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에 다시 모인 재가출가, 평화 기원 한마음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서울교구·김동원 교수 주최
종교 의식과 평화 음악 공연 어우러진 도심형 기도회

휴가철과 폭염에도 불구하고 전국 재가출가 교도들이 대거 참여한 광화문광장 평화기도회는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한 간절한 염원이 한데 모인 자리였다.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평화의 성지 서울 광화문광장에 다시 한 번 원불교 기도가 울려퍼졌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재가출가 교도들의 법락이 고요히 앉은 장관을 연출한 원불교 평화기도회는 20일 세종대왕상 앞에서 열렸다. 이는 원불교가 2년 전,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에서 공포한 정신개벽 서울선언문을 실천하고자 한 굳은 의지이며, 성주 소성리에서 온몸으로 평화를 지키고 있는 주민과 평화시민들을 위한 침묵의 기도다.  

상생·평화·하나 원불교 평화기도회는 오후6시30분, 폭염을 달래는 선선한 미풍 가운데 시작됐다. 세종대왕상 방향으로 큰 U자 형태로 앉은 참가자들 가운데 황도국 서울교구장이 경종을 울리며 기도가 시작됐다. 좌종 1타마다 평화메시지를 담아냈으며 이어 기도문이 낭독됐다.

기도는 "대한민국은 민족의 최대과제인 70년 분단의 역사를 극복하고 평화체제를 이루며, 동북아와 세계평화를 이뤄낼 천재일우의 기회를 맞이했다"며 "남과 북이 서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나 되어 남북 정상이 어떠한 역경과 난경에도 포기하지 않고 헤쳐 나갈 담대함과 결단할 지혜를 주시어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과의 슬기로운 외교 속에 분단의 역사를 청산할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한반도 비핵화와 나아가 통일의 길로 가는 결실을 맺게 해달라"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세계가 박수치는 평화의 여정 속에서도 아직도 굵은 눈물 흘리며 이 땅의 평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성주와 김천의 주민들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으로 연대하며 전쟁무기 사드가 하루 속히 철회되어 평화로웠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간절한 문장으로 맺음했다.

이어 평화약속이 아름다운 노래와 퍼포먼스로 세상에 전해져, 도심 한가운데서 열리는 원불교 기도회의 새로운 모델이 됐다. 우창수와 개똥이 어린이예술단의 헤밍웨이 글로 지은 '꼬마와 할아버지'를 시작으로, 어린이들이 참가자들에게 다가가 감동을 준 '안아주기' 노래도 펼쳐졌다. 국악창작음악그룹 아마씨가 'Dusty City', '부를까요'를 연주하고, 기도회의 시작과 끝을 음악으로 이끈 부산 동래교당 원사운드가 함께 '우리가 원하는 우리 나라' 무대를 빚어냈다.

이번 평화기도회는 광화문광장의 번잡한 소음 속에서도 고요하고 평화롭게 열려온 원불교 기도를 잇는 뜻깊은 자리였다. 휴가철 시작인데다 연이은 폭염에도 불구, 서울 재가교도들과 총부와 대구경북, 부산 출가교도들이 대거 참여해 예상인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와 서울교구, 원광디지털대학교 김동원 교수가 공동주최한 이 자리는, 여전히 계속되는 사드 문제를 넘어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한 크고 넓은 마음을 한데 모았다는 데 의의가 크다.     

[2018년 7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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