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소태산 대종사는 마음공부를 해 놓으면 일분 일각도 끊임이 없이 '활용'되므로 마음공부가 모든 공부의 근본이 된다고 했다.(〈대종경〉 요훈품 1장) 

정산종사도 어떤 학인이 이 세상에서 어떠한 공부가 제일 근본 되는 공부가 되는가를 묻자, "마음공부가 제일 근본 되는 공부가 되나니라. 마음공부는 모든 공부를 총섭하나니, 마음공부가 없으면 모든 공부가 다 바른 활용을 얻지 못하나니라"고 말씀했다.(〈정산종사법어〉 권도편 6장) 

이를 통해 보면 대종사와 정산종사는 이구동음으로 마음공부는 가장 '근본'이 되는 공부이며, 우리가 마음공부를 하는 이유가 '(바른)활용'에 있음을 보여준다. 

〈정산종사법어〉 '무본편'은 마음공부에 대하여 풍부한 법문 말씀을 담고 있다. '근본에 힘쓴다'는 뜻을 가진 '무본'의 근본은 '마음공부'이기 때문이다. 〈대종경〉 교의품에도 마음공부와 '바른 활용'의 관계를 보여주는 법문이 있다. 교의품 29장에서 대종사가 선원 대중에게 여기서 무엇을 배우느냐를 묻고, '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 작용하는 법을 가르친다'고 말씀한다. 다시 말해서 지식있는 사람에게는 지식 '사용'하는 방식을, 권리있는 사람에게는 권리 '사용'하는 방식을, 물질 있는 사람에게는 물질 '사용'하는 방식을 가르친다고 설명했다. 이 때 '사용'은 '바른 활용'과 다르지 않다. 

또한 대종사는 이를 몰아서 모든 재주와 모든 물질과 모든 환경을 오직 '바른 도로 이용'하도록 가르친다고 덧붙였는데, '바른 도로 이용'한다는 말 또한 정산종사의 '바른 활용'과 일치한다. 

교의품 30장에선 '용심법(用心法)'이라는 말이 나온다. '마음 사용하는 법', '마음 작용하는 법'으로 풀어쓸 수 있다. 그런데 이 용심법은 '모든 법의 주인'이라고 했다. '모든 법의 주인'은 '모든 공부의 근본'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거듭 강조한다. 이 세상에 아무리 좋은 물질이라도 '사용'하는 마음이 바르지 못하면('바른 활용'을 하지 못하면) 그 물질이 도리어 악용되는 것이며, 아무리 좋은 재주와 박람박식이라도 그 사용하는 마음이 바르지 못하면('바른 활용'을 하지 못하면) 그 재주와 박람박식이 도리어 공중에 해독을 주게 되는 것임을.

결국 마음공부(용심법)는 천만 가지로 벌여진 물질문명을 항상 자리이타로 '선용(善用)'하는 마음의 조종사가 돼, 그 조종 방법을 여러 사람에게 교화해 물심양면으로 한 가지 참 문명 세계를 건설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 교의품 29장과 30장은 그러므로 〈정전〉 '개교의 동기'를 구체적으로 표현한 법문이라 할 수 있다.

'활용', '바른 활용', '사용', '바른 도로 이용', '선용' 등의 말씀들을 토대로 볼 때, 마음공부는 세상 모든 재주와 물질과 환경을 바르게 활용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마음공부가 오직 경계를 찾고, 그에 따른 마음의 흐름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분석적인 접근도 필요하겠지만, 마음공부의 이런 목적을 깊이 인식하고, 그 목적에 입각할 때 '마음의 자유'를 얻고, 한 가지 '참 문명 세계 건설'이라는 교법의 가치를 더욱 든든하게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원경고등학교

[2018년 7월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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