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6년 임기 마지막 수위단회가 열렸다. 34명의 수위단원들은 종법사 선거, 교서편정, 법위승급, 교리 최종해석, 교헌개정, 중요인사, 중요정책, 교구자치 등 교단 최고결의기관으로서 역할을 해 왔다. 

마지막 단회인 만큼, 단원들은 수위단회 참여 소감을 발표했다. "그간 활동을 생각해보니 안타깝고 아쉽고 죄송한 마음이 가득하다", "위로 종법사 경륜 실현의 주체가 돼야 하고, 아래로는 대중의 의견을 청취해 교단의 변혁을 이끌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 "교단의 얼이라고 했는데 우리가 과연 그 역할을 했는지 의문이다" 등 단원들은 다양한 소회를 밝히며 마무리 인사를 했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감상은 "6년간의 활동 중 가장 가슴 벅찼던 시간은 교헌개정을 시작할 때였고, 좌절한 시간 역시 교헌개정 불발이 발표되던 날이었다"고 전한 어느 단원의 말이다. 

이번 회기 수위단원들은 교헌개정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교헌개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해 1년 10개월 동안 활동하며 범교단적인 역량을 한데 모았다. 50여 명의 특별위원·전문위원들(재가출가 교도)은 교단의 최고 실력자들로 구성됐고, 토론·회의의 집중도 역시 역대급 전문성을 띨 정도로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종법사 중심의 공화제도'의 모양새를 띠지만 양원장(교정·감찰) 중심, 중앙교의회 중심의 공화제도로 분권형 지도체제를 만들었다. 최종안을 보고 받은 경산종법사가 수위단회에 정식 상정되기 전 반대 의사를 표명하자 개정 동력은 급속히 사라져 버렸다. 교헌개정 개시부터 전 과정을 함께한 단원은 한 때 가슴 벅찼지만 좌절의 아픔을 느꼈다는 말에는 개인의 의견뿐 아니라 대중의 여망도 담겨 있어 그 아픔이 클 수밖에 없다. 

사실, 이번 수위단원들은 교헌개정특별위원회, 교육개혁위원회, 교구자치제 법인통합, 5종 교서 오탈자 교정,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 등 여느 수위단회보다 굵직굵직한 현안을 다뤘다. 원불교 100주년이라는 상징적 숫자로 인해 다방면의 개혁동력을 확보했지만, 제도와 틀을 바꾸는 개혁 작업은 제 자리 걸음이다. 이름만 컸지 실제 교단개혁은 아주 미흡했다는 것이 현장의 냉정한 평가다. 

현 논의구조에서 수위단원 스스로 좌절감을 느꼈을 것이고, 개혁의 미진함에 답답해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위단원들은 교단의 최고결의기관으로서 개혁적인 과업을 수행했는지, 다시 돌아봐야 한다. 구성원들이 투표로 수위단원을 뽑는 이유는 교단 대표성, 교단발전의 바람, 견제와 균형 등 복합적인 요인을 지니고 있다. 

9월 정수위단원 선거는 적어도 교단 개혁에 실패한 단원들에 대한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교단은 결국 주인 없는 교단을 만든다. 우리들의 냉철한 평가와 분석, 올바른 선택이 교단을 바꿀 것이다. 

[2018년 7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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