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원익선 교무] 푸른 하늘아래 지평선이 펼쳐진 도로에서 차를 몰다가 문득, '저 세계 너머는 무엇이 있을까, 나는 이 광활한 우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리고 이 좁은 세계 내의 변화무쌍한 삶 속에서 과연 나는 행복한가' 라고 묻는다. 

그렇다! 법신불의 무한 은혜를 느끼며 살면서도 이처럼 망각할 때가 있다. 은혜를 느낄 때 세상 어떤 것보다 더한 절대적 기쁨은 없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삶의 초라함을 느끼는 순간 그 기쁨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복(至福)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신앙의 정열에 휩싸인 사람들이다. 불가에서는 우주 전체가 아미타불의 품안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다. 염불은 부처님의 대자비의 공덕으로 생겨난 신앙수행의 길이다. 이야말로 남녀·노소·처지·인종·시공을 초월해 극락을 성취하는 비결이다. 일본 최대종단 정토진종에서는 신앙의 행복을 삶속에서 구현하는 사람들을 묘호인(妙好人)이라고 한다. 최상의 공덕을 갖춘 희유한 사람을 뜻한다. 

선도(善導)는 〈6시예찬(六時禮讚)〉에서 "미타의 심신이 법계에 편만하고, 그 그림자가 중생의 심상 가운데 생한다"고 하여 무상한 삶이 무한자인 아미타불의 세계 안에 있다고 본다. 이 아미타불이 바로 법신불이다. 우주에 가득한 법신, 법성, 법음인 것이다. 

조선후기 기성쾌선(箕城快善)은 〈염불환향곡(念佛還鄕曲)〉에서 "성인이든 악인이든 모두 그 문으로 왕생하리. 다른 모든 법은 곡식을 담는 조그만 그릇에 불과하지만, 염불은 커다란 창고에 비유할 수 있다네"라며 염불 공덕의 위대함을 드러냈다. 

또한 재가출가의 염불결사를 주도했던 백련사의 혜원(慧遠)은 "수승한 공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실행하기 쉬운 것은 염불이 제일이다"고 한다. 휴정(休靜)은 "마명과 용수 모두 조사의 언교(言敎)로써 왕생을 깊이 권면했으니 우리도 어찌 왕생하고 싶지 않겠는가? 또 부처님은 '서방정토는 여기서 멀리 떨어진 십만 팔천 국토 너머에 있다'라고 했다. 이는 근기가 둔한 사람들을 위해 상(相)을 설하신 것이다. 또 '서방정토는 여기서 멀지 않으니 마음이 부처다'라고 했다.

이는 근기가 뛰어난 사람들을 위해 성(性)을 설하신 것이다"라고 한다. 염불은 현상과 본질을 두루 아우르고 있어 상근기와 하근기가 모두 적절하다고 본 것이다.   

염불의 방법에 4단계가 있다고 본다. 나의 염불 소리에 집중하는 단계→내 안의 소리에 집중하는 단계→내가 소멸된 염불만의 단계→우주 전체인 법신불과 염불이 일체가 된 단계다. 마지막은 자심미타와 법신이 하나 된 삼매의 극치 단계다. 

염불은 함께 할 때 세계가 깊어진다. 예전부터 이 땅에서는 만일염불회가 행해졌다. 염불계가 조성되어 재가출가가 함께 극락왕생을 목표로 정진한 것이다. 만일이면 28년 정도가 된다. 평생염불인 셈이다. 현대사회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필자는 일본 고대에 25인이 함께 했던 25삼매회와 같은 결사를 권한다. 매월 15일에 재가출가가 모여 저녁에는 공부하며 밤새워 염불로 신앙·수행에 정진했던 것이다.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교당이나 훈련원에 함께 모여 염불결사를 한다면, 현당(現當, 현생과 내생)이 얼마나 행복한 삶이 될 것인가. 

/원광대학교

[2018년 7월20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