루어지는 수준이었다.

또한 개신교에서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물질적으로 베푸는 선교사업을 할 것으로 흔히들 생각하기 쉽지만, 국내 소수 대형교회 외에는 모두 신도들의 후원금으로 근근히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한국 개신교 자체가 자체 예산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개교회(個敎會)'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교회 단위로 선교사업을 진행하는 것이지, 교단 본부에서 별도로 지원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결국 개별 교회 단위 신도들이나, 지인들의 후원금으로 선교사업을 진행하고, 선교인력들의 생활비를 보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얘기이다. 

우리 패널과 인터뷰 했던 그 개신교에서는 NGO를 만들어서 그 조직 안에 다양한 프로젝트 분과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선교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전체 NGO 안에 교회 프로젝트도 있고, '기아대책' 프로젝트, 무상교육 프로젝트도 있는 형태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현지 로컬들과의 갈등도 물론 존재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지에서의 권리를 교단이 장악하는 것이 아니라, '선교' 그 자체라는 점을 늘 인식한다고 한다.

이에 따라, 현지 로컬들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졌다 싶으면 미련 없이 교회를 물려주고 다른 지역을 개척하러 떠난다고 했다. 바로 이 점이 원불교와 개신교의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싶다. 교단의 서남아시아지역 교화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인도 현지에서의 개신교 선교 상황에 대해 간단히 적어봤다. 

/서울대종교문제연구소ㆍ화정교당

[2018년 7월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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