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입어보세 입어보세, 천지은덕(天地恩德) 입어보세, 천지순환(天地順環) 이 가운데, 만물포태(萬物胞胎) 되어 있고, 풍운우로(風雲雨露) 하는 때에, 만물양생(萬物養生)하여 있고, 일월왕래(日月往來) 되는 때에, 방방곡곡(坊坊曲曲) 밝아 있고, 춘하추동(春夏秋冬) 되는 때에, 생사유무(生死有無) 있었도다." 

'경축가'의 사중보은(四重報恩) 가운데 첫 번째로 천지은덕을 만나보고자 한다. 먼저 '입어보세'를 3번 반복하여 천지인(天地人) 삼재지도(三才之道)를 기본으로 하고, 이어서 네 문장으로 구성하고 있다. 각 문장에서도 '천지은덕'을 출발로 '천지순환', '만물포태', '풍운우로', '만물양생', '일월왕래', '방방곡곡', '춘하추동', '생사유무'를 모두 4글자로 되어 있다. 이것은 하늘의 사상(四象) 작용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사은의 사(四)와 서로 통하는 것이다. 

천지은덕(天地恩德)은 천지은으로 은을 은덕이라 했다. 은덕은 은혜와 덕(사랑)으로 이해할 수도 있고, 은혜로운 덕으로 풀이할 수 있다. 〈주역〉에서 덕은 천덕(天德)과 명덕(明德)으로 하늘과 인간을 일관하는 도덕적 본성을 의미한다. 

천지은덕에서 천지를 만나보면, 〈주역〉에서는 "바르고 위대하여 천지의 정(情)을 가히 볼 수 있다", "남녀가 바른 것은 천지의 위대한 뜻이다", "천지의 위대한 덕은 살리는 것이다"고 해, 천지가 은혜와 덕을 가진 존재로 노래한 '경축가'와 같은 의미임을 밝히고 있다. 

또 '지뢰복괘'에서는 "복(復)에 천지의 마음을 보는 것이다"고 해, 천지는 마음을 가진 존재라 했다. 

다음으로 천지순환, 풍운우로, 일월왕래, 춘하추동은 천지은덕의 네 작용으로 대종사가 대각 한 이후에 알게 되었다는 〈주역〉 '중천건괘'의 "무릇 대인은 천지와 그 덕을 합하고, 일월과 그 밝음을 합하고, 사시(四時)와 그 차례를 합하고, 귀신과 그 길흉을 합하니"의 문장과 서로 대응되고 있다. 천지는 천지순환, 일월은 일월왕래, 사시는 춘하추동, 귀신은 풍운우로와 각각 대응된다.

네 마디는 하늘의 운행원리인 원형이정(元亨利貞) 사상작용이기 때문에 '뇌풍항괘'에서도 "천지의 도는 항구하고 그침이 없는 것이다. 일월은 하늘을 얻어서 능히 오래 비추고, 사시는 변화하여 능히 오래 이루고, 성인은 그 도에 오래하여 세상을 감화시키니"라고 해, 천지·일월·사시·성인(귀신)으로 밝히고 있다. 

다음 일월왕래를 〈주역〉에서는 "날이 가면 달이 오고 달이 가면 날이 와서 일월이 서로 밀어서 밝음이 생기는 것이다", "일월이 운행하여 한번 춥고 한번 더워서, 건도(乾道)가 남을 이루고 곤도(坤道)는 여를 이루니"라고 해, 일월의 왕래 작용으로 밝음(明德)이 생기고, 건곤(乾坤)의 진리가 남녀를 완성한다고 했다. 일월의 왕래 작용으로 방방곡곡의 사람들의 본성이 밝아지는 것이다. 

/원광대학교

[2018년 7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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